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는 SK화학공장 반대 집회

“주민협의체는 5차변경협의 위한 꼼수, 끝까지 반대할 것”

1월 24일(금) 오전 11시부터 석남1동과 신현원창동이 맞닿은 율도로에 위치한 ‘농협 서인천율도지점’ 인근 사거리에서 서구주민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SK인천석유화학 파라자일렌 공장 증설 승인 취소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주민들은 공장 증설 현장 인근에 위치한 신광, 동남, 효성, 원흥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와 사랑방주민대책위원회, 그리고 ‘인천 SK석유화학을 반대하는 인천엄마들의 모임’ 회원 등이다. 또,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서구민중의집이 주민과 연대해 참여했다.

이번 집회를 주도한 한 주민은 도로변에서 집회를 개최하게 된 이유에 대해 “대부분의 주민들이 언론에 공표된 내용만 알고 주민협의체의 문제점 등, 자세한 실상을 알지 못한다”면서 더 많은 주민들에게 현재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집회에서는 무엇보다도, 최근 SK인천석유화학 측이 추진하고 있는 주민협의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주민들은 “투명하지 않은 주민협의체를 막아야 한다”며 “주민의 의견도 묻지 않고 주민이 뽑지도 않은 주민협의체가 과연 누구의 편이겠냐”며 반문했다.

또, "SK인천석유화학 측이 주민의 반발을 무릅쓰면서까지 주민협의체 구성을 추진하는 것은 설계변경 등을 위한 5차 환경영향평가 변경협의를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환경영향평가법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계획이나 사업이 그 설계에서 중요사항이 변경될 경우 주민 등의 의견을 다시 수렴하도록 하고 있다. 또, 사업이나 시설의 규모가 증가되는 비율에 따라 ‘재협의’하거나 ‘변경협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은 1990년 2월에 ‘증설사업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이후, 1995년 5월과 2006년 11월, 2009년 10월, 2012년 12월에 각 한 차례씩 모두 4차에 걸쳐 환영형향평가 협의내용 변경을 실시한 바 있다.

주민들은 SK인천석유화학이 공장 증설 준공을 앞두고 5차 변경협의를 실시할 것으로 보고 주민협의체 구성이 이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구성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것이 “주민협의체 구성에 화학공장의 승인취소나 이전을 요구하는 주민들이 배제된 이유”일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외, 주민들은 SK인천석유화학과 서구청에 대해 깊은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주민은 2006년에 SK에너지가 경인에너지(현 SK인천석유화학의 전신)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공장 신설’에 대한 승인조건과 절차를 뛰어넘기 위해 ‘공장 증설’로 사업 승인을 받아내는 편법을 쓴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집회 말미에는 SK인천석유화학과 서구청, 인천시청, 주민협의체를 규탄하는 퍼포먼스가 열리기도 했다. 주민들은 관을 상징하는 검은색 상자 네 개를 차례로 등장시킨 후 이를 발로 밟았다.

주민들은 오는 2월 7일에도 오전 11시부터 서구청 정문 인근에서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