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운마임을 보려면 인천에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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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운마임을 보려면 인천에 가야 한다!"
  • 김영숙 기자
  • 승인 2013.03.07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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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체 소극장 박상숙 대표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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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이 현재 100석 정도다. 의자를 치우면 120석 정도인데 좀 아쉽다. 객석이 조금만 더 많았어도 전국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행사할 때는 고정비가 있다. 배우, 기술스텝, 예술스텝 등 한 번 작품을 공연하면 2천만원에서 3천만원 든다. 소극장에서 그 정도 나오려면 한 달 내내 해도 건지기 힘들다.” 돌체 소극장 대표 박상숙 씨는 극장이 좀더 컸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도 돌체에서 공연하는 스케줄을 기다렸다가 찾아오는 사람들이 고맙다고 전했다.

3월 19일부터 29일까지 국제교류 <봄날에 만나자 그리고 날자!>를 공연한다. 오후 4시30분과 7시30분에 공연하는데, 4시30분 것은 객석 기부의 일환으로 사흘 동안 무료다. 몇 년째 나눔기부를 하니까 공연티켓을 갖다달라고 부탁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박 대표는 “공연을 보는 아이들이 자라면 틀림없이 지금보다는 달라질 것이다”라면서 “중구 경동에서 이곳 문학동으로 이사오면서 고민이 많았다. 저쪽 돌체처럼 아성이 이어져 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기에 소속됐던 단원들이 다른 곳에 가서도 잘해나가고 있는 것이 보람차다”고 말했다.

1979년부터 소극장 돌체를 이끌어오고 있는 박 대표는 예전 중구 경동에 있던 시절을 되짚어주었다.
“1979년에는 소극장으로 바꾸고 싶었다. 최규호 씨가 밤새 만들고, 청계천에서 조명기구 사다 공연장을 만들었다. 당시에는 인천에 연극인이 많았다. 지식인들이 모여 담론하는 장소로도 썼다. 1983년에 최규호 씨가 제대한 지 닷새 만에 재인수했고, 1983년 7월에 개관했다. 당시에는 분장실이 없어서 피아노 뒤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엊그제 일 같은데 세월이 많이 흘렀다.”
그는 또 “당시에 인도공연을 갔다왔는데 극장이 말이 아니었다. 객석지붕이 떨어지고 건물 뒤가 밀려나고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 그때 누군가가 쥐들이 떼지어 나가면 떠나라고 하더라. 하지만 그곳은 관객에게 힘을 받고, 배우들이 공연하면서 있던 곳이라 안타까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외부로 공연장을 찾아다녔다. 공연장은 무엇보다 조명 등을 설치해야 해서 높이가 중요했다. 쓰던 공연장은 얼음공장이어서 천장이 높았다. 그런 곳을 찾기 힘들었다”며 이사갈 공연장을 찾지 못해 애먹던 시절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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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한 공연장을 찾지 못해 난감해하고 있을 때, 시민단체들이 같이 고민해줘서 무척 고마웠다고 했다. 하지만 한 민간인으로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방음이나 조명은 한 번 설치하면 금방 허름해지는 거라 고민했다. 끙끙 앓고 있는데 알고 지내던 국회의원이 힘이 됐다. 그는 “공연 한 번 보면 샤워한 것처럼 좋다”고 말할 정도로 공연을 매우 좋아하던 사람이었다. 더욱이 다행스러운 일은 당시 남구청장이 흔쾌히 남구로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박 대표는 무엇보다 콘텐츠 개발이 가장 중요하다고 콕 집어 말했다. “요즘은 우리가 변해야 하는 지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감도 생긴다. 무엇보다 콘텐츠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한다. 그래서 ‘시민참여 프로젝트’와 ‘오피니언 프로젝트’를 생각했다. ‘시민참여 프로젝트’는 올해로 6기째인데 잘 된다. 일반시민이 1년에 한 번 배우가 돼보는 건데, 사람들은 그동안 표출하고 싶은 연기를 해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기성배우와는 달리 생업이 있는 사람들이다. 10월말 정도에 광고가 나가는데, 주로 CMS 회원들이 중심이 된다. 이것 때문에 회원 가입하는 사람도 있다. 20대에서 60대까지 연극에 대한 관심이 많다. 20대는 여기서 열심히 해서 서울에 가서 오디션도 보고 배우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오피니언 프로젝트’는 어렵게 그 자리에 간 사람들이 공연장에 오기까지는 힘들다. 그들은 스스로 안 맞는다고 생각하거나, 감히 내가 할 수 있나, 아니면 딴따라라고 무시했다가 접하게 된다. 특히 CEO들은 목소리를 정당하게 내야 하는 게 중요하다. 그들은 외롭기도 해서 골프 등산 회식으로 허전함을 채우다 이곳에서 체험하면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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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처음에 대본 외우는 게 어려울 줄 알았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박 대표는 시민들은 모여지는 팀의 에너지를 갖게 되어 즐거운 거라고 진단한다. 연습하면서 스스로 몸 상태를 체크하고, 소리가 어디까지 나가는지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연극은 마라톤과 같다.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을 공연하려면 급경사 달리듯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 마라토너가 골인지점까지 가는데 얼마나 힘들겠나. <혼자 사는 女子>는 이반 멜젤 원작을 각색했는데 호응이 좋다. 요즘은 오신 분들을 보고 희곡을 선택한다.

이 좋은 공간을 손익분기가 안 나온다고 해서 그냥 둘 순 없다. 첫 번째로 홍보가 중요하다. ‘오피니언 리더 연기 아카데미’라고 일컬어지는 프로그램을 다른 기관과 함께 준비하는 것이다. 나눔은 공짜로 보는 게 아니라 사회 여러 기관과 제휴를 맺어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산업인력관리공단과 19일 MOU제휴를 맺을 것이다. 국가검정 등등 수험표만 가지면 공연을 볼 수 있게 할 것이다.
 
 
“무엇보다 공연장에서는 회원이 살아야 한다. CMS회원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돌체에 와서 공연을 몇 보거나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잘 될 것이다. 회원 자녀들에게는 방학특강도 한다. 회원이 1500명 정도 되면 외국 교류 팀과 제휴해서 견학도 가게 할 계획이다. 공연을 보고 활동까지 이뤄지면 좋겠다.” 박 대표는 다음 주에 공연하는 국제교류를 기다려주는 관객들이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품앗이 형태로 서로 주고받는 민간교류가 이제 자리를 잡은 지 한참 되었다고 했다. “우리는 외국 여러 나라와 교류한 지 18년째다. 품앗이 형태로 오가는 민간교류다. 그들에게 밥해주고 비행기표까지만 해결해준다. 공연료가 없어도 30여개국에서 달려온다. 국제교류 3년째인데 기다리는 사람도 많다. 지금은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다. 하지만 정말 이상하게도 할 일이 많이 떠오른다. 할 일이 무척 많다. 홈페이지로는 홍보가 부족하고, 좋은 콘텐츠만이 승부할 수 있다.

공연 준비로 바쁜 박 대표가 마무리지으면서 말했다. “이제는 클라운마임을 보려면 인천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나름의 문화는 대등하게 같이 가는 작업이다. 문화가 올바르게 형성돼야 사람들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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