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황토 숲길을 걷는 즐거움
상태바
맨발로 황토 숲길을 걷는 즐거움
  • 최혜경 객원기자
  • 승인 2024.03.06 0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핫플 핫이벤트]
(1) 맨발걷기 명소 연수둘레길 황톳길(신연수역)
– 최혜경 객원기자
지역에서 소정의 기자교육 및 기사작성 과정을 수료한 인천in 객원기자들이 참여하는 [인천핫플 핫이벤트]를 3월부터 연재합니다. 인천에서 새롭게 떠오르거나 주목받는 공간이나 유익한 행사, 이벤트, 강좌들을 '발견'하고 두루 찾아 독자들과 공유하고 그 의미를 찾습니다.

 

 

황톳길과의 첫 만남

봄이다. 어디론가 콧바람 쐬러가고 싶어 마음이 일렁인다. 우리 가족의 특별한 장소, 도심 속 자연 친구를 많이 만날 수 있어 좋은 곳, 바로 ‘연수 둘레길 황톳길’이다.

내가 맨발 걷기를 시작한 것은 2022년 6월 무릎에 통증이 오면서 좋아하던 등산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부터다. 병원에서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특별한 치료법은 없으니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걷기 운동을 하라는 처방을 내려 주셨다.

건강을 위해 어떤 운동이라도 시작해야 했는데, 여러 정보와 자료를 찾다가 무릎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전신 건강에 큰 효과가 있다는 맨발 걷기를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흙 위를 딛는 것에 거부감이 들었다. ‘다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질퍽한 흙 속 불순물이 묻는 것이 불쾌한 느낌도 들었다. 흙을 씻어내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선뜻 ‘원숭이 꽃신’ 처럼 신발에 길들여진 발을 내딛지 못했다.

그러나 아주 자연스럽게 신발을 벗고 흙길로 나서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신발을 벗고 황토를 밟는 순간 부드럽고 촉촉한 말랑말랑한 느낌은 또 다른 멋진 세계였다. 어릴 적 미술 시간에 맨손으로 찰흙을 만지작거리며 밀가루 반죽하듯 조물조물 뭔가를 만들어냈던 기분 좋은 추억을 불러온다. 조였던 넥타이를 풀듯 막힌 숨이 트이는 편안함을 느낀다.

맨발로 느끼는 찰흙의 맨질거림, 부드러움, 간지러움을 느끼며 자유자재로 발 모양 본뜨기 놀이에 신이 났다. 주변의 자연 풍경을 둘러보며,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걷다보면 오감의 감각들이 깨어난다. 인천 연수구 신연수역 ‘황톳길’을 만나는 것은 큰 행운이다. 맨발 걷기의 즐거움이 시작된 신연수역 황톳길을 소개한다.

 

황톳길 가는 길

연수교 앞에 설치된 황톳길 입구 안내 표지
연수교 앞에 설치된 황톳길 입구 안내 표지

 

연수 둘레길 황톳길은 지역 주민에 힐링공간을 선사하고 특색있는 관광자원으로 만들기 위해 연수구에서 2019년 7월에 조성했다. 승기천변 연수교에서 선학동 행복복지센터까지 약 700m에 이른다. 이미 조성돼있는 녹지대를 그대로 보존하여 만든 자연 친화적 공간이다. 지금은 맨발 걷기 명소로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기자가 생각하는 ‘한걸음의 행복 황톳길’만의 좋은 점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도심 속에 있다는 것이다. 시간 들여 야외로 멀리가지 않아도 맘만 먹으면 곧바로 시작할 수 있다.

둘째, 교통이 편리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인천지하철 1호선에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좋다.

셋째, 총 700m 길이 전 구간이 황토로 조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지압용 자갈로 조성된 구간은 아파서 걷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부드러운 황톳길은 걷기가 편안하다. 맨발 걷기의 즐거움에 황토의 효능도 얻을 수 있는 잇점이 있다.

넷째, 황톳길 전 구간에 소나무 등 가로수가 조성되어 사계절 좋은 공기를 마시며 걸을 수 있으며, 여름에도 나무 그늘 밑으로 걸을 수 있다.

