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교육의 희망을 길어 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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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교육의 희망을 길어 올려야 한다'
  • 이병기
  • 승인 2010.01.1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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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인천시 교육감

지난 11월3일 인천지역 원로들이 제안하는 '인천교육희망 일파만파 운동' 기자회견이 시청 브리핑실에서 열렸다. 출처: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2006년 말 개정된 지방자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올해 6.2 전국동시 지방선거와 함께 치르는 16개 시·도 교육감 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의 직접 선거로 올 6월까지 임기인 새 교육감이 선출됐지만 주민직선제로 일제히 교육감을 뽑는 것은 처음이다.

   임명제에서 간접선거로 바뀌고, 다시 주민의 손으로 뽑는 직선제가 실현된다는 점에서 이번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교육감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열기는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학력신장과 수월성 교육을 기치로 내건 보수진영과 반(反) 경쟁교육과 평준화 교육에 중점을 둔 진보진영 간 팽팽한 대결이 이번 교육감 선거의 분수령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인천에서는 나근형(70) 전 교육감이 3선 도전 의사를 밝힌 가운데 4명의 교육위원이 뜻을 두고 각종 행사를 찾아다니며 얼굴 알리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나 전 교육감은 두 차례 연속 교육감에 당선된 뒤 지난해 7월 임기를 마쳤다. 다른 예비후보보다 인지도가 높고 지역 교육계를 잘 안다는 것이 장점이다. 반면 고령이라는 약점과 임기 중 인천의 학력이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꼴찌를 면치 못한 점 등을 극복하는 게 관건이다.

   교육위원 가운데는 김실(68), 류병태(65), 이청연(55), 조병옥(64) 위원이 거론된다.

   재선인 김 위원은 나 전 교육감과 두 차례 맞붙어 모두 고배를 마셨다. 고교 교사와 교장 등 다양한 경력과 모교인 제물포고 동문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서부교육장을 지낸 류 위원은 초등학교에서 오랜 교직생활을 했고, 서부와 계양 지역에서 비교적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창기 전교조 출신인 이 위원은 '인천의 강남'이라 불리는 연수와 남동 지역 교육위원 선거에서 1등으로 당선된 바 있다. 참신성을 내세우는 이 위원은 야권과 젊은이들의 지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인천교원단체연합회장 출신인 조 위원은 중등교사와 교장을 거쳐 지역 기반이 괜찮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들 5명의 예비 주자 외에 권진수(58) 현 시교육감 권한대행도 출마 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인교대(옛 인천교대) 출신으로 경기도에서 초등교사를 잠시 하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교육 관료의 길을 걸어왔다.


   교육희망 '일파만파' 운동은 또다른 변수    

인천교육희망 참가자들은 지난 11월19일 '지역연석회의'를 열고 인천의 교육을 논의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출처: 인천연대

  하지만 인천에서는 교육감 직선제를 맞아 시민사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인천지역 원로 13명은 지난해 11월3일 '2009 인천교육희망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일파만파' 운동 제안을 시민사회와 각 정당에게 전달한 바 있다.

  기자회견 선언문에 따르면 "지방교육자치가 실시된 지 20여년이 지났으나 전국적으로 획일화한 무한 경쟁, 입시 중심 교육은 각 지방의 고유한 특성마저 사라지게 만들었다"며 "인천만의 교육이라고 자랑할 수 있는 내용이나 제도를 마련하기보다는 중앙 정부를 따라하거나 눈치보기에 급급한 게 그동안의 교육자치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시민의 살림살이는 어렵기만 한데 전국 최고인 교육비 부담률은 갈수록 높아지니 삶의 질은 자꾸 떨어지고 있다"며 "부모의 재력이 학생의 학력을 좌우하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을 하루 빨리 바꾸기 위해 우리는 국가와 자치단체 공교육에 무한 책임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원로들은 "물이 모여 파도로 일어서고, 큰 바다를 건너듯이 교육 희망의 새 길을 열어 가기 위해 우리 모두 파도가 될 것을 제안한다"며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뜻 있는 인사가 함께 모여 2010년 교육자치 선거를 계기로 인천 교육의 희망과 미래를 논의하는 '일파만파 운동'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정당이 함께하는 지역연석회의 열려

  이어 11월19일에는 '일파만파' 운동 제안자들과 뜻을 함께하는 시민들이 모인 '인천 제 정당·시민사회단체 지역연석회의'가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사무실에서 열렸다.

  장금석 인천연대 사무처장은 "지역에서 모아지는 교육 문제들을 발굴·개선하고 활동가들의 지식 공유와 합의된 진단을 찾아보기 위해 마련됐다"며 "교육의 대안인 교육감 문제를 얘기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연석회의는 처음인 만큼 참석자들의 의견을 모으지는 못했지만, 인천의 교육문제가 심각하다는 인식은 공유했다. 나아가 교육감의 가치와 정책을 모색하는 논의도 다음 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장 사무처장은 "많은 시민사회 단체들이 '일파만파' 운동의 취지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체제는 아직 정비되지 않았다"며 "교육 운동 성공을 위해 주변 사람들과 함께하거나 지역 교육 의제를 찾기 위한 토론회 개최 등 추가적인 구체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파만파' 운동의 정책 방향은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의 행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목고와 외고 폐지, 일제고사 반대, 학교 무상급식 등 사회적으로 이미 쟁점이 된 사안들을 바탕으로 인천만의 특수성을 고려해 정책을 수립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일파만파', 실제 교육이야기를 할 사람 별로 없어 우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실질적으로 교육에 참여하는 활동가가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일파만파' 운동에 주축인 지역 원로들이 시민사회 활동가들이거나 연배가 있는 대학 교수 출신이어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교육 활동가는 "제안자들의 면면을 보면 실제 교육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전교조나 참교육학부모회, 인천교육희망네트워크 등 평소 교육 문제를 고민해 본 사람들이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파만파' 운동 관계자는 "전교조는 교육공무원법 등 선거와 맞물려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라며 "아직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연석회의 당시도 참교육학부모회나 전교조 등에서 참여해 함께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천의 교육과 관련된 시민사회 단체들이 있지만, 지역에서의 활동은 크지 않은 편"이라며 "하지만 논의 과정에서는 서로 의견을 듣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파만파' 운동본부는 지역의 교육 현안 토론회 개최에 이어 가급적 2월 안에 후보를 선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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