[포토에세이] 산길에 핀 노랑 망사 버섯
강원도 동해시에 무릉계곡이 있다. 신선이 사는 것처럼 아름답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산수의 풍치가 빼어나 소금강이라 불린다.
며칠간 영동지방에 소나기가 내렸다. 맑은 계곡에 흐르는 물살이 거칠다. 물안개가 피어난 숲속이 촉촉하다.
두타산 천년고찰 삼화사에서 학소대까지 천천히 걸었다.
산길에 노란 버섯이 눈에 띄었다. 한눈에 망태버섯을 알아봤다. 몇 년 전에 공주 마곡사가 자리 잡은 태화산을 오르다 만난 적이 있어 익히 알고 있다. 그땐 오전 중에 만나서 그런지 정말 예뻤다.
망태버섯은 아침에 치마를 펼친 듯 예쁘게 피어난다. 그런데 몇 시간을 못 버티고 오후가 되면 노랑 망사 치마를 접는다.
지난 10일(화)에 만난 버섯은 화려하지가 않다. 고개를 떨구고 치마도 구겨졌다. 망사 치마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반갑다.
꽃은 아침에 피어날 때 생기가 넘치고 아름답다. 망태버섯도 그런 것 같다.
짧은 시간에 포자를 퍼트리며 생을 마감하는 망태버섯. 화려한 부활을 꿈꾸며 내일을 기약할 것이다.
우리의 인생도 그러하리라. 화려하고 멋있는 날도 있고, 또 힘들고 어려운 날도 있다. 내일은 더 좋은 날이 있을 거라 기대한다. 망태버섯도 때가 되면 다시 피어날 수 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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