다섯째, 걷다가 잠시 쉴 수 있는 의자들이 놓여있어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낭만을 즐길 수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무료로 맨발걷기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동시에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황톳길 이용하기

황톳길 걷는 주민들 모습
황톳길 걷는 주민들 

 

맨발 걷기는 연수교 입구나 선학동 행정복지센터 입구 양쪽 끝에서 시작할 수 있다. 왕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느린 걸음으로 약 20~30분 정도다. 신발은 시작점에 벗어두어도 된다. 준비물로는 발을 씻은 후 닦을 수건과 마실 물이면 된다.

황톳길을 걷다 보면 중간에 따로 조성된 황토볼 풀장을 발견할 수 있다. 지압하고 싶으면 이곳에서 할 수 있다. 황톳길 맨발 걷기를 끝나고 발을 씻을 수 있는 수돗가가 양쪽 입구에 만들어져 있다. 수건 한 장 들고 퇴근길에 이용하기에도 좋다.

황톳길 맨발 걷기를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편안한 마음, 상쾌해진 기분으로 남은 하루를 즐길 수 있다.

 

황토볼 풀장(좌), 발을 씻을 수 있는 수돗가(우)
황토볼 풀장(좌), 발을 씻을 수 있는 수돗가(우)

 

황톳길 주변의 이용시설들

황톳길 주변에는 승기천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 공원이 있다. 그리고 맨발로 걷기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황톳길을 따라 산책로가 따로 만들어져 있다. 또 인근 선학동 행정복지센터 2층에 있는 북카페를 이용할 수도 있으며, 선학중학교 내 마을문화공간 1층에 있는 ‘마을엔 카페’도 이용할 수 있다. 카페의 가격도 착한데, 수제청으로 만든 맛있는 음료도 맛보며 쉴 수 있다. 맨발 걷기 후 누릴 수 있는 특별선물이다.

무릎 통증 완화를 위해 걷기 시작한 황톳길이지만, 이제는 맨발 걷기 자체를 즐긴다. 내가 가기만 하면 매일매일 이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황톳길이 있다는 것에 무한한 고마움을 느낀다. 즐거운 마음으로 꾸준히 이 길을 걸어서 황토의 효과로 통증 완화는 물론, 마음의 정화까지 찾게 되었다.

 

황토길 중간 벤치의 모녀(좌), 다정히 걷는 모녀(우)
황토길 중간 벤치의 모녀(좌), 다정히 걷는 모녀(우)
마을앤카페 내부
마을문화공간 1층 마을앤카페 안에서

 

황톳길을 맨발로 걸으면 건강에 어떤 이로움이 있을까? 안내표지에 있는 <황토의 효능>을 옮겨본다.

 

전자파 차단

항균ㆍ방충 효과

아토피성 피부염 완화

방출(부인병 예방)

인체에 유해한 불순물 저하

관절염, 근육통 등 통증 완화

 

맨발 걷기가 암 치유 등 건강에 아주 효과적이라는 뉴스와 프로그램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황톳길 이용객이 많이 늘어났다.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가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를 발견하곤 한다.

황톳길은 주민 모두의 건강을 위해서 맨발로 걷도록 만들어 놓은 곳이니 <이용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식물을 꺾지 말아 주세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마세요.

자전거, 오토바이 출입을 금합니다.

흡연, 음주 행위를 금지합니다.

애완동물은 목줄을 하고, 배변 봉투를 꼭 지참합니다.

비올 때는 황톳길이 미끄러우니 가급적 이용을 자제합니다.

날카로운 돌이나 물체에 발에 상처를 입을 수 있으므로 항상 앞을 잘 살피며 걸어야 합니다.

 

* 주소: 인천광역시 연수구 선학동 349 연수구 황톳길

* 교통편: 인천지하철 1호선 신연수역 1번 출구에서 연수교 약 20m(남동공단 방향),

 마을버스 522번 신연수역, 선학중학교, 선학동 행정복지센터 하차

* 주변 편의시설: 선학중학교 마을문화공간 내 마을엔 카페, 공원 내 공중화장실, 선학동 행정복지센터 내 북카페, 문화 교실 등

* 주차장이 따로 없으므로 대중교통 이용을 권한다. 예전에는 선학동 행정복지센터 주차장을 이용하기도 했는데 민원이 많아져 단속을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