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리 주민들, 동구청 일방통행 행정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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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주민들, 동구청 일방통행 행정 비판
  • 이장열 기자
  • 승인 2014.06.0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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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진 주민의견 '저층주거지관리사업'에 반영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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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주민들의 연서명이 담긴 동구 비판 성명서

동구 배다리 주민들이 동구청의 일방적인 행정을 참다못해 지역주민들의 실명 서명을 받아 동구청 행정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30일 배다리 지역주민들은 58명의 주민 연서명을 받아 [배다리 저층주거지 관리사업 주민결정을 뒤흔드는 동구의 행태에 대한 배다리 주민의 입장]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스페이스빔 민운기 대표를 비롯한 이들 지역주민들은 인천시가 원도심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동구 금곡동 33-18번지 일대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배다리 저층주거지 관리 사업>(사업비 26억 6천)의 주민협의회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지역주민들이다.
 
이들은 그간 2007년도에 불거진 배다리 관통도로 문제와 연이어 인천시가 추진했던 동인천재정비촉진사업 등으로 개발과 보존을 두고 갈등했던 주민들이 함께 모여 동구청, 전문가들과 함께 주민협의체를 운영해왔다. 이들은 배다리 마을의 개발방향에 대해서는 서로의 입장과 상황, 생각과 의견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처럼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배다리마을에 나온 인천시의 지원금을 시민의 혈세라고 생각하고 지역의 실정에 맞게 알뜰하게 쓰기 위해 생각을 모아왔고 동구청의 협의회 운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조해왔다.
 
그 과정에서 배다리마을 주민들은 '배다리 저층주거리관리사업'의 사업 배경 및 취지에 공감하고, 주민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여러 차례 개최한 사업설명회는 물론 주민협의체 구성 및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다섯 차례에 걸친 주민워크숍에도 적극 참여해 의견을 나누었고, 주민간 모임뿐만 아니라 선진 모범사업구역에 대한 탐방 등 여건이 되는 대로 참가하여 저마다의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하는 민주적인 절차를 밟아왔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으나 어렵사리 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하수구 정비, 전선 지중화, 공동정화조 설치, 차도와 보도, 골목길 정비와 환경 개선 등 기반시설을 우선으로 하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현재 세부적인 검토 작업을 남겨둔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 사업의 주무부서인 동구청 도시개발과는 겉으로는 주민들의 의사와 결정을 존중한다고 하면서도 인천시 공모 저층주거지 관리사업 신청 단계에 자신들이 임의로 결정한, 금곡동 33-15번지 부지(670㎡, 19억 2천만 원)에 대한 매입을 통해 그곳에 이 사업과는 별개인 '박경리 북카페'를 건립하고 거기에 주민공동이용시설을 도입하겠다는 내용의 계획안을 고집해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은 동구청 도시개발과가 이러한 자신들의 계획안을 일방적으로 사업 계획에 반영하기 위해 주민협의체 워크숍을 그러한 방향으로 몰아가고 또 최종 결정을 앞둔 단계에 이르러 해당 부지 구입 건을 주민설문을 통해 결정하겠다며 주민들의 수렴된 의사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배다리 주민들은 "주민들의 자발적이고도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주민협의체의 위상 및 대표성을 부인하며 들러리로 삼고, 그 동안 주민워크숍을 통해 어렵지만 많은 보람을 느끼면서 도출해 낸 결정사항을 뒤흔들며, 주민들을 우롱하고 허수아비로 만든 동구의 이러한 행정 행태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차제에 "동구가 이 사업의 본래 취지와 목적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배다리 주민들은 "이 사업은 주민 결정을 존중해야 하며, 동구는 주민 주도로 이 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제반 협력을 아끼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밝히고 만약 "(주민들의) 결정을 무력화 하려 한다면 총 사업비 26억 6천만 원 중 20억 가까이 되는 비용으로 위의 부지를 사야 하는 이유"를 깊이 의심해 볼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동구청의 부지매립에 어떤 문제가 드러난다면 이에 대해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동구청은 지난해 '박경리 북카페'를 조성하기 위해 구비 2억 7천만 원을 들여 마련한 부지를 올해 4월 용도가 다른 노인공동작업장으로 변경해 송영길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개소식을 연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조성하려 했던 ‘박경리 북카페’를 지을 부지와 예산을 마땅히 마련하기 어렵게 되자 ‘배다리 저층주거지관리사업’에 끼워 넣어 일거에 해결하려 하고 있는 것 아닌지 주민들은 의심하고 있다. 배다리 주민들은 26억 6천만 원 중 20억 가까이 되는 비용을 지불하고 해당 부지를 매립하는데 써버리면 정착 배다리의 정주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쓸 예산이 없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동구청장 선거가 막바지 선거전이 뜨겁게 치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 조택상 동구청장이 행정책임을 맡아 추진했던 '박경리 북카페'가 계속논란이 된 가운데, 주민주도로 추진돼야 할 '배다리 저층주거리관리사업'에 대해 동구청의 일방적 행정에 주민들이 문제제기를 하고 나섬으로써, 향후 이 문제가 동구청장 선거에도 어떤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배다리주민 워크숍.jpg
'배다리 저층주거리관리사업' 주민협의회 워크숍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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