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휠체어·보행기 등 이용 교통약자에 불편
남동구 "나무 데크 시공해 단차 없앨 계획"
쾌적한 보행환경을 제공하겠다며 인천 남동구가 진행하는 횡단보도 그늘목 식재사업이 오히려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동구는 최근 노인과 어린이 등 교통약자들을 위해 그늘목 식재 사업을 시작했다고 12일 밝혔다.
만수동과 구월동, 서창동 등 유동인구가 많은 도로 횡단보도 앞 47곳에 그늘목을 심고 의자를 설치해 보행자를 위한 휴식공간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공사 시작 단계부터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서창동의 한 인터넷 맘카페에는 횡단보도 앞에 심어진 그늘목 사진이 올라왔다.
아파트 단지와 상가 단지를 잇는 횡단보도 앞 보도에 나무가 심어져 가뜩이나 좁은 보도를 더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특히 댓글에는 자전거는 물론 유모차와 휠체어, 보행기구를 이용하는 교통약자들이 이 길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늘목과 보도를 나누는 경계석이 점자블록과 맞닿아 자칫 시작장애인들의 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또 그늘목으로 심은 참나무의 수령이 오래되지 않은 듯 계절을 감안하더라도 가지가 앙상해 그늘목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창동 주민 김주원(42)씨는 "사람이 많이 다니는 좁은 길에 왜 나무를 심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연말이라고 보도블록 갈 듯 예산을 쓰려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남동구는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이고, 공사가 마무리되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그늘목의 흙 부분에 나무 데크를 시공해 보도와의 단차를 없애 보행에 방해를 줄일 계획"이라며 "옮겨심기를 위해 나뭇가지를 친 상태이며 3~4년 뒤엔 가지와 잎이 무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