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를 지켜온 맛, 그리고 세월, 이야기
상태바
반세기를 지켜온 맛, 그리고 세월, 이야기
  • 김현규 대학생기자단
  • 승인 2013.08.20 01:08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맛집을 찾아](2) 중구 중앙동 중앙옥 설렁탕
SNV30504.jpg
(중앙옥 입구①)
인천에는 강산이 5번이 바뀌는 세월을 지나온 설렁탕집이 있다.
바로 중구 중앙동에 위치한 중앙옥이다. 사실, 인천에 문을 연 지는 32년여이다. 하지만 지금 중앙옥의 사장인 이정자 씨의 부모가 진해에서부터 운영해온 기간을 합치면 50년에 가까운 세월이 된다.
 
2.JPG

(중앙옥 입구②)
 
3.jpg
 
(현재 중앙옥을 운영하는 사장 이정자씨-우측-와 아들 김현진씨-좌측-)  
 
 이곳에는 맛과 이야기, 그리고 추억이 있다. 그리고 그 3가지 뒤에는 한결 같음이 있다.
이정자 씨와 아들 김현진 씨가 중앙옥을 운영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항상 똑같은 맛을 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음식 재료도 직접 장을 봐서 준비한다. 훌륭한 맛은 신선하고 좋은 재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고기는 십정동에서, 채소는 구월동에 있는 농산물 시장에서 가져온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재료는 무엇보다 주재료인 고기다. 물론 여느 식당들처럼 중앙옥도 수입산 고기를 사용한다. 하지만 그 이유가 단가 때문인 것이 아니다. 주 부위인 양지는 최고급 한우가 아닌 이상 수입산 양지가 맛이 더 좋기 때문이다.
 즉 중앙옥에서는 손님들에게 더 좋은 맛을 선사하기 위해 재료를 선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좋은 재료만을 고집하는 정직함과 깐깐함이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앙옥의 비결인 것이다.
 
 오래된 곳인 만큼, 중앙옥은 손님들의 인생과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정자 씨는 이런저런 손님들을 보며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고 했다. 오래 전에 발길을 끊었던 손님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면 먼 친척을 만난 것처럼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 젊어서 잘 하던 술을 나이가 들어 이기지 못해 힘들어 하는 손님을 보면 가슴 한 쪽에 짠한 마음이 든다고. 요즘은 인터넷을 보고 중앙옥을 찾는 손님들도 부쩍 늘었단다. ‘인증샷’이라며 음식을 먹기 전에 사진을 찍는 젊은 손님도 종종 있다는 것이다.
 
   중앙옥 설렁탕에는 특별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설렁탕을 주문하면 찬들과 함께 날달걀이 제공되어 날달걀을 설렁탕에 풀어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손님들 10명중 7명은 날달걀을 풀어먹는 걸 선호한다. 느끼할 것 같지만 오히려 더 부드러워지고, 고소해지는 설렁탕의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시대를 반영한 맛이라 할 수 있다. 식당이 처음 문을 열었던 당시, 정부는 밀가루 정책을 시행 중이었다. 이로 인해 식당에서는 밥을 판매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중앙옥에서는 밥의 부재로 인한 허함을 채워주기 위해서 날달걀이 제공 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4.jpg

(중앙옥의 설렁탕 한 상 차림)
 
5.jpg

(설렁탕에 날달걀을 풀어 넣은 모습)
 
중앙옥은 단순히 미각을 자극하는 맛만 있는 곳이 아니다. 그곳에는 이야기와 추억도 있다. 요즘 성행하는 레스토랑들처럼 세련되지는 않지만 세월이 주는 편안함과 따뜻함이 있는 곳이다. 중앙옥, 그곳에서 앞으로도 이어질 맛과 이야기를 기대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하나 2013-08-21 12:42:32
설렁탕에날달걀을 풀어먹는건 처음봤는데요? 꼭 한번가봐야겠어요ㅎ좋은정보감사합니다^^

김민규 2013-08-21 12:40:00
어렸을때 많이 가봤는데 아직도 있네요ㅋ

이현웅 2013-08-21 12:11:42
우와ㅋㅋㅋ인천에 이런곳이 있구나ㅋㅋㅋㅋ 가봐야지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