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525,600시간 인터뷰'展 2차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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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525,600시간 인터뷰'展 2차 전시
  • 송정로 기자
  • 승인 2013.08.15 0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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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추가... 14일부터 아트플랫폼과 트라이볼에서

A동 전경(노기훈의 백령도 둘레길).JPG


인천아트플랫폼은 제3회 인천평화미술프로젝트 <백령도-525,600시간과의 인터뷰>展 2차 전시를 1차 백령도 전시장에 전시가 어려웠던 작품 등을 추가해 8월14일부터 10월6일까지 중구 해안동 인천아트플랫폼과 송도국제도시 트라이볼에서 동시에 진행한다. 1차 백령도 전시는 7월 27일~ 8월 7일간 진행됐다.

백령도의 전시는 심청각, 대피소 4곳, 백령평화예술레지던시, 백령성당과 백령병원을 비롯하여 섬 곳곳의 야외공간을 활용하여 진행함으로써 정전 60년의 의미를 부각시키고 백령도를 평화와 예술의 섬으로 변모시켰다.

2차 인천 전시는 현장프로젝트로 진행된 백령도 현지 전시장에서 전시하기 어려웠던 작품들을 추가하고, 백령도 현지 프로젝트와 런던에서 보였던 전시를 아카이브화한 작품들을 포함하여 인천아트플랫폼과 트라이볼에서 이뤄진다.

참여 작가는 문학과 비평분야를 포함하여 총 66명이며, 전시된 작품 수는 114점에 이른다. 출품작들은 회화, 조각, 영상, 멀티미디어 설치, 아카이브 형 작품, 다큐멘테이션, 퍼포먼스 공연 등 예술 전 장르를 아우르고 있다. 문학가와 비평가들의 원고가 더해지면 실질적인 참여 작품 수는 더 늘어나게 된다.

인천아트플랫폼의 메인 전시장인 B동에는 72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휴가철 휴게소로 탈바꿈한 군부대 초소가 관람객을 맞이하고, 메인 공간의 전면에는 김기라의 영상작품 ‘수취인 불명-북으로 보내는 편지’가 상영된다. 함경아가 북에 디자인을 보내 북쪽 사람들에게 수를 놓도록 한 대형 자수 작품도 눈에 띄고, 오원배, 이종구, 이인, 서용선의 회화 작품이 전시에 무게감을 더하며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 준다. 김주호의 조각과 드로잉 작품 역시 평화를 유쾌하게 염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B동 전시장 2층으로 올라가면, 정지현 작가의 사진 작품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백령도 풍광을 담은 이 사진 작품은 독특한 기법을 사용하여 백령도를 분쟁지역이 아닌 모던한 장소로 보이게 한다. 최성록 작가는 독특한 기법과 직접 제작한 도구를 사용하여 세 개의 영상이 몽환적으로 투사되는 설치 작품을 전시하여, 천안함 사건과 천안함에서 마지막으로 보냈을 법한 신호들을 시각화한 서정적인 애니메이션 영상을 보여준다. 최병국, 도지성, 김현철은 백령도의 두무진 등 주요 명소를 그렸는데, 같은 소재를 각자의 표현 방식으로 다르게 그린 것을 비교하는 것도 전시의 흥미를 더한다.

A동으로 가면 텐트가 포함된 설치 작품이 가장 눈에 띈다. 노기훈 작가의 작품으로, 작가는 근 한 달 동안 백령도 전역의 해안 둘레를 직접 걸어 다니며 한 컷 한 컷 찍은 백령도 사진들을 작게 이어 붙여 백령도 둘레 풍경 전체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사진이 작게 프린트 되어 자세히 살펴야 한다. 작가가 백령도 전역을 걸으면서 답사 때 사용한 캠핑 도구들은 백령도 여정의 담긴 노력과 열정을 보여주는 듯 하다. 이이남 작가는 만화-병풍이라는 5폭 짜리 전자 병풍을 출품했다. 평화로운 산수화 이미지에 폭격기와 포탄이 날아든다. 유명 만화 주인공들도 등장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들의 값비싼 작품들도 지나가면서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의 불안정함을 화려한 영상으로 드러내었다.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줄리앙 쿠아네는 가로세로 각각 5m에 이르는 벽에 가상의 섬 지형을 창조해 내었다. 대한민국과 북한의 섬 지도 이미지들을 현대의 지도부터 고지도까지 수집하고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지형을 창출하는 작업이다. 그의 작품에서 북한과 남한이 만나고, 과거와 현재가 조우한다. 이 외에 백령도에서 해병대와 함께 유치원 벽에 공공미술작품을 남긴 이수영 작가의 퍼포먼스 영상 등을 A동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인천아트플랫폼은 그 동안 어린이 공방으로 활용하던 G1 공간을 이번 전시를 계기로 시민 갤러리로 재조성하였다. 이 공간에는 특별히 백령도와 관련이 있는 작품들을 배치했다. 김순임의 ‘어디서 굴러먹던 돌멩이’는 백령도의 주요 관광코스를 따라가며 하나하나 주워온 백령도 돌멩이를 사진과 함께 작품으로 구성한 것이다. 박충의와 신태수가 2011년과 2012년에 백령도에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제작한 작품들은 평화미술프로젝트의 역사, 백령도에서 예술가들이 기울인 노력들을 증언하고 있다.

