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세 알의 지혜와 철학, 사회적농업의 거점 - (주)콩세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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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세 알의 지혜와 철학, 사회적농업의 거점 - (주)콩세알
  • 김시언
  • 승인 2024.03.05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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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이야기]
(38) (주)콩세알
(주)콩세알은 지난해 12월 강화지역 돌봄(사회적)농업 성과보고 세미나 개최했다.

 

우리 조상은 콩을 심을 때 세 알을 심었다. 한 알은 새와 벌레에게, 또 한 알은 이웃과 나누고, 나머지 한 알은 농사짓는 농부가 먹었다. 강화군 양사면 배우개길 69번길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콩세알은 이러한 지혜와 철학을 실천하는 기업이다.

필자가 ㈜콩세알을 처음 만난 건, 10년 전에 <인천in>에 근무할 때 ‘사회적기업’을 기획시리즈로 취재할 때였다. 그 뒤로 강화로 삶의 터전을 옮기고는 오가는 길에 들러 두부와 순두부, 콩국물을 사곤 했지만 한동안 뜸하다가 오륙년 만에 다시 찾아갔다.

현재 ㈜콩세알이 하는 일은 많았다. 사회적(돌봄)농업 프로그램으로 콩세알 농사학교, 콩세알 가족농장, 콩세알 나들이, 콩세알 농두레, 사회적(돌봄)농업 거점으로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콩세알 농사학교는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농작물 재배, 포장, 가공 등 농업 활동을 하는 것. 콩세알 가족농장은 유치원 초등학교 특수교육 대상 어린이와 가족을 대상으로 가정별 텃밭과 공동 텃밭 가꾸기. 콩세알 나들이는 노인복지센터 요양 어르신을 대상으로 함께 나들이를 하고 식사와 다과를 대접하기. 콩세알 농두레는 고령 농업인과 귀농 귀촌인의 농작업과 친환경작목회 업무를 지원한다. 특히 사회적(돌봄)농업 네트워크를 형성해 농업 정책 및 프로그램 발굴과 실천 사례 등을 공유하면서 네트워크를 굳건하게 만들고 있었다.

 

더 나은 돌봄농업을 하기 위하여 - (주)콩세알 구성원들의 회의
더 나은 돌봄농업을 하기 위하여 - (주)콩세알 구성원들의 회의

 

사회적(돌봄)농업 거점으로서

10년 전에 필자가 쓴 기사를 찾아서 그때 서정훈 대표가 한 말을 다시 한번 되새겨봤다. “두부를 처음 만들면서 콩세알이라는 이름을 정했다. 콩세알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자연과 나누고, 공생하고, 이웃과 나누고…. 우리가 지향하는 자연과 걸맞은 순환, 생명, 나눔을 실천해 알콩달콩 이웃과 어울려 살아간다는 의미도 있다.” “그동안 자립하느라고 힘들었는데, 이제는 노동을 비롯해 그밖의 것들로부터 소외되고 그늘진 사람들에게 소망이 되고 빛이 돼야 한다. 노동의 가치나 소중함은 중요하다. 일할 수 있는 것도 축복이니까 누구든 일에서 소외되지 않고, 어떤 상황이든, 어떤 장애가 있는 자기가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

서 대표는 10년 전에 말한 대로 실천하고 있었다. 뜻을 함께하는 농업인들과 함께 경기‧인천지역 사회적농업 거점으로서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농장에서 돌보고 배우고 일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장애인, 고령자 등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의 사회통합과 자립을 도우며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농사 현장을 취재하면 더 생생하겠지만,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사회적농업이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한다.

