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퍼즐] 관심병사 관리 왜 못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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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퍼즐] 관심병사 관리 왜 못하는 걸까?
  • 김성민 경인방송 PD
  • 승인 2014.06.2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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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참사를 막으려면


 
[뉴스퍼즐] 시간이다. 경인방송 ‘상쾌한 아침 원기범입니다’를 연출하고 있는 김성민 PD 나와 있다.
 
# 동부전선 GOP 총기난사 사건, 임모 병장이 총격전 후 대치를 벌이다가 생포됐다.
 
국방부는 어제(23일) 자신의 소총으로 자살을 시도하던 무장탈영병 임모(22) 병장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어제 오후 2시55분께 총으로 자해를 시도하던 임 병장을 생포한 것이다. 의식이 있는 상태로 강릉 아산병원으로 이송됐고, 어제 밤 수술을 마쳤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앞서 어제 오전 11시25분에 임 병장의 아버지와 형이 대치 현장에 도착했었다. 이후 7시간 이상 임 병장의 가족과 군 당국이 투항을 권유하는 상황이 이어지다가 불안감을 느낀 임 병장이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그런데, 이번 총기난사를 벌인 임모 병장, 처음에는 A급 관심병사였다.
 
임 병장은 알려진 대로 처음에는 특별관리 대상인 'A급 관심병사'로 분류됐다. 사고가 난 부대 전입 직후인 작년 4월, 임 병장은 인성검사에서 A급으로 분류됐다.
 
그런데, 같은해 11월 2차 검사에서 B급 판정을 받았다. 임 병장은 B급 판정을 받은 지 한 달도 안돼 GOP 근무에 투입됐다.
 
 
# 관심병사라는 게 뭔지 다시 정리해보자
 
관심병사란 군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거나 심리적·정신적 문제가 있는 병사를 말한다. 그래서 지휘관의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2005년 5년 경기도 연천 GP(전방초소)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도입됐다. 인성검사를 통해 3단계 등급으로 분류된다.
 
A급 관심사병은 자살 징후까지 나타나는 특별관리 대상 병사다. A급을 분류가 되면 소대장에서 대대장까지, 부소대장에서 주임원사까지 이들을 관리할 책임이 주어진다. A급 관심병사는 스트레스가 높은 GOP 근무를 제한하고 있다.
 
심리 상태가 불안한 병사에게 경계근무시 제공되는 K-2 소총 1정과 수류탄 1발, 실탄 75발을 맡길 수 없는 것이다.
 
 
# B급, C급 관심병사라는 어떤 상태인가?
 
B급은 개인 및 가정문제로 성격이 원만하지 못하거나 가혹행위를 저지를 위험이 있는 병사가 분류된다. 지휘관이 GOP투입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C급은 기본관리대상으로 입대 100일 미만자와 허약 체질, 동성애자 등이 해당된다.
 
 
# 그러면, 임 병장이 A급 관심병사에서 B급 관심병사로 분류된 이유가 있을 것 아닌가?
 
국방부의 말을 들어보자. 국방부 관계자는 "임 병장이 내성적 성격으로 판단돼 부분대장 직책을 맡겼더니 성격이 밝아진 측면이 있다고 판단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차 검사에서 B급 판정이 내려지자 적절한 관리 하에 12월 GOP에 근무시킨 것이다"고설명했다.
 
또 “임 병장이 GOP 근무 이후에 실시한 지난 3월 GOP내 자체 인성검사에서도 특별한 문제점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군이 정말 관심병사를 잘 관리하는지는 의문이다.
 
2005년 경기도 연천군 GP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있은 후 관심병사 제도가 생겼다. 관심병사를 관리하려면 병사들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지 전문가가 상담도 하고 대책도 세워야 한다. 그래서 국방부가 전문상담관을 연대급마다 배치하기로 했었다. 다해서 350명이다.
 
하지만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실행을 못했다. 반면 우리 군은 지난 5년 간 간부용 골프장을 짓는데만 약 13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니 예산이 없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군 골프장 지을 돈 조금만 덜어내고, 군 간부들 골프 칠 시간에 관심병사 들여다 봤으면 이런 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 군이 임 병장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GOP 근무에 투입했는지는 더 따져봐야겠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번 일이 ‘기수 열외’ 등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임 병장이 전역을 3개월 남겨둔 시점이기 때문에 이런 의혹이 나오고 있다. 부대 내에서 뭔가 다른 일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 때문이다. 계급이 높은 병사가 가혹행위를 당할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기도 하다.
 
그러면 남은 것은 병장이라는 신분이 부대에서 당할 수 있는 일, ‘기수 열외’라는 추측이다.
 
 
# 현재로서는 어디까지 추측이기는 하지만 ‘기수 열외’가 뭔지도 살펴봐야겠다. ‘기수 열외’ 뭔가?
 
‘기수 열외’는 계급이 높아져도 그에 걸맞는 입대 기수를 인정받지 못한채 선임 대우를 못받는 군부대 내 ‘따돌림’을 말한다. 계급이 한창 낮은 이등병이 ‘기수열외’ 대상자인 병장과 맞먹고, 괴롭히는 짓을 하는 것이다.
 
엄격한 계급 사회에서 이런 기수열외를 당하면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낀다. 자존심이 상하는 정도가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병에 가까운 고통을 겪는다.
 
 
# 기수 열외로 인한 사고, 대표적인 것이 어떤 일이 있었나?
 
2011년 강화군 해병 2사단 해안 초소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김모 상병이 총기를 난사에 부대원 4명이 죽었다. 김모 상병도 임 병장처럼 인성 검사에서 불안·성격장애가 확인돼 '관리 대상'으로 분류됐었다.
 
김 상병은 후임병들로부터도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기수 열외' 대상이었다. 사건이 나서 조사를 해보니 이런 기수 열외가 확인됐다.
 
김 상병은 당시 “선임 대우를 해주지 않았다. 모 병사의 주도로 후임병들이 선임 대우를 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상병은 “너무 괴롭다