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퍼즐] 한국에서 ‘난민’으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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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퍼즐] 한국에서 ‘난민’으로 산다는 것
  • 김성민 경인방송 PD
  • 승인 2014.06.2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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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경인방송 협약기사] 6월 20일은 '세계 난민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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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퍼즐]경인방송 ‘상쾌한 아침 원기범입니다’를 연출하고 있는 김성민 PD가 조각난 뉴스를 퍼즐 맞추듯이 모아서 뉴스의 맥락을 알기 쉽게 전해드립니다.
 
 
 
# 뉴스퍼즐 듣기 - 한국에서 '난민'으로 산다는 것 #
 
 
 
# 오늘이 ‘세계 난민의 날’이다.
 
우리와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 중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땅에서 쫓겨와 한국으로 온 난민이다. 오늘은 ‘세계 난민의 날’이다.
 
 
# 우리나라에 얼마나 많은 난민들이 있나?
 
법무부 자료를 보면, 1994년 이후 우리 정부에 난민 지위를 신청한 사람은 7233명이다. 하지만 이들 중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경우는 고작 389명이다.
 
나머지 7000여 명이 국적도 없이 한국 땅에서 살거나 아니면 다른 나라로 또 쫓겨가고 있다.
 
 
#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되나?
 
한국 땅에 그대로 머물게 되면 ‘불법 체류자’ 신분이 된다. 그리고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난민으로 인정해달라고 신청을 해놓고 심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 경우다. 정부도 알고 있는 불법 체류자인 셈이다.
 
 
# 법적으로 사람 취급을 못 받는 셈이다. 이들 삶이 힘겹겠다.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도 살기 힘든 곳이 우리 사회다. 그런데 아무런 법적 인정을 못 받으니 그 삶을 힘겹게 이어갈 수 밖에 없다.
 
아프리카에서 온 A씨의 경우 종교적 이유 때문에 난민이 된 사람이다. 자기 마음대로 종교를 개종했다는 이유로 본국에서 종교 박해를 받았다.
 
그래서 한국으로 왔는데 난민 신청하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들었다고 한다.
 
 
# 어떤 과정을 겪었나?
 
A씨는 영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통역도 없이 법무부 직원과 마주 앉아야 했다. 난민 신청 방법도 몰랐지만 아무도 그에게 어떻게 난민 신청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법무부 직원과 마주 앉아 면담을 했지만 면담이 아니라 거의 취조에 가까운 일을 겪었다고 한다. 면담관은 계속 소리를 질렀고, 대화는 서로 통하지도 않았다.
 
난민 지위를 인정해주는 것도 아니고, 난민 신청을 받아주나 안받아주나를 가지고 공항 대기실에서 일주일 동안 무작정 기다려야 했다. 화장실도 없는 방에 사실상 갇혀 있게 된 것인데, 밤 10시가 되면 밖에서 문을 걸어 잠갔다고 한다.
 
 
# 난민 신청을 하려는 사람에게 인권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 운이 좋아 말이 통하는 통역을 만나서 난민 신청을 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통역에게 모욕을 당한 경우도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정치적 이유 때문에 도망치듯이 한국에 온 B씨의 경우가 그렇다. B씨는 면담 과정에서 “야, 빨리해! 너 한국말 알잖아”라는 막말을 들었다. B씨가 “난민을 인정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자 통역으로부터 날아온 말은 “인정 안 해줘. 너네 나라로 가라, 우리나라는 왜 왔냐”는 것이다.
 
이게 2012년 일인데 B씨는 아직도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 이렇게라도 어렵게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나?
 
여전히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 할례를 거부하다 한국으로 와 난민으로 인정 받은 C씨가 있다.
 
C씨는 난민으로 인정받았지만 정부로부터 취업허가를 받지 못했다. 일을 못하는 처지인 것이다.
 
이런 C씨에게 정부는 생계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그런데 이 생계비, 한 달에 38만 밖에 안 된다. 월세 25만원 내고, 수도세 전기세 내고 나면 10만원 정도가 남는다. 이 10만원으로 한 달을 생활하는 것이다. 인간적인 삶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 우니나라에 난민을 신청한 사람들…본국에서는 엘리트 소리를 들었던 사람들이 많겠다.
 
본국의 부조리에 맞서다 한국으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본국에서는 지식인으로 불리던 사람들이다.
 
대표적인 사람이 욤비 토나 씨다. 욤비 씨는 콩고의 한 부족국가에서 왕자로 태어났고, 비밀정보요원으로 남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하던 사람이다. 하지만 ‘반정부 행위’로 정보기관에 체포됐고, 목숨을 건 탈출 끝에 2002년에 한국에 도착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하던 그는 한국에서 고된 육체노동을 하면서 삶을 이어왔다. 그 와중에 몇 차례 본국으로 추방될 위기에 처해졌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겨우 난민 지위를 획득한 것이다.
 
 
# 이런 분들을 우리 사회의 재원으로 삼으면 좋을텐데 그것이 쉽지 않다.
 
피부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이 크다. 이제는 그런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앞서 말씀드린 욤비 씨의 경우 아주 운이 좋은 사람이다.
 
추방될 위기를 이겨내고, 육체노동으로 근근이 먹고 살다가 이제는 광주대학교에서 인권을 가르치는 대학교수로 살고 있다.
 
이처럼 난민들은 우리 사회에도 도움이 되는 재원이 될 수 있는 사람이다. 욤비 씨는 “여전히 생활 속 차별과 생계 문제로 많은 난민 신청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과거 한국이 국제사회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나라 사람도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오늘 뉴스퍼즐 정리해보자
 
1. 매년 6월 20일은 ‘세계 난민의 날’이다.
 
2. 한국에는 400여 명의 난민이 살고 있다. 난민 지위 신청을 한 사람은 지난 10년 간 7000여 명에 달한다. 전세계 인구의 1%가 난민이다.
 
3. 본국에서 종교적, 정치적 박해를 피해 한국으로 온 난민들이 있다. 하지만 사회적 차별과 생계 유지 어려움 때문에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결론. 법은 인권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한국 땅에 살고 있는 난민들에게도 이런 법의 정신이 통용돼 그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 진행: 경인방송 원기범 앵커, 출연: 김성민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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