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전 시장, 서구갑 출마 거부… 고민 커지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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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춘 전 시장, 서구갑 출마 거부… 고민 커지는 민주당
  • 최태용 기자
  • 승인 2024.02.2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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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지 출마 요청 거부, 남동을 출마 의사 고수
"서구 출마 명분 없어" vs "정치생명 위태로울 것"

 

더불어민주당이 박남춘 전 인천시장 거취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당은 험지 출마 요구하고 있지만 박 전 시장이 남동을 출마 의사를 꺽지 않고 있어 당 지도부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27일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당 지도부에서 박남춘 전 시장에게 선거구 조정을 앞둔 인천 서구갑 출마를 요청했다.

서구는 인구 증가에 따라 갑·을 선거구를 갑·을·병으로 나눠야 한다.

민주당에 쉽지 않은 선거구인 만큼 인천시장 출신 후보가 출마해야 경쟁력이 있다는 이유다.

민주당은 앞서 서구갑과 함께 국민의힘 현역 의원이 있는 중구·강화·옹진군 선거구에서 박 전 시장 여론조사를 돌린 바 있다.

서구갑은 선거구가 조정되면 민주당에겐 어려운 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서구갑은 청라1~2동과 가정동·석남동 등 원도심으로 이뤄졌는데, 선거구가 조정되면 청라1~2동이 떨어져 나가 원도심만으로 이뤄진 선거구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남춘 전 인천시장

 

하지만 박 전 시장은 당 요청을 거부했다.

박 전 시장 측 관계자는 "당의 의사 타진이 있었고, 거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같은 당 현역 국회의원들이 있는 서구는 출마의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변수를 감안해도 남동을은 박 전 시장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며 "서구 출마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재차 확인했다.

남동을은 민주당이 전략 선거구로 선정한 곳이고, 녹색정의당 배진교 국회의원(비례)이 출마를 선언한 곳이기도 하다. 

선거가 민주당·국민의힘·녹색정의당 3자 구도가 되더라도 박 전 시장이라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박 전 시장은 당에 도움이 되기 위해 총선 출마를 준비했다"면서도 "당에서 쓰임이 없다고 판단한다면 총선 출마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박 전 시장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당 내부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의 한 민주당 관계자는 "친노(친 노무현), 친문(친 문재인)으로 재선 국회의원에 인천시장까지 지낸 사람이 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누가 좋게 보겠나"라며 "지금이라도 서구갑 출마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험지 출마 등 당 헌신도 없이 2년 뒤 지방선거에서 박 전 시장이 얼굴을 내밀 수 있겠나"라며 "박 전 시장의 정치 생명이 위태로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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