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직력 vs 국힘 개인기… 선거 막판 어디로 '바람'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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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조직력 vs 국힘 개인기… 선거 막판 어디로 '바람' 불까
  • 최태용 기자
  • 승인 2024.03.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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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 인천 판세분석] ④남동구 갑·을
원도심·신도심 혼재, 투표 성향 갈리고 '선거 바람' 영향도 커
남동갑 - 민주·국힘·개혁신당 3자 대결... 보수 분열, 민주당에 호재
남동을 - 언론계, 대통령실 출신 정치신인 이훈기·신재경 맞대결

 

인천 남동구 갑·을 선거구는 지난 세 번의 총선을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가져갔다.

12년 동안 득세한 민주당은 조직과 세를 불린 반면, 한번 주도권을 놓친 국민의힘은 지리멸렬했다.

조직의 부재는 선거캠프를 유기적으로 움직일 동력과 지역 구석구석까지 통하는 실핏줄 같은 인적 네트워크를 약화시킨다. 

최근 선거운동이 SNS와 유튜브 등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지만 고령 유권자나 정치 무관심층엔 여전히 조직이 움직이는 오프라인 선거운동이 효과적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남동구갑·을 민주당 후보들은 기존 조직을 십분 활용하는 반면, 국민의힘 후보들은 지방의원들의 네트워크와 후보 개인기로 선거를 치르고 있다.

남동구갑·을은 원도심과 신도시의 정당 지지 성향이 다르고, 이른바 '선거 바람'을 타는 선거구이기도 했다.

남동구갑 구월3~4·간석1·4·남촌도림동은 저층 빌라 중심의 원도심, 구월1·논현1~2·논현고잔동은 아파트단지 위주의 신도심이다.

원도심에서는 지난 대선 때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만9,804표(48.23%)를 얻어 2만8,683표(46.41%)를 얻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보다 1,121표(1.8%p) 더 득표했다.

신도심에서는 이재명 3만371표(50.05%), 윤석열 2만7,581표(45.45%)표로 표 차이가 2,790표(4.59%p)로 벌어졌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원도심에서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가 1만9,904표(51.97%)를 얻어 1만6,873표(44.06%)를 득표한 민주당 박남춘 후보에 3,031표(7.91%p) 앞섰다.

신도심은 유정복 2만5,009표(49.38%), 박남춘 2만3,738표(46.87%)로 표차가 967표(2.5%p)로 줄었다.

남동구을은 간석2~3·만수1·3~6·장수서창동이 원도심, 구월2·만수2·서창2동이 신도심이다.

지난 대선 때 원도심에서는 이재명 4만5,881표(47.98%), 윤석열 4만4,964표(47.02%)로 이 후보가 917표(0.95%p) 앞섰다.

신도심에서는 이재명 2만9,175표(51.01%), 윤석열 2만5,487표(44.56%)로 3,688표(6.44%p) 차이가 벌어졌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원도심에서 박남춘 2만6,432표(42.78%), 유정복 3만2,540표(52.67%)로 6,108표(9.88%p) 차이가 났다.

신도심에서는 박남춘 1만8,279표(47.71%), 유정복 1만8,467표(48.2%)로 차이가 188표(0.49%p)로 줄었다.

 

 

왼쪽부터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손범규 국민의힘, 장석현 개혁신당 인천 남동갑 국회의원 후보. 사진=중앙선관위
(왼쪽부터)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손범규 국민의힘, 장석현 개혁신당 인천 남동구갑 국회의원 후보. 사진=중앙선관위

 

◇ 남동갑 - '보수 분열' 19대 총선 재현되나

남동갑은 민주당 당내 경선과 진보당과의 단일화 경선을 뚫은 맹성규 후보, 국민의힘 후보 결선 경선까지 치르며 올라온 손범규 후보, 국민의힘을 탈당해 개혁신당에 입당한 장석현 후보의 3파전이다.

3파전 구도를 보면 19대 총선이 떠오른다.

당시 총선은 152석으로 과반을 차지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하지만 남동갑은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현역 이윤성 의원이 공천 배제(컷오프)에 불만을 품고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박남춘 후보가 당선됐다.

당시 박남춘 후보가 5만6,283표(46.97%), 새누리당 윤태진 4만6,152표(38.52%), 무소속 이윤성 1만4,687표(12.25%)를 득표했다. 1·2위 차이가 1만131표(8.45%p) 불과해 이윤성 후보가 가져간 표가 당락을 갈랐다고 볼 수 있다.

장석현 개혁신당 후보도 국민의힘에 공천 신청을 했다가 컷오프 이후 탈당해 개혁신당에 공천을 받아 총선 후보로 등록했다.

선거가 박빙일수록 장 후보의 득표가 당락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 현역 맹성규 민주당 후보는 제2경인선 조기착공 등 교통 공약에, 정치 신인 손범규 국민의힘 후보는 원도심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공약에, 남동구청장 출신 장석현 개혁신당 후보는 민생과 정치혁신 공약에 힘을 주고 있다.

 

 

왼쪽부터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신재경 국민의힘 인천 남동을 국회의원 후보. 사진=중앙선관위
이훈기 더불어민주당(왼쪽), 신재경 국민의힘 인천 남동구을 국회의원 후보. 사진=중앙선관위

 

◇ 남동을 - 언론계, 대통령실 출신 정치 신인 맞대결

지역구 현역인 윤관석 의원이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돼 무주공산이 된 선거구여서 10여명의 후보군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됐지만 결국 민주당 이훈기 후보와 국민의힘 신재경 후보의 양자대결로 압축됐다.

정치 신인인 두 후보는 전문 분야가 확연히 다르다.

민주당 영입인재 이훈기 후보는 기자 출신으로 인천일보와 iTV 경인방송, OBS 경인TV에서 근무했다.

iTV 재직 시절 대주주와 회장의 전횡에 맞섰고, iTV의 재허가 취소를 받은 뒤 'OBS 경인TV'를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윤석열 정부의 언론 탄압을 지적해온 민주당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인천 부평갑 후보인 노종면 전 YTN 기자와 함께 영입한 인물이다.

이 후보는 주요 공약으로 ▲제2경인선 광역철도 조속 착공 ▲눈·빙판 대비 경사 도로 열선 추진 ▲원도심 주택가 쓰레기 처리 클린하우스 설치 ▲남동형 통합돌봄 아이케어 구축 등을 제시하고 있다.

신재경 국민의힘 후보는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출신으로 1999년 국회의원실 인턴으로 국회에 발을 들였다.

이후 당직자와 임영호·이완구·유민봉 국회의원 보좌관 등을 거치면서 20년 넘게 정치권에서 활동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 캠프 총무팀장을 맡았고, 후보 당선 이후 인수위에서도 활동했다.

신재경 후보는 대표 공약으로 ▲인천지하철 2호선 논현역 연장 ▲제2경인선 광역철도 조기 건설 ▲서창~김포간 고속도로 건설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및 규제 완화 등을 내놓고 있다.

올해 초 남동구을 출마를 선언했던 녹색정의당 배진교 국회의원(비례)의 불출마 결정은 이훈기 후보에겐 호재다.

민주당 중진이었던 윤관석 의원의 구속을 부른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이 지역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또 한가지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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