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따뜻한 공동체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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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따뜻한 공동체를 위해"
  • 김지숙 객원기자
  • 승인 2011.09.18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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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구 약사회, '한 부모 가정 건강멘토' 지원


"얼마 전에 작은 아이가 얼굴을 다쳤는데 어느 병원으로 가야할지 참 난감하더군요. 건강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는 형님 같은 분을 만나 정말 좋습니다."

지난 4일 오후 부평구 삼산2동 채선당. 이날 이곳에 특별한 손님 20여명이 찾아왔다. 부평구 약사들과 한 부모 가정 부모들이다. 이들은 한 가정과 한 사람의 약사가 서로 짝을 이루어 음식과 이야기를 나누며 연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분위기가 서서히 무르익자 지문철 약사(동인당 약국) 사회로 자기소개를 했다. 

첫 만남인 만큼 참석자들은 삶이 담긴 이야기와 자기소개를 진지하게 들려줬다. 이경실(부개동, 41)씨는 "아이들을 키우느라 젊을 때는 제 몸을 돌아볼 틈도 없었지요. 그런데 이제와 정신 차려보니 몸이 전부 고장이 나버렸어요. 그렇다고 병원을 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건강을 챙겨줄 수 있는 친구가 생겨 정말 고맙고 감동스럽습니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백미경(42, 삼산동)씨는 그 자리에 참석한 데 대해 복권에 당첨된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귀한 손길과 도움에 감사드린다"면서 "저도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진심으로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앞으로 더 많은 한 부모 가정이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지문철 약사는 "누군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면서 "여자 아이는 이모, 남자 아이는 삼촌이 생겼다고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병원(부평구 약사회 회장)약사는 "서로 가족이라 생각하고 작은것부터 나누며 만남이 행복한 자리로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최은경 약사는 "똑같이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우리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아는 것을 서로 나누고 도움이 되는 친구가 되자"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실 물질적인 도움보다는 정신적인 의지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면서 "자주 만나 밥도 먹고 차도 마시며 고민을 나누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부평구 약사회는 1개동에서 의료지원을 받지 못하는 한 부모 가정 1세대를 1개 약국이 건강멘토가 되어주는 결연식을 가졌다. 부평구는 이를 위해 지난 6월부터 부평구 200여 개 약국 중 1차로 참여의사를 밝힌 10개 약국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 참여 약국들은 향후 결연한 가정과 개별적으로 만나 구급약이나 건강에 대한 조언, 영양제 지원은 물론 가족의 욕구 파악 등 정신적인 교류도 함께 나눌 예정이다. 
   
사업을 추진했던 이정숙(부평구 복지정책과)씨는 "부평구 내 한 부모 가정 1580세대 중 200세대에 설문조사를 한 결과 경제적인 어려움과 함께 건강, 자녀의 정서·심리적 문제가 모두 좋지 않아 관심과 돌봄의 필요성이 절실한 상태였다"면서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소가 약국이고 약국이라면 따뜻한 지역공동체를 실천하는 공간으로 변화가 가능할 것 같아 문을 두드렸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약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주었다"면서 부평구 약사회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나타냈다.     

양종팔(부평구 복지정책과)씨는 "전국을 살펴도 찾아볼 수 없는 보기 드문 사업일 것"이라며 "더불어 사는 따뜻한 공동체가 되기 위해 원활한 관계가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내비쳤다.

약국이 병만 치료하는 게 아니라 마음도 치료할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해왔다는 어느 약사의 말이 인상 깊었다. 가진 것을 나누는 부평의 약사들이야말로 진정한 부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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