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인천'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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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인천'은 지금…
  • 이현정
  • 승인 2011.11.3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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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칼럼] 이현정 / 인하대학교 겸임교수


얼마 전 인천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차 구인구직의 날' 행사.
시민들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려면, 우선 '육아와 일'을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자료사진>

우리나라에선 출산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10년 전국평균 1.16명에 이른다. 인천의 경우도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1.12명에 그치고 있다. 인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저출산 현상은 일과 가족 양립의 어려움에 기인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여성인력의 노동시장 참여를 가로막는 가사와 육아부담 문제들을 개선하겠다는 ‘일과 가족의 양립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제1차 저출산·고령화사회 기본계획(2006~2011)을 시행하고, 제2차 저출산·고령화사회 기본계획(2011~2015)을 추진 중이다. 인천의 경우에도 2008년부터는 2012년까지 5년간 제3차 여성정책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이행해 오고 있다. 누구나 가까이서 누리는 질 좋은 보육이 이루어지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라는 마스터플랜을 인천시 보육 중장기 3차 계획(2012-2016)을 통해 발표하였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라면 어떠한 꿈들과 비전을 담고 있는 곳이어야 하는 것일까? 오늘을 살고 있는 인천의 미래 아이들과 가족을 위한 청사진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사회의 50-60대 여성들은 그들의 어머니 세대와는 다른 라이프스타일로 살아간다. 가사와 육아가 삶의 큰 가치였던 예전 어머니 세대와는 달리 소위 ‘신세대 할머니’로 불리는 그들은 자녀 출가와 남편 은퇴 후에 독립적인 활동을 하는 것을 선호한다. 수영, 헬스, 요가, 컴퓨터, 사이클, 댄스, 등산, 골프 등 다양한 취미생활과 바쁜 스케줄로 더 이상 손 자녀들을 돌보아주는 것을 삶의 미덕과 필수사항으로 여기지 않게 되었다.

현재 영유아기 자녀를 두고 있는 20-30대 여성들 또한 일과 직장을 양립하기를 원하며, 전업주부라 하더라도 만1-2세에 접어들면 신뢰할 만한 보육시설이나 교육기관을 찾기 시작하며, 틈새시간과 주말에도 자녀를 잠깐 맡겨두고 교육을 받거나 여유롭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다. 사교육 열풍이 영유아기 자녀 연령까지 확대되고 신도시나 아파트 주변에 새로운 형태의 키즈카페 등이 생겨나 활성화하고 있다.

또한 공립 보육시설에는 100명 이상의 인원이 대기하여 연말에는 추첨을 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고, 인기 유아교육 기관은 재원생 학부모의 추천서를 받아 입학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을 통해서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 확충과 시스템 구축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다.

중산층에 대한 보육료 지원확대, 24시간 보육과 장애아 통합 보육과도 같은 맞춤형 보육, 가족의 참여와 접근성이 용이한 보육환경, 보육 토털서비스 시행 등에 대한 개선책을 위해 실현가능하고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인천지역 기업들이 가족친화적 근로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출산과 육아로 인한 기혼여성들의 경력단절을 해소하는 것은 생산성 향상과 저출산 현상 완화 등으로 이어져 경제적인 국가경쟁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인천지역 기업들은 대부분 직장보육시설의 설치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출산과 육아 책임이 여성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유도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은 국가와 기업이 함께 한다는 가족친화적 문화조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직장보육 의무사업장을 유형별로 체계화하고 보육수당 지급 및 위탁보육과 같은 사업장 실정에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유도하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활성화, 근로형태 유연화 등을 성실히 도입한 기업에는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장려하고, 우수사례를 발굴하여 홍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모와 아이들이 행복한 인천, 지자체와 지역기업들이 함께 아이들을 키우고 내일의 꿈을 위한 그림을 완성해 나가는 인천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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