 

 (주)콩세알 서정훈 대표

 

사회적농업은 농업법인, 사회적경제조직, 민법에 따른 법인 및 조합, 상법에 따른 회사 등 조직 형태가 법인이거나 비영리민간단체 등이 추진하는 주체가 된다. 이때 참여하는 사람은 사회적 약자(장애인, 노인, 농업기반이 없는 청년, 여성 등), 지역사회의 주민, 조직, 단체 등과 네트워크를 협력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2018년부터 사회적농업 실천조직을 ‘사회적농장’으로 선정해 전국 122개 농장(2023년 기준)을 지원했다. 이 가운데 사회적농장에 돌봄기능을 보완한 지역서비스공동체 30개소를 선정했다. 이 공동체는 농촌주민, 보건소 등 의료기관, 사회복지기관, 민간업체 등과 돌봄반장이 결합해 서비스공동체 단위를 형성하고, 지역 주민에게 돌봄, 교육, 건강 관리 등 사회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이다.

 

더 행복한 농촌생활을 꿈꾸며

㈜콩세알은 경인‧인천지역 거점농장으로서 찾아가는 사회적농업 설명회를 비롯해 사회적농장 모니터링과 자문, 사회적농장 공동학습 및 네트워크 형성, 사회적농업 홍보 등의 일을 한다. 강화지역 사회적농장으로는 ㈜큰나무캠프힐, 진강산마을협동조합, 국화리마을영농조합법인, 강화마을협동조합이 있으며 이들 단체는 거점농장과 의견을 나누면서 날마다 더 행복한 농촌생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인권역 사회적농업 거점농장으로서 ㈜콩세알은 사회적농업(발달장애 편) 가이드북을 만들었다. 발달장애인과 함께 행복해지는 사회적농장으로서 발달장애인 이해하기, 발달장애인을 대하는 현명한 자세를 시작으로 구체적인 준비사항, 발달장애인과 함께한 농장 생활, 발달장애인의 행복한 농장 일과, 사회적농업과 발달장애인 사례 소개하기 등을 자세히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2023년도 돌봄(사회적)농법 교육프로그램 평가 매뉴얼 개발 보고서’를 만들었다. 이는 우리나라 최초로 작업한 평가서다.

 

텃밭수업
텃밭수업

 

사회적 약자와 함께 더 행복해지는 강화

각각 프로그램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콩세알은 콩세알 달팽이농장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세부적으로 콩세알 농사학교, 달팽이농장, 콩세알 농두레를 진행했다. 콩세알 농사학교는 관내 재가정신장애인 직업재활교육프로그램, 달팽이농장은 강화특수교육지원센터 소속 특수교육대상청소년 20여 명이 계절별로 텃밭농사, 화훼체험, 허브체험 등 농사 직업전환교육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특히 발달장애 학생 진로체험 프로그램에는 강화지역 내 양사초등학교, 강화여중, 강화여고 학생들이 함께했다.

진강산마을협동조합은 놀이농업 프로그램으로 발달장애아와 함께하는 돌봄 농장을 한 학기에 13회, 1년 동안 26회 운영했다. 또 지역사회 경제, 복지 서비스로 독거노인이나 어렵게 지내는 분들을 조사해 서비스를 받게 했다. 방문 이미용, 주거환경 개선, IT 활용교육, 생태농업, 마을공동체 교육도 진행했다. 큰나무캠프힐에서는 농업전환교육으로 발달장애인 전환 농업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발달장애인 가족과 지역 농민이 함께 짓는 농사, 지역사회 양봉 교육,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온라인과 직거래 사업을 진행했다.

10년 전에도 그랬듯이, 지금도 ㈜콩세알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지향하고, 스스로 행복해지는 공동체가 되길 소망하고 있었다. 공동체마을에서 함께 살면서 그들이 지닌 가치들을 함께 꿈꾸고 나누는 곳이 됐다. ㈜콩세알은 오랜 경험을 이웃 농장들과 나누며 그 꿈을 실현하고 있었다. 완연한 봄이 되면 강화 지역의 여러 농장에서는 따뜻하고 배려 깊은 농사짓기가 시작될 것이다.

 

콩세알 가족농장
콩세알 가족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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