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같은 마음, 7년 전 가격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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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같은 마음, 7년 전 가격 그대로
  • 박경아 대학생기자단
  • 승인 2013.10.07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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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을 찾아서] 신기남부 종합시장 '은혜분식'
임금 빼고 모든 것이 오른다는 요즘. 저렴한 음식의 대명사인 분식이지만 요즘은 분식집만 가도 가격이 걱정된다. 분식의 대표 격인 떡볶이가 1인분에 2000~3000원이 기본이 되었다. 초등학교 하교 후 분식집으로 향해 천원으로 배부르게 먹었던 기억은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신기남부 종합시장에 위치한 은혜분식은 7년 전 가격 그대로, 개업 후 100원의 가격인상도 없이 배고픈 주민들과 주변학교 학생들의 허기를 채워주고 있다. 
이름을 빛내주는 제대로 된 간판도 없지만 사람들의 입소문이 돌고 돌아 항상 손님으로 붐빈다. 요즘 유행하는 프랜차이저 분식집 같은 세련됨과 깔끔함은 부족하지만, 은혜분식 만의 착한가격과 주인아주머니의 엄마 같은 마음이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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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분식의 메뉴판. 저렴한 가격이 인상적이다
 
 
 참으로 향수를 일으키는 가격이다. 단품메뉴의 가격 뿐 아니라 세트메뉴의 가격도 상당히 저렴하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맛이 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프랜차이저 분식집보다 음식속이 꽉 차있고, 재료를 아끼지 않아 굉장히 분식답게 맛있다. 게다가 시장에 자리한 분식이라 그런지 몰라도 요즘엔 찾아볼 수 없는 ‘외상문화’가 이곳엔 있다. 
“나 돈을 안 가져와서 그런데 토요일 날 줄게.” “맘대로 하쇼” 수년간 장사를 해오며 쌓아간 서로간의 믿음이 바탕이 되기에 이런 말들이 오고갈 수 있는 것이다. 은혜분식의 저렴한 가격의 비밀은 아주머니의 부지런함이다. 주인아주머니는 직접 새벽시장에 나가 재료를 구입하여 분식의 단가를 낮춘다. 배고픈 손님들을 위해 아주머니는 그렇게 새벽잠을 깨워 왔다. 너도나도 가격을 올리는 요즘과 같은 추세에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냐는 질문엔 “돈 1000원이 없어서 김밥 한 줄도 못 먹는 사람이 허다한데 가격을 올릴 순 없다. 싸게 팔아도 장사가 잘 되니 문제없다.” 라며 자신의 이익보다는 손님들의 주머니 사정을 걱정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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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혜분식의 C세트 2개, 6000원에 두 명이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은혜분식은 신기시장에서 널리 알려진 이름이지만 정작 제대로 된 간판하나조차 없다. 가게 수리를 하면서 간판을 떼어 냈는데, 다시 간판을 맞추려면 30만 원가량의 돈이 필요했다. 하지만 새로 간판을 맞출 여유가 없었던 은혜분식은 결국 간판을 달지 않았다. 그래도 시장 주변 주민들과 학생들에게 입소문이 나 아직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간판은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은혜분식이라며 아주머니는 한껏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돌이 갓 지난 어린아이부터 80세 노인까지 다양하고 다채로운 사람들이 이곳 은혜분식을 찾는다. 단순한 음식 장사가 아닌 손님들의 행복과 기쁨을 위해 장사를 한다는 은혜분식. 입도 마음도 즐거워지는 따뜻한 분식집이다. 
은혜분식은 인천시 남구 주안7동 1313-16 신기시장 신한은행 방면 상단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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