아트플랫폼 야외 공간과 뜻밖의 장소들에서도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 홍보물인 듯한 현수막에 쓰인 글들은 스위트포테이토 팀의 이지수 작가가 백령도와 관련된 소설에서 따온 문구들이다. 같은 팀의 김주은 작가는 일반 포장 박스를 이용해 A동 건물에 대피소 표시를 달았다. 단순한 개입 방식으로 공간의 성격이 일순 변모한다. 남북이 상호 비방을 멈추고 철거된 대북방송용 대형 스피커를 활용해 제작한 차기율 작가의 ‘레인보우 브릿지’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번 전시는 아트플랫폼 공간에만 국한되지 않고 송도의 독특한 건물 트라이볼까지 확대된다. 건물의 특성을 잘 살리는 미디어 작품과 설치 작품이 배치되었다. 특히 김태은 작가는 백령도 주민들의 인터뷰를 영상 설치 작품으로 제작하여 전시 제목과 가장 어울리는 작품을 출품하였다. 영상이 스피커가 매립된 나무 박스에 투사되는 방식이다. 백령도에서는 물리적인 한계로 전시하지 못했던 윤석남의 작품은 대신 런던에서 관람객을 먼저 만나고 인천으로 왔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영국병사 500명을 기리고자 나무를 일일이 깎고 얼굴을 그려 넣어 제작한 작은 목상 500개가 트라이볼에 전시된다.

인천아트플랫폼은 2011년부터 추진해 올 해 세 돌을 맞은 인천평화미술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키워나가 인천을 대표하는 의미 있는 행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올 해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는 등 국내적인 관심을 많이 받았다면, 내년부터는 국제적인 규모로 성장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에 더욱 내실을 기하고, 평화미술프로젝트를 통해 인천이 명실상부한 평화예술의 도시로 안착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방침이다.


B동 전시장 전경(왼쪽부터 서용선 2점, 이종구, 오원배 작품).JPG

B동 전시장 앞 차기율 작가의 레인보우 브릿지.jpg

B동 전시장 입구 군대초소.jpg

B동 전시장 계단 구석.jpg

B동 전시장 전경.jpg

20130814_101538.jpg

■ 참여작가(가나다순, 총66명)

▶ 시각예술 분야 (60명) :

고제민, 고찬규, 공성훈, 김기라, 김보섭, 김보중, 김수미, 김순임, 김주호, 김태원, 김태은, 김현철, 김호준, 노기훈, 도지성, 류성환, 리 경, 리금홍, 박승진, 박우철, 박은하, 박인우, 박충의, 백인태, 서용선, 신재돈, 스위트 포테이토(김주은, 박지민, 안소현, 우현주, 이지수), 신태수, 엠마벨, 오원배, 윤석남, 이 인, 이병찬, 이수영, 이이남, 이종구, 이주리, 이주연, 이혜인, 임일택, 장종완, 정기훈, 정지현, 조나윕, 줄리앙 쿠아네, 차기율, 차지량, 최미연, 최병국, 최성록, 최 영, 최정숙, 파리스 레가키스, 함경아, 홍선웅, 호르헤 카비에세스

▶ 문학 및 비평 분야(6) : 도종환, 김창수, 이인범, 최원식, 호인수, 이현식

▶ 전시기간

- 1차 백령도 : 2013.07.27.(토) ~ 2013.08.07.(수)

- 2차 인 천

· 인천아트플랫폼 : 2013.08.14.(수) ~ 2013.10.06.(일) (관람시간 10:00~18:00, 금토 10:00~20:00/월요일 휴관)

· 트라이볼 : 2013.08.14.(수) ~ 2013.09.29.(일) (관람시간 14:00~17:00, 금토 13:00~18:00/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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