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개발 사업지구 사건사고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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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개발 사업지구 사건사고 잇달아
  • 이병기 객원기자
  • 승인 2013.02.0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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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원시티-도화개발구역 주민피해 방치 공기관에 원성
"저는 인천 시민이예요. 여기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인천인데 누구한테 하소연을 해야 합니까? 공기관에서 진행하는 개발사업장에서 인부한테 폭행을 당했어요. 업체의 안전교육이나 관리 감독은 시행사의 의무 아닌가요? 사람 취급도 안합니다. 인천시는 LH로 떠넘기고, LH는 나몰라라 해요. 여기가 다른 나라입니까?" - 가정동 주민 김모씨(여, 39)
 
쓰러진 사진.jpg
지난 30일 가정동 루원시티 도시개발사업지구의 한 작업장에서
인부와 물리적 마찰을 빚고 김씨가 쓰러지자 현장 관계자들이 부축해 일으키고 있다.
 
인천지역 공영개발 사업지구에서 시민들이 다치는 사건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시행사인 공기관들의 안일한 대처가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공사장 인부가 작업장의 안전을 요구하던 지역주민의 멱살을 잡아 밀치는가 하면, 작업중이던 포크레인이 지나가던 노인을 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 겨울에는 한 개발지구에서 인부가 시민단체 회원을 폭행해 벌금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가정동 루원시티 도시개발사업지구, 인부가 여성 폭행-LH·인천시 '나몰라라'
 
지난 30일 서구 가정동 루원시티 도시개발지역에서 실거주민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모씨는 안전망이 무너진 상태에서 철거를 하고 있다는 지역 민원을 듣고 현장으로 나갔다.
 
김씨는 "현장에 도착하니 책임자가 없는 상태에서 작업자들이 주민들한테 욕을 하고 칠십이 넘은 노인한테 삿대질을 하고 있었다"면서 "철거할때 원칙을 지키면서 해야지 교육도 실시하지 않았냐고 인부들에게 물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자 한 사람이 멱살을 잡으면서 손가락으로 기도를 눌렀다"면서 "호흡이 곤란한 상태까지 달했는데 나를 바닥에 던졌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순간적으로 기억을 잃었던 김씨는 주변 사람들이 물을 뿌려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이후 현장소장과 관리자가 도착하면서 사태는 일단락 됐지만, 외상과 정신적 충격을 받은 김씨는 그날 바로 인근 병원에 입원한 상태.
 
7일 병원에서 만난 김씨는 목과 왼 팔목에 깁스를 하고 있었으며 척추와 손의 부상으로 3주 진단을 받았다. 그는 당시 일을 회상하면서 손을 심하게 떠는 등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다가 결국 울면서 고함을 치는 등 인터뷰를 진행할 수 없을 만큼의 정신적 공황상태를 보였다.
 
김씨의 사건이 발생했던 현장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주민들이)사고로 만들고 있다"면서 "우리가 도착한 후 인부와 김씨를 화해시켰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평상시와 똑같이 보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1년 이상 이곳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데 당연히 주민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서 "다만 합의금을 터무니 없이 요구해 난처한 입장"이라고 답했다.
 
가정동 루원시티 도시개발사업지구는 인천시와 LH가 공동시행사로 주 업무는 LH에서 담당하고 있다.
 
LH 인천지역본부 관계자는 "양쪽의 말이 너무 틀린 상황"이라며 "김씨가 고소나 고발을 해서 법적으로 잘못이 밝혀지게 되면 시공사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화 도시개발사업지구, 포크레인으로 주민 부상-시민 폭행으로 벌금형 선고
 
도화 도시개발사업지구 내 거주하던 박모(63) 할머니는 지난 1일 작업중이던 포크레인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박 할머니는 토지 변상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집 주변의 철거작업이 한창임에도 아직까지 이사를 가지 못하고 있던 상황.
 
주변의 철거 작업으로 집이 무너질 정도로 진동이 느껴지자 박 할머니는 공사를 하고 있던 인부에게 찾아가 조치를 취해달라고 건의했다.
 
박 할머니는 돌아오던 도중 작업중이던 기사의 부주의로 포크레인 조종석에 부딪치게 됐다.
 
그는 "소리를 지르자 운전수가 나왔지만 미안하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면서 "카메라를 보면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라고 했다.
 
지역의 한 업체 관계자는 "포크레인이 작업하는 현장에서 안전요원도 배치하지 않고 일반인이 자유롭게 출입하게 둔 것은 안전관리상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현장 관리 감독이 재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박 할머니는 타박상으로 2주의 진단을 받아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박 할머니의 사고가 벌어진 인근에서 인부와 시민단체 회원의 마찰로 작업자가 벌금행에 처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시민단체 회원들은 안전망이 설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지역주민들의 민원을 듣고 현장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단체 회원인 A씨(43)는 제지하려는 현장 관계자들과 몸싸움이 벌어졌고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
 
A씨를 막았던 현장 작업자는 인천지방검찰청으로부터 폭행치상으로 벌금 50만원의 처벌을 받았다.
 
A씨는 "공영개발 사업장의 관리 감독 의무가 있는 공기관이 현장 점검을 재대로 하지 않아 불상사들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책임을 미루거나 방치하는 것은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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