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간 월류봉 - 아름다운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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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간 월류봉 - 아름다운 '정자'
  • 이창희
  • 승인 2012.03.0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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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도 노닐다 간 월류봉"

충북 영동군 황간면에 있는 월류봉(月留峯)은 '달도 머물다 가는 봉우리'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 달이 놀다갈 만큼 아름답다는 것이다. 깎아 세운 듯한 월류봉 밑에는 초강천 맑은 물이 휘돌아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월류봉 위에 달이 뜨면 신선놀이가 따로 없다는 게 이 마을 주민들 설명이다. 많은 사진작가가 월류봉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자"라고 부르고 있다.

월류봉은 황간역에서 서북쪽으로 2.5㎞ 정도 떨어져 있다. 그래서 기차 여행지로도 안성맞춤이다. 월류봉은 해발 400.7m의 작은 봉우리이지만 절벽 위로 높이 솟아 아래에서 올려다 보면 깎아지른 바위산이다.

우암 송시열 선생도 이곳에 머물면서 한시대를 보냈으며 월류봉 앞에 한천정사를 지어 글을 쓰고 강론을 펼쳤다고 전해진다. 한천정사는 요즘 제대로 관리를 못해 허물어져 가고 있다. 이대로 뒀다가는 머지않아 정사가 크게 훼손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문화재 관리 당국이 하루빨리 손을 봐야 할 것으로 생각됐다.

한천정사로 인해 월류봉 인근 경치를 한천팔경(寒泉八景)이라 했는데, 월류봉을 비롯해 산양벽, 청학굴, 용연대, 법존암, 냉천정, 사군봉, 화헌악을 이르는 말이다.

이 중에 으뜸은 월류봉이다. 그래서 오늘도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특히 월류봉 아래 정자 월류정을 배경으로 하천과 함께 사진을 담기 위해 전국에서 사진작가들이 몰려오고 있다. 제2경 산양벽(山羊壁)은 절벽에 뿌리를 내리며 자라는 소나무들이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청학굴(靑鶴窟)은 법화천을 건너서 월류정을 바라보며 전나무숲을 지나 월류5봉 방향으로 오르다 만나는 굴이다. 대략 20여m 자연 동굴로 가을이면 동굴 주변 단풍이 일품이다. 청학이 깃드는 굴이라 하여 이름 지어졌다. 제4경 용연대는 산줄기가 평지에 우뚝 솟아 용연(龍淵)에 이르러 솟아난 돌머리와 같은 모양이다. 법존암(法尊菴)은 현재 없어졌는데, 원촌리에 있었던 작은 암자를 일컫는 말이다. 냉천정(法尊菴)은 법존암 모래밭에서 솟은 샘줄기가 여덟 팔자로 줄기차게 쏟아져 나와 팔연(八淵)이라 하였는데, 여름은 차고 겨울은 따듯하다고 전해진다.

사군봉(使君峯)은 나라의 사신이 되는 산이라 하였으며 겨울철 백설이 덮이면 산이 비단을 둘러놓은 것처럼 아름답다 했다. 제8경 화헌악은 사군봉 서남쪽 산봉우리이며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무더기로 나 있어 화헌악이라고 불렸다.

단양팔경, 양산팔경, 한천팔경 등 충북에는 유독 팔경이 많으며 괴산의 자랑 화양은 구경이어서 이채롭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 팔경과 구곡은 나름대로 아름다움이 있어 아직도 많은 사람이 즐겨 찾고 있는 곳이다. 겨울이 되면 월류봉 산행도 인기다. 농장을 기점으로 당고개를 지나 월류5봉으로 올랐다가 4봉, 3봉, 2봉, 1봉, 기룡대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가장 인기 있다. 물론 이외에도 여러 가지 등산길이 있지만 많은 등산객들이 이 길을 선택하고 있다. 특히 2봉과 1봉 주변에서는 한반도 지형을 내려다 볼수 있어 더 없이 좋은 곳이다.

한반도 지형을 그대로 빼 닮은 산은 강원도 영월과 옥천군 대청호변 또 이곳 월류봉 등이다. 산 위에서 내려다 보면 흐르는 물이 산을 휘돌아 한반도를 연상하게 하는 곳들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한반도 지형이 있는 이곳을 찾고 있다. 겨울이면 하천에 얼음이 얼어 한반도 지형이 더욱 뚜렷하다. 요즘 월류봉을 찾는 사람들이 유독 많은 이유가 한반도 지형을 바라보기 위해서다.

월류봉에 가기 전에 반드시 가봐야 할곳이 또 있다. 한국전쟁 당시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에서 일어났던 양민 피살사건의 현장이다. 경부선 서울 기점 225㎞ 지점에 있는 노근리 쌍굴은 당시 상흔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다. 시멘트 벽에는 기관총 자국이 선명하여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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