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의 대형마트 개점 연기" … 상인 거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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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의 대형마트 개점 연기" … 상인 거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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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0.1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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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상인들 "사실상 입점 허용" - 구청장실 점거농성


인천시 남구 숭의축구전용장에 대형마트가 들어설 조짐을 보이자 인근 재래시장 상인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남구가 대형마트를 상대로 제시한 '주 1회 휴무' 조건을 철회하고 2013년 이후로 개점을 연기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기 때문이다.

재래시장 상인들은 "사실상 입점을 허용한 것"이라며 구청장실을 항의 방문하고 점거 농성을 벌이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내년 2월로 예정됐던 대형마트 개점 시기를 1년 이상 늦추고 그 전까지 인근 재래시장들에 재정을 투입해 경영개선사업 등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상인들에게 제시했다"라고 12일 밝혔다.

박우섭 남구청장이 11일 밤 용현시장을 찾아가 상인들에게 직접 이런 제안을 했다고 남구는 설명했다.

남구는 숭의동 옛 숭의운동장 철거 부지에 건립 중인 숭의축구전용구장 내 입점을 추진 중인 대형마트 '홈플러스'에 대한 점포 개설 등록에 대한 허가권을 갖고 있다. 지난달 26일 '주 1회 휴무' 조건을 내걸어 사실상 대형마트 입점을 불허하는 듯했던 남구가 2주일여 만에 '입점 허용'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용현시장 상인들은 강력히 반발하며 이날 오전 8시30분 구청장과 1시간 동안 면담을 가진 뒤 구청장실을 점거해 농성을 벌였다. 용현시장은 대형마트 입점 예정지 반경 1.5km 이내 5개 재래시장 가운데 대형마트 입점에 따른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상인들은 "남구가 불과 2주일 만에 대형마트 입점을 허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꿔 황당하다"면서 "1년여 유예기간으로는 재래시장이 보호될 수 없고 대형마트가 결국 입점하면 재래시장 공동화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말했다.

남구가 돌연 입장을 선회한 것은 숭의축구전용구장 사업 중단 장기화와 인천시의 압박 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숭의축구전용구장 건립사업의 사업성 확보를 위해 대형마트 입점이 추진돼왔지만 대형마트 입점 논란으로 올해 6월 초부터 공사가 중단된 상태이다.

또 남구와 달리 인천시는 대형마트 입점을 찬성하고 있다.

시 고위 관계자가 지난주 박 구청장을 잇따라 면담해 대형마트 입점 허용을 촉구한 것은 물론 대형마트가 남구의 조건부 등록 조치에 불복해 인천시에 행정심판을 청구할 경우 시는 홈플러스 편을 들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남구 관계자는 "남구 입장에서 상급기관인 인천시의 요청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기도 어려운 데다 행정심판이 진행될 경우 결국 재래시장에 불리한 조건으로 대형마트가 입점할 수도 있기 때문에 차라리 구에서 좀더 유리한 방향으로 문제 해결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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