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곳이 있었나? … "홍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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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이 있었나? … "홍보가 필요하다"
  • 배영수
  • 승인 2011.10.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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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인들이 바라본 중구 ④

밤 10시경 촬영한 홍예문 야경.

취재 : 배영수 기자
 
'외지인들이 바라본 중구 3편' 기사에서는 중구 내 명소로 떠오른 인천아트플랫폼과 '경양식집'으로 불리던 옛날 레스토랑을 둘러봤던 일정을 정리했다. 이어 지난달 18일에는 나중에 합류한 방문자를 위해 오후에 차이나타운을 잠깐 둘러보고 저녁 즈음부터 홍예문과 그 일대 카페, 그리고 삼치골목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방문자들은 첫 주부터 마지막 주까지 3주간 돌아본 내용을 개인별로 최종 정리해 기자에게 메일로 보내주었다. 마지막 일정은 오래 걸리진 않았지만, 전문 필자들이 아니었던 방문자들의 정리 시간과 메일을 받는 시간이 적지 않게 걸렸다.
 
1. 9월 18일 첫 방문지 : 홍예문
- 일본의 토목기술 엿볼 수 있는 관문 -
 
우선 캄캄한 밤이 되기 전 들른 곳은 '홍예문 커피숍'이었지만, 나중에 들른 홍예문에 대한 소개를 먼저 하고 넘어가기로 한다. 한일합병 직전인 대한제국 시절 일본 공병대가 1906년 착공해 2년 후인 1908년 준공된 관문으로 일본인들의 왕래와 진출 편의를 위해 뚫어놓았다고 전해진다. 크지 않은 문 건설에 2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데에는 거대한 암석을 뚫는 작업 때문이었다는 이야기 역시 유명하다.
 
중구청은 지난 3월 홍예문을 폐쇄해 문에 붙어 자라던 담쟁이넝쿨을 모두 제거하는 작업을 마치고 6월 다시 개방한 바 있다. 당시 구청 관계자는 "넝쿨 뿌리가 석축을 파고들어 붕괴 위험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예방 차원에서 제거작업과 보수공사를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이 홍예문 공사는 시민들에게도 관심을 불러일으켰는데, 당시 구청 측이 "오래된 유물인 만큼 원형을 지키기 위해 공사 자체를 수작업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홍예문 현장에서 만난 김모(31,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씨는 "야간 홍예문 분위기가 궁금해서 왔다"면서 "넝쿨 제거 작업을 하기 전에도 이곳으로 사진 출사를 나온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그 때 넝쿨이 낭만적인 분위기에 일조를 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축물에 영향을 준다니 제거가 당연하겠지만, 넝쿨이 무성하던 시절 사진을 더 찍어둘 걸 그랬다"라고 아쉬워했다. 그런가 하면 방송작가 유화정씨는 "넝쿨이 있던 게 좀더 운치가 있어 보였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넝쿨을 제거하고 보니 당시 일본의 발전된 토목기술에도 감이 잡힌다"면서 다른 감상을 전하기도 했다.

2. 두 번째 방문지 : 홍예문 일대 카페들


홍예문 커피집 '외경'
- 이런 곳이 있었나? 방문자들 감탄 -
 
홍예문을 찾기 전 아직 해가 떠 있을 오후에 방문한 곳은 홍예문 바로 옆에 위치한 '홍예문 커피집'. 인천시내에서 '드립 커피'를 뽑는 실력이 손에 꼽힌다고 해서 시민들에게도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테이블이 많지 않은 좁은 곳이라 손님이 많을 때에는 운치를 느낄 수 없다는 단점도 갖고 있다. 유화정씨는 "최근에도 이곳에 2~3번 방문했을 정도로 자주 들른다"면서 "커피도 맛있지만 아늑한 공간에 은은히 흐르는 음악을 듣고 가끔 야외 테라스에도 앉아 있으면 홍대 노천카페에 나와 있는 느낌이 든다"라고 밝혔다. 특히 유씨는 홍대는 시끄러운 감도 있지만 이곳은 아주 조용해 좋다는 감흥도 함께 전했다.
 
'홍예문 커피집'이 드립 커피로 유명하다면 바로 건너편 '히스토리'는 옛 일본 관사 건물을 리모델링해 아주 특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무심결에 지나치면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중구에서 아주 특별함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카페이기도 하다. 아기자기한 계단과 화초 등을 지나 카페 안으로 들어가면 마치 아는 사람 집 응접실에 와 있는 편안한 분위기가 펼쳐진다. 이러한 '아우라'는 홍대 등에 위치한 카페들이 결코 따라올 수 없다. 그래서인지 이 카페는 2009년 김범과 손담비, 주진모가 주연한 SBS 드라마 '드림'의 배경으로 되기도 했다.


카페 '히스토리' 전경을 밤 9시경 촬영한 모습.
 
