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알면 리더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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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알면 리더십이 보인다"
  • 이혜정
  • 승인 2011.10.1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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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회 새얼아침대화] 정재승 박사 강연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부교수

취재 : 이혜정 기자

"일반적인 사람들의 상식과는 달리 중년의 뇌는 사람들 사이 갈등을 조정하고 조직을 이끄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지닙니다. 젊은이에 비해 기억력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신중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뇌구조로서, 자신의 뇌를 알고 능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사(바이오 및 뇌공학과 부교수)는 12일 오전 인천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제307회 새얼아침대회에서 '리더의 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나'란 주제로 강연을 하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중년의 뇌를 알고 잘 활용하면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 박사는 "그동안 뇌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중년은 노년기 과정이라고만 여기고 젊은이 뇌구조에 관한 연구에 의미를 두었지만, 놀라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면서 "흔히 젊은이 뇌의 기능이 월등히 뛰어나다고 여기지만 연구 결과 46~53세 중년의 뇌가 젊은이 뇌보다 더 뛰어났다"라고 했다.

그는 최근 5만명의 다양한 연련층을 대상으로 어휘, 언어기억, 계산능력, 공간정향, 지각속도, 귀납적추리 등 6가지 항목을 연구했다. 그 결과 중년의 뇌가 반응과 기억과 관련한 기능을 제외하고 4가지에서 최고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박사는 젊은이에 비해 반응(speed)면에서 다소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기억력(memory)과 집중력(attention)을 강화한다면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다"라고 말한다. 특히 중년이 지니는 인지적 비축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년의 뇌 기억력 기능은 기억력이 좋지 않은 게 아니라 자꾸 혀 끝에서 맴도는 걸 인출하는 데 문제를 갖고 있을 뿐이고, 이는 20대 기억력과 유사한 가치를 보인다"면서 "기억력 인출을 위해 키워드를 메모하는 습관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또 집중력 기능 부분을 다시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정 박사는 "중년들이 집중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못하는 건 본인이 처한 사회적 상황들이 멀티태스킹을 요구하기 때문"이라면서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선 하루 30분~1시간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연습을 하면 좋다"라고 했다.


제307회 새얼아침대화

그는 중년이 지닌 인지적 비축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억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신속하게 요점을 이해하고 빨리 상황 판단을 통해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은 젊은이들에 비해 뛰어나다는 것이다.

"연령층에 맞게 뇌 기능이 구성돼 있어 젊은이 이야기를 듣고 핵심요점을 파악해 이야기하고, 의사결정을 판단하는 리더가 이상적인 중년입니다. 컴퓨터 CPU와 같은 핵심적 역할을 하는 뇌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훌륭한 리더라고 할 수 있지요."

정 박사는 "의사결정 순간에 많은 정보를 취합해 빨리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면서 "이때 그 상황이 바뀌고 더 많은 정보가 있다면 탄력적으로 의사결정을 바꿔나가는 노력 역시 좋은 리더의 자세"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년의 뇌를 활용하는 데 유의점도 설명했다.

"중년(40~50대)이 되면 wants(원하는) 리스트는 짧아지고 should(해야만 하는) 리스트는 많이 늘어납니다. 어느 시점이 되면 스스로 뭘 원하는지 모르고, 주어진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불편함이 생기는 게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이에 중년의 wants 리스트를 만들어 적절한 시간을 활용하는 것 또한 필요합니다"

정 박사는 "훌륭한 리더는 자신의 온전한 삶을 유지하므로 외부로부터 wants와 should의 균형을 잘 지킬 줄 알아야 하는데, 이런 균형은 멀리 떨어진 다른 영역과 내 영역을 접목하거나 다른 각도롤 바라보는 창의적인 생각을 키워준다"면서 "창의성은 20대에만 있는 게 아니고 한 분야에 경험이 많은 사람이 통찰력을 갖고 아이디어를 만들 때 세상을 바꿀 만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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