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외국인노동자에게 치료와 용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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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외국인노동자에게 치료와 용기를…
  • 송정로
  • 승인 2011.10.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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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뭘 하는 곳?] 남동공단 인천자선클리닉센터


베트남에서 온 뚜엔쳉(28)씨는 지난달 공장에서 무거운 것을 들다가 허리를 삐끗해 다쳤다. 걷기도 힘들다며 호소하니, 클리닉센터에서는 인근 정형외과로 후송해 우선 허리 X-Ray를 찍어 세밀히 검사해 본다. 전에도 허리를 다친 적이 있는 뚜엔쳉씨에게는 3번, 4번 마디에 약간 오른쪽으로 압박이 가해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일단 주사를 맞았고, 약도 복용하며 물리치료를 1개월 이상 받아야 좋아진다는 처방을 받는다.

태국인 남폴(41)씨는 얼마 전 아침 일찍 오토바이를 타고 클리닉센터를 찾아왔다. 오른쪽 무릎과 발등과 손가락에 관절이 생겨 몹시 쑤시고 아파 밤에 잠도 못 잔다고 했다. 후송해 X-Ray를 찍어 보니 무릎에 염증이 있고, 물이 차서 관절이 부은 것이었다. 병원에서는 류마치스 관절염이라 몸 전체 마디가 아플 것이라며 염증치료 주사로 놓아주며 큰 병원에서 치료받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클리닉센터 김상근 사무장과 남폴씨는 이틀 후 다른 병원을 찾았다. 물리치료와 약 처방을 병행하며 치료한 지 20여일 후 남폴씨는 부기도 많이 빠지고 경과가 좋아 걷기 편해졌다고 기뻐했다.

대부분 3D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남동공단 외국인노동자는 몸이 아파 괴로워도 묵묵히 참고 견뎌야만 하는 형편이다. 몸이 아프면 일을 못해 쫓겨나기 일쑤라고 호老歐竪� 한다. 클리닉 사람들에게 언제나 이들을 볼 때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한결같이 이들의 고통과 아픔을 더 잘 보살펴주고 마음으로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아주려고 노력한다.

인천자선클리닉(원장 전의철)은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 남동공단 128블럭 8롯트에 한국외국인선교회 안에 위치해 있다. 지난 2002년 문을 열었다. 한 달에 보통 40명의 외국인노동자들이 참고 있던 고통을 호소하며 클리닉을 찾는다. 이중 절반은 인근 병원으로 후송하고 절반은 센터에서 진료한다. 필리핀인들이 가장 많고, 인도, 태국, 베트남, 조선족,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지 노동자들이 찾는다.

의료진은 15명. 현직에 있으면서 매달 날짜와 시간을 정하고 바쁜 와중에 짬을 내 봉사한다. 도우미 간호사들도 10명에 이른다.

그러나 응급환자나 클리닉 의료진이 없을 때 환자가 찾아올 경우 인근 병원으로 후송을 해야 한다. 이럴 때 등록(합법) 노동자들은 보험처리를 하면 되지만, 문제는 미등록 노동자들이다. 이들 치료비는 대부분 클리닉센터에서 부담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들은 아예 돈 드는 치료를 받지 않으려고 한다. '합법' 노동자가 아니어서 수가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다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해 주위를 안타깝게 한다.

이들을 설득하고 격려하며, 일일이 데리고 병원을 찾아가 치료를 위한 절차를 밟아주는 일도 클리닉의 몫이다.

자선클리닉에는 특별히 지원해주는 기관이나 단체는 없다. 의료 봉사자들과 함께 약품과 기구를 조달해주는 후원자, 그리고 일반 후원자 도움으로 운영된다. 모두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이국 땅에서 힘든 일에 종사하는 외국인노동자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고 있다.

일도 많고 고생도 많고, 사연도 많은 남동공단 외국인노동자들은 많은 시민의 위로와 사랑, 관심과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

문의 : ☎811-2256, 010-8874-4755(김상근 사무장)
치료중인 태국인 남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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