방문자인 프로덕션작가 박주원씨는 "태어나 가서 본 카페 중 가장 특별한 곳으로 남게 될 것 같다"면서 "남자친구를 데리고 오고 싶을 정도로 매력 있는 곳"이라고 전했다. 유화정씨 역시 "다른 카페 같지 않은 분위기를 가졌으면서도 들어오는 사람들이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만큼 아늑하고 편안함을 준다"면서 "이런 곳은 전국적으로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한편 홍예문 일대에는 이들 말고도 공무원 출신 부부가 운영하는, 퀼트 카페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풍선넝쿨'과 젊은이들이 최근 많이 찾고 있는 '프렌치빌' 등 카페들이 SNS 등 온라인을 통해 소문이 퍼지고 있다.
 
3. 세 번째 방문지 : 동인천 삼치거리


동인천 삼치거리. 사진에서 보이는 가게들은 모두 삼치 전문점이다.

- 적극적인 홍보 필요한 곳 -
 
홍예문을 넘어 동인천역 방면으로 가다가 만나는 삼치거리에 대한 이야기는 이문일 <인천in> 편집국장에게 들을 수 있었다. 이 국장 말에 따르면 본디 그곳에는 1970년대만 해도 연탄불에 삼치를 구워주던 단 한 집이 있었으며, 간판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1980년대 말부터 삼치를 주메뉴로 하는 집들이 생겨나 1990년대에 지금 모습으로 갖춰졌다고 한다.
 
기자는 방문자 일행을 원조집으로 알려진 곳으로 데려갔다. 자기들끼리 즐겁게 돌아다니긴 했다고 해도 취재에 적극 협조해줬으니, 이에 대한 답례로 조촐하게나마 소주 한 잔을 대접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약간의 의무감(?)'으로 온 방문자들은 삼치골목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대부분 "업소 간 경쟁 때문인지 서울 등지에서 맛보던 삼치보다 훨씬 더 훌륭하다"라는 말을 했다. 특히 박주원씨는 "간판도 없었다는 집 하나가 원인으로 이렇게 특색 있는 거리를 만들었다는 건 인천으로서는 큰 자랑거리 중 하나가 아니겠느냐"면서 전국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다들 환상적인 삼치 맛에 빠져서인지 여기서는 큰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4. 방문을 마치고….
- 중구 관광특구는 매력 있는 지역 … 시민들 먼저 인정했으면 -

최종 방문을 마친 이들은 22일까지 모두 나름의 감흥과 보완해야 할 점 등을 적어 보내주었다. 대부분 "넓지 않은 구역에 생각 외로 볼 곳이 넘쳐 인상적이었다"라는 긍정적인 의견을 보내줬다. 그러나 "각각 특색 있는 지역이 스토리텔링을 갖고 유기적으로 연결될 필요도 있다"라는 답변도 모든 방문자들의 생각이었다.
 
특히 주성용씨는 "치과에서 이가 빠지면 요새는 '임플란트'라는 걸 하는데, 이 지역에 그러한 '임플란트 작업'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면서 구청과 시에서 관광특구 개발에 대한 지혜를 모아야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Jason Lee씨 역시 "한 곳을 둘러보고 다음 곳을 가기까지 발걸음이 많이 필요했다"면서 "아무리 볼거리가 많은 곳이라 해도 이 요소들이 띄엄띄엄 떨어져 있으면 자칫 볼 게 없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이를 연결하는 코스를 빨리 만들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방송작가인 유화정씨와 박주원씨는 홍보도 아쉬운 부분으로 꼽아야 할 것 같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서울시 인터넷방송에서도 작가로 활동했던 경력이 있는 유화정씨의 경우 "인천에 이런 훌륭한 관광자원들이 있다는 걸 다른 지역 사람들은 거의 모른다"면서 "서울시는 여기보다 못한 곳도 마치 대단한 무언가가 있는 것처럼 홍보하기도 하는데, 인천은그렇게 홍보해도 전혀 무리가 없을 만큼 잠재성이 있는 곳이니, 구청이나 시 관계자들이 더 자신감을 갖고 홍보 작업에 임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방문자들은 "과거 인천 사람들이 '인천에는 볼 게 없다'는 말로 자신들이 사는 곳에 대한 관광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 경향을 볼 수 있었다"면서 "자기 고장이 깊은 역사와 볼거리를 가진 수준 높은 지역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당부를 전했다. 이어 이들은 "다음 번에는 취재에 협조할 목적이 아닌 관광의 목적으로 꼭 다시 오겠다"라고 밝혔다.
 
* 9월 3일~18일 방문 기록 참여자 (6인)
 
이승희 (쇼핑몰 MD, 2000~2009년까지 중구 4회 방문)
유화정 (방송작가, 2009년부터 계양구 거주)
Jason Lee (재미교포, 1989년까지 인천 남구 거주. 2011년 7월부터 인천 체류 중)
박주원 (프로덕션 작가, 2009년부터 중구 2회 방문)
주성용 (대중음악 칼럼니스트, 1998~2010년까지 중구 5회 방문, 부평구에서 1년 거주)
김상연 (서울 노원구 A고교 강사, 2008~2011년까지 중구 2회 방문)

500만에 가까운 관객 수를 기록한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인천역을 배경으로 한 장면 중 하나.
중구에는 이렇게 영화 촬영 배경이 됐던 곳도 여럿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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