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놀게 해야 나라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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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놀게 해야 나라가 산다"
  • 송정로
  • 승인 2010.04.14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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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구병 선생 서구도서관에서 인문학강좌

취재:송정로 기자

"아이들이 놀아야 나라가 살아납니다. 놀게 하면 나라의 훌륭한 일꾼이 됩니다. 어려서 마음껏 놀면 공부도 잘하는 비결을 터득할 수 있습니다. 늙을 때까지 건강을 누릴 수 있습니다…. PC, TV가 아닌, 손발을 놀리며 놀아야 합니다."


전북 변산의 생태공동체(변산공동체) 설립자로 잘 알려진 윤구병(67) 선생이 14일 오후 인천 서구도서관을 찾아 '가난하지만 행복하게'란 주제로 인문학강좌를 열었다. 이날 도서관 지하 강의실에는 주민들이 60여 좌석을 가득 메웠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뿌리깊은 나무' 초대 편집장을 맡았으며, 15년간 충북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홀연 지역 공동체 운동에 뛰어든 윤구병 선생. 현재 파주 보리출판사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인천(계양점)과 서울에서 친환경 유기농 밥집인 '문턱 없는 밥집'과 재활용품점 '기분 좋은 가게' 등을 열어 시민들에게 친숙하다.

어린이책 기획자로도 활동하며 월간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를 출간하는 윤 선생은 이날 강좌에서 "생명의 본질은 자율성"이라고 강조하며, 꼴머슴을 다녀야 할 정도로 찢어지게 가난했으나 부모 간섭없이, 학교 생활에 얽메이지 않고(몇 년간 학교도 나가지 않으며) 마음껏 뛰놀았던 시골에서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풀어놓았다.

결론은 아이들의 교육은 '머리 굴림'보다 '손과 발 놀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그것이 가장 훌륭한 교육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그는 조기교육 등으로 생명력을 잃어버린 도시의 교육시스템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아이들을 교실에 가둬놓거나 책상 앞에 발을 묶어놓는, 감옥 같은 교육체제에서 빨리 풀어줘 건강하게 자라게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부모들이 먼저 각성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손발이 우선이고, 머리는 나중입니다. 손발을 놀려야 에너지가 머리로 올라가 제대로 머리를 쓸 수 있습니다. 머리만 가지고는 하루에 열 두시간 공부해도 대학 못 갑니다."

그는 하루 3시간 씩 집중해서 가르치는 변산공동체(부모와 교사가 함께하는 교육공동체이기도 하다)의 성공 사례를 들었다. 아이들이 현재 즐겁게 몸을 놀리도록 해야 하며, 그래서 아이들이 이를 통해 지금 행복해야 한다. 그것이 아니고 미래에 다가올 행복을 기다리는 것은 이미 행복이 아니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두 가지입니다. 제 힘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의 생활에 앞가림 할 수 있도록 길러주는 일, 그리고 함께 도와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다른 동물과 달리 사람은 이를 교육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나머지는 곁가지입니다. 자신이 못 이룬 꿈, 욕심을 자식에게 옮겨놓으려 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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