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과의 소통? SK화학공장부터 해결하라"
상태바
"주민과의 소통? SK화학공장부터 해결하라"
  • 강창대 기자
  • 승인 2014.02.19 06: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구청장 '주민과의 대화' 행사, 사랑방주민대책위와 격돌
IMG_6141.jpg
2월 18일 오후 3시 30분에 석남1동 주민센터 2층 회의실에서 열린 '주민과의 대화'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주민들

2월 18일(화) 주민의 건의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인천 서구청에서 마련한 ‘2014 서구청장 주민과의 한마음 대화’에서 SK인천석유화학의 파라자일렌 공장 증설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서구청 측이 몸싸움을 벌이며 격돌했다. 

전년성 서구청장은 2월 18일 오후 2시 30분과 3시 30분에 각각 신현원창동과 석남1동 주민센터를 방문하고 동 회의실에서 주민과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지역주민을 대표해 각 동의 통장과 지역자생단체의 단체장 등이 초대됐다. 

파라자일렌 공장 증설에 대한 반대활동을 해오고 있는 ‘사랑방주민대책위’(이하 대책위)는 행사소식을 듣고 주민센처를 방문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했다. 또, 대책위는 “오락가락 말을 바꾸는 구청장을 위해 치매 예방에 좋다는 땅콩엿을 준비했다”라며 이를 서구청장에게 전달하는 퍼포먼스까지 계획하기도 했다.

오후 2시 30분, 신현원창동 회의실에서 행사가 열리자 대책위 관계자가 발언권을 얻어 서구청장에게 “서구에 온갖 혐오시설이 들어왔는데 화장터 하나만 남은 것 같다”라며 비난했다. 그리고 파라자일렌 공장에 대해 서구청장이 “준공인가를 안 내줄 것”이라고 한 말이 있는데 “믿어보겠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때, 주민센터와 서구청 직원 등이 대책위 관계자의 발언을 막으려고 했고, 몸싸움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대책위는 준비해온 땅콩엿을 서구청장에 전달하려 했으나 저지당하고 회의장에서 쫓겨났다.

오후 3시 30분, 서구청장과 구청 직원들은 석남1동 주민센터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주민과의 대화를 가졌다. 

이번에도 대책위 관계자들은 발언권을 요구했다. 그러나 행사를 진행하는 주민센터 직원들은 지역 단체장들에게 우선적으로 발언권을 주겠다며 이들의 요구를 묵살했다. 몇 차례 요구가 무시되자 대책위 관계자 한 명이 주민센터 직원에게 마이크를 달라며 강하게 항의했고 '마이크 쟁탈전'이 벌어지면서 또 다시 몸싸움이 벌어졌다.

마이크를 잡은 대책위 관계자는 이날 행사장에 모인 통장과 단체장들을 향해 “SK 화학공장에 대해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주민을 대변해야 할 사람들이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라며 깊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그리고 서구청장을 향해 “신현원창동 주민센터에서 질의한 것에 대한 답변을 못들었다”면서 답변해줄 것을 요구했고, 준비해온 땅콩엿을 다시 서구청장에게 전달했다.

그러자 회의장에 있던 몇몇 사람들이 대책위 관계자들에게 무례하다며 항의하고 이를 저지하려 해 또 다시 몸싸움이 벌어졌다. 

잠시후, 대책위 관계자들이 행사장 밖으로 나갔고, 이내 행사장은 진정되자 ‘주민과의 대화’는 다시 진행됐다. 그리고 주민들의 건의가 다시 이어졌고, 이때 한 주민은 “완충녹지를 더 확충해줄 것”을 요구하며 이 요구가 “화학공장 인근에 사는 주민으로서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완충녹지 확충을 “6·4 지방선거의 공약사항에 넣어달라”는 요구를 덧붙였다.

전년성 서구청장은 SK인천석유화학의 화학공장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에 대해 “행정의 목표는 서구지역 전체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소수의 의견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일부 주장만 받아줄 수 없는 한계가 있다”라고 말하고 또,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하는 등 서구지역의 환경 문제를 감시하고 주민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또, 김영호 서구청 도시관리국장은 “공장 증설 준공인가는 법률적인 절차에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구청이 임의로 결정할 수 없다”라며 추후 “법적 요건을 따져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IMG_6123.jpg
사랑방주민대책위 관계자와 석남1동 주민센터 직원이 마이크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

IMG_6126.jpg
마이크를 받아 발언하고 있는 사랑방주민대책위 관계자들

IMG_6133.jpg
전년성 서구청장이 "조용히 해"라고 소리치자 대책위 관계자가 주민에게 "웬 반말이냐"며 항의해 잠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