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 제일의 풍경 운길산 '수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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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 제일의 풍경 운길산 '수종사'
  • 이창희
  • 승인 2013.12.09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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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최고 심한 각도의 자전거라이딩 업힐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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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종사에서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모습을 앞마당에서 가장 멋진 모습으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조선 전기를 대표하는 학자인 서거정이 남긴 수종사를 칭송하는 시조가 아니어도 사람의 마음을 빼앗는 아찔한 아름다움이 있음을 사찰을 찾는 그 누구라도 느낄 수 있다. 서거정선생님은 시조에 이 수종사를 “천하 제일의 풍경”이라고 평했다고 한다.
 
조선 초기에 세워진 사찰은 국왕이 사랑한 장소였다. 피부병을 고치기 위하여 금강산을 다녀오던 세조가 바위굴에서 떨어지는 청명한 종소리의 약수를 발견하고 ‘수종’이라 이름 지었다는 이곳의 전설은 세조가 심었다고 전해지는 은행나무 두 그루에 담겨, 당당하고 넉넉한 모습으로 사실감 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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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과 합류하는 북한강의 끝자락으로 위치하는 운길산(610m) 중턱에 자리 잡은 사찰은, 두물머리의 경관을 눈앞에 담아내는 경관과, 한 시간 가량 이어지는 짙은 숲의 산행길로 아름답다.
 
산을 지키는 작은 찻집이 자리하는 일주문을 지나, 단정한 사찰 입구에 다다르면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다는 약수가 산행에 지친 방문객의 목을 적시고,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선불장과 약사전, 응진전 등이 어울리는 경내에는 일명 ‘수종사 다보탑’으로 불리는 팔각오층석탑과 태종의 부인으로 출가한 정의옹주의 부도가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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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경관과 함께 수종사를 유명하게 만드는 곳이 ‘삼정헌’이라 불리는 경내 다실로 통유리로 시원하게 한강을 조망하며 맛 좋은 약수로 끊여내는 녹차의 맛은 감동적이다. 녹차의 가격은 무료로 자유롭게 담는 시주함에 마음을 담아 시주하듯 넣는 것이 좋겠다.
 
수종사로 오르는 길은 중앙선 운길산역에서 하차하여, 일주문 입구까지 가파른 포장길이 연결되지만 경사가 매우 급하고 폭이 좁아 위험하다. 운길산 입구에 주차하고 가벼운 산행을 즐기는 것이 편하다. 최근 개통된 지하철을 타고 팔당역에서 내려 예봉산과 운길산을 잇는 등산길을 따라 산행하는 것도 매력 있는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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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차사가 낳은 최고의 다성은 김시습이다. 바로 김시습과 함께 천재성이나 문사로서 쌍벽을 이루는 인물이 서거정(1420∼1488)이다. 이 두 사람은 당대 최고의 문사 관료였던 이계전에게 동문수학한 제자다. 이계전의 조부는 목은 이색이고 아버지는 이종선이다. 어머니는 권근의 따님 안동 권씨이다. 권근의 큰딸은 이종선에게 출가하여 이계전 등 3형제를 두었고, 둘째딸은 서미성에게 출가하여 서거정 등 형제를 두어서 이계전과 서거정은 이종사촌간이며, 권람은 외사촌 동생이다.
 
김시습은 이계전이 세조의 왕위 찬탈에 동조하여 공신록에 오르자 스승과 동문인 그의 아들들과 왕래를 끊었던 것으로 보인다. 운명의 장난은 이 두 사람에게 서로 다른 일생을 걷게 하였지만 두 사람 다 조선에서 가장 많은 시문을 남겼고, 나름대로 최고의 업적을 낳은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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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은 부도덕한 정권에 평생 저항하면서 일생을 보냈고, 서거정은 정권에 충실하면서 최고의 업적을 낳았다. 역사는 항상 약자나 소외된 자의 편이라서 매월당 김시습에게 후한 점수를 주지만, 서거정 또한 쉽게 그의 인물됨과 업적을 함부로 평가할 일은 아니다. 나름대로 자신의 운명에서 최선을 다한 인물로 보인다.
 
서울에서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양수리로 가면 운길산 수종사를 만난다. 서거정은 수종사에 올라 ‘동방의 절 중 제일가는 전망’이라고 격찬했다. 수종사는 조선 중후기에 한국 차를 부흥시킨 차 마니아들의 거점이 된 곳이다. 다산 정약용, 초의선사, 추사 김정희, 추사의 아우 김명희, 그리고 정조의 부마인 홍현주, 다산의 아들 학연 등이 그들이다. 한양 성안에 들어오기 어려운 승려 신분인 초의선사의 입장과 다산의 고향 능내리(마재)가 가까운 이점 등이 작용하여 이곳이 거점이 되었다. 다산은 젊은 시절부터 수종사에서 공부도 하고 가까이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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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정은 수종사가 범상치 않은 곳임을 가장 먼저 알았다. 산 좋고, 물 좋고, 절 좋은 이곳이 나중에 차의 명소가 될 줄을 알았던가. 차와 관련한 인연은 수종사를 둘러싸고 이래저래 얽히고 설켜 있다.
 
이곳 삼정헌은 오늘날도 서울 일대의 차꾼들이라면 한 번쯤 들리는 곳이다. 차와 바둑과 시를 좋아한 동산스님이 주지로 있을 때에 삼정헌을 지었다. 동산 스님은 봉선사 운경스님의 제자로 운허 스님의 문하이다.
 
또한 최근 수종사는 수도권에서 가장 심한 각도의 업힐코스라고 소문이 나, 자전거라이더들이 많이 찾는 명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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