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정치와 형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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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정치와 형제애
  • 안명옥
  • 승인 2011.12.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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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 칼럼] 안명옥 교수 / 차 의과학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한 치 앞 예측도 불가하게 우리나라 정치가 격랑 속에 있습니다. 곧 2012년이 다가오는데 내년은 가히 정치의 해가 될 것입니다. 4월의 국회의원 총선거와 12월의 대통령 선거는 격동의 대한민국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사건입니다. 2012년에는 우리나라만이 아니고 세계 여러나라가 동시다발로 리더십이 바뀝니다.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 프랑스, 가깝게는 중국 등…. 어쩌면 새로운 세계의 권위 출현으로 혁신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기대가 있습니다. 새로운 디지털 세계 한가운데 내 손안에서 동시적 모든 경험을 할 수 있는 초고속 세상인 이즈음, 대한민국 정치는 유례 없는 놀라운 혁신적 선거를 경험할지 모릅니다.

이 급변하는 정치가 소용돌이 치는 바람이 아니라, 그 혁신의 따뜻한 바람으로 사랑의 정치로 변하면 얼마나 좋을까 기대가 큽니다. 이는 모두 국민에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귀중한 자신의 권리인 투표로 이룰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결국 선거가 정치의 향방을 정합니다. 2012년부터는 사랑의 정치가 펼쳐지는 대한민국을 꿈꿔 봅니다.

지난 달에는 정치철학과 인권으로서의 형제애를 함께 생각해 보았으나, 오늘은 현실적으로 우리 삶 속 형제애로 돌아와 봅니다. 철학적인 형제애는 손에 잡히지 않지만 우리들은 이미 삶 속에서 형제애를 경험해 보아(바로 형제가 없다 해도 사촌과 친척들의 형제관계를 보아서 혹은 주변의 경험을 통하여) 현실적인 형제 간 우애를 압니다. 형제 간 사랑은 살아 있는 현실입니다. 점점 더 이기적인 핵가족 사회가 도래하고 저출산 현상의 심화로 형제 자매의 삶을 더 이상 생활에서 맛 볼 수 없는 현실과 앞으로 세대에는 안타깝게도 공허한 외침이지 않을까 심히 우려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예전부터 알아 왔습니다. 형제 간 사랑은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까지 표현합니다. 형제의 의미는 특별합니다. 얼마나 절실한 사랑인지 현실 속에서 압니다.

잠시 유전자로 직접적으로 연결된 피의 관계인 친 형제 자매를 한 번 머릿속에 떠올려 보세요. 어떤 느낌입니까? 지금 멀리 있는 형제 자매가 정말 많이 보고 싶으세요? 아니면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미워하고 있나요? 사랑의 감정은 물론 미운감정, 경쟁적 생각, 도움을 주었던 따뜻한 순간, 때리며 싸우던 순간 등…. 분명한 것은 형제 자매는 남과는 다른 끈끈한 감정이 연결되어 있는 원초적 관계라는 점입니다. 사랑으로 이루어진 관계이자 아무리 끊고 싶어도 인위적으로 끊을 수 없는 관계…. 그렇다면 가장 현명한 선택은  보듬고 사랑하고 서로 돌보며 사는 것입니다. 형제애의 정치적 확장은 이 끊을 수 없는 피의 관계를 타인으로 확장시킨 당사자인, 죽음을 통해 십자가의 사랑을 실천한 예수의 형제애로 표현됩니다. 

정치사회적이며 또한 동시에 문화적인 역사를 살펴보겠습니다. 형제애 원칙의 기원은 종교적 차원에서 기인합니다. 프랑스 혁명의 철학적 기초가 되고 세계인권선언의 기초인 이 형제애의 깊은 뿌리는 종교에 있습니다. 많은 종교나 신화에 형제 간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중 서구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성경의 이야기는 정치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유대인 기원에서 보이는 카인과 아벨의 형제애는 우리가 절대 지지할 수 없는 형제애입니다. 아시다시피 형제 중 한 명이 다른 한 형제를 죽이는 이야기입니다. 유대인 전통에서는 이 관계가 정치의 기원이 됩니다. 유대사상에서 형제애 이념과 정치의 탄생은 밀접한 연관을 가집니다.

이 관점이 예수의 탄생과 죽음, 부활의 증언인 신약성경에서부터 다른 패러다임이 시작됩니다. 예수를 통하여 인류는 예수의 형제로 구원을 받습니다. '사랑'이라는 개념으로 카인과 아벨의 형제애가 자신을 버리는 넘치는 사랑에 근거한 형제애로 부활합니다. 예수가 자신을 버리고 하느님 아버지에게 돌아갈 때 그는 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는 인간으로서, 인간 중 한명으로, 인간 모두를 그와 함께 데려갔으며 인간은 하느님 아들인 예수 안에서 예수의 형제로 하느님의 자녀가 됩니다. 근대 정치 이후 형제애는 이렇듯 십자가에서 생겨난 것입니다. 그 후 전의 글들에 언급한 대로 사회 정치에 영향을 미치며 발달해 왔습니다.

예수를 정치인의 이상적 모델로 보는 학자와 시각들이 많은데(그러니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었다는 이야기는 얼마나 이상한가요? 삶의 모든 면면이 정치입니다. 정치는 우리 삶 전체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는 정치인은 자신 생의 최후까지 지속적으로 자신을 완전히 소모시키면서 자신을 십자가(고통)로 향하는 근본적인 철학과 신념, 이념을 선언하며 살기 때문입니다. 이 순간 우리는 모두 "아하, 그래!"라는 동감의 생각이 들지 않으십니까?  정치가 아닌 순간이나 영역은 없다고…. 또 진정한 정치인이 어떤 덕목을 가져야 하는지까지도 모두 깊은 공감을 하였을 것입니다.

정치적 개념의 형제애에 대하여 이탈리아 정치학자 안토니오 바죠를 인용하여 그 기본원칙을 간단히 정리해 봅니다.

1. 형제애는 관계의 패러다임이다. 정치에서 관계란 모든 것을 의미한다. 정치는 특정한 관계이다.
2. 형제애는 우리가 실행해야 할 이론의 실천적 본질이다. 우리 개개인이 형제애를 실천하며 살아야 형제애를 바탕으로 한 정치가 가능하다. 가정에서 형제애가 확대되어 정치적 행동으로 되어야 형제애를 바탕으로 한 정치가 가능하다.
3. 형제애는 사고의 모델이기도 하다. 형제애는 주-종 관계, 남-녀 관계, 친구-적 관계 등 지난 수천 년 동안 인간의 사상을 특정지어 온 2분법 논리를 뛰어 넘는 총체적인 생각이다.

결국 마틴 루터 킹이 지적한 대로 형제애에 대한 깨달음이 현대인들의 인식 문제 핵심으로 되는 것입니다. 오늘날 형제애에 대한 단편적인 해석은 대부분 제한적이고 변형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도 민주주의의 성숙한 발전 도상에서 이제는 진정한 형제애로 점철된 지혜롭고 앞서가는 사랑의 정치를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 실천양식은 후에 하나씩 구체적으로 논의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2012년 정치의 해에 우리가 현명한 선택을 함으로써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랑의 정치, 사랑의 경제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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