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황순원의 소나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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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황순원의 소나기마을
  • 이창희 시민기자
  • 승인 2013.10.2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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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무구한 소년 소녀의 사랑이야기, 너무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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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에 발표한 황순원의 단편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황순원의 「소나기」는 중학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유의상 번역으로 같은 해 영국 《인카운터(Encounter)》지의 단편 콩쿠르에 입상해 게재됐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사랑의 순수함을 강조하거나 비극적인 결말에 애석함을 드러내지 않는다.

영화는 아름다운 시골을 배경으로 천진무구한 소년소녀의 연정과 이성에 눈뜨는 과정을 서정적 분위기로 수준 높게 그리고 있다. 기본적인 스토리 전개는 원작과 거의 같으나 원작과 결정적으로 달라지는 지점은 감독이 소녀에게 부여한 에로틱한 이미지를 들 수 있다. 그리고 가장 경탄을 자아내는 것은 영화 속에 재현된 자연의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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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 영화는 “걸작 단편의 후광을 뛰어넘어 한국적 영상미학을 서정적으로 담아냈다.”(평론가 김종원)는 평을 들었다. 개봉 당시 흥행 성적은 저조했으나 평단의 평가는 좋았고 이 영화를 관람한 당시 독일문화원장이 추천하여 제29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출품됐다.

이후 ‘소나기’는 EBS 한국영화 걸작선을 통해 수차례 소개되면서 최근에는 온라인상에서 동호회까지 결성되는 등 젊은 층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고 한국 고전영화의 재발견을 이끌어내는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충북 영동군 양산면 가곡리에서 촬영됐다. 이후 고영남은 ‘꽃신’(1978), ‘빙점 81’ 등 종전과는 다른 문학 성향의 장르를 개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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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소년(이영수)은 징검다리에 앉아 물장난을 하는 소녀(조윤숙)를 바라본다. 소녀는 세수를 하다 말고 물속에서 조약돌 하나를 집어 소년에게 던지고는 가을 햇살이 내비치는 갈밭 속으로 사라진다. 다음날 개울가로 가보았으나 소녀는 보이지 않는다. 그날부터 소년은 애틋한 그리움에 사로잡힌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과 소녀는 황금빛으로 물든 가을 들판에서 가을꽃을 꺾으며 놀다가 소나기를 만난다. 원두막에서 비를 피하고 돌아오는 길에 도랑에 물이 불어난 것을 보고 소년은 소녀를 업고 건넌다. 그 후 소녀는 한동안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가 다시 만났을 때 그날 소나기를 맞아 많이 앓았다는 사실과 아직도 앓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날 소녀는 아침에 땄다는 대추를 한 줌 주면서 곧 이사를 가게 된다고 말한다. 소녀가 이사 가기 전날 소년은 소녀에게 주려고 호두를 따가지고 개울가로 달려간다. 그러나 소녀는 또 보이지 않는다. 소년은 그날 밤, 자리에 누워 소녀에게 전해 주지 못한 호두를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마을에서 돌아온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윤 초시네 손녀가 죽었다고 전하는 말을 듣게 된다. 소년은 소리 없이 울음을 삼킨다.

1915년 3월 26일 평남 대동 출생. 숭실중학교, 와세다 제2고등학원을 거쳐 1939년 와세다대학 영문과를 졸업했다. 1931년에 시 '나의 꿈'을 『동광』에 발표한 후 시 창작을 계속하여 『방가』(1934), 『골동품』(1936) 등의 시집을 출간했다. 1937년부터 소설 창작을 시작하여 1940년에 『황순원 단편집』(후에 『늪』으로 개제)을 출간하였다.

 그 후 소설 창작에 주력하여 『목넘이 마을의 개』(1948), 『기러기』(1951), 『곡예사』(1952), 『학』(1956), 『잃어버린 사람들』(1958), 『너와 나만의 시간』(1964), 『탈』(1976) 등의 단편집과 '별과 같이 살다'(1950), '카인의 후예'(1954), '인간접목'(1957), '나무들 비탈에 서다'(1960), '일월'(1964), '움직이는 성'(1973), '신들의 주사위'(1982) 등의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1957년 예술원 회원이 되었다. 1980년부터 문학과지성사에서 『황순원전집』이 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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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아자유문학상, 예술원상, 3.1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간결하고 세련된 문체, 소설 미학의 전범을 보여주는 다양한 기법적 장치들, 소박하면서도 치열한 휴머니즘의 정신, 한국인의 전통적인 삶에 대한 애정 등을 고루 갖춘 황순원의 작품들은, 많은 논자들에 의하여, 한국 현대 소설의 가장 높은 봉우리에 위치한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그의 소설들이 예외 없이 보여주고 있는 서정적인 아름다움은 소설 문학이 추구할 수 있는 예술적 성과의 한 극치를 실현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소설 문학이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데 주력할 경우 자칫하면 역사적 차원에 대한 관심의 결여라는 문제점이 동반되기 쉬운 법이지만, 황순원의 문학은 이러한 위험도 잘 극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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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여러 장편소설들을 보면,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충실히 견지되는 가운데, 일제 강점기로부터 이른바 근대화가 제창되는 시기에까지 이르는 긴 기간 동안의 우리 정신사에 대한 적절한 조명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문예 사조의 관점에서 볼 때, 그의 문학 세계에서 주조음을 이루고 있는 것은 낭만주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황순원은 한번 작품이 발표된 후에도 기회만 있으면 끊임없이 손질을 거듭하는 장인적 집요함의 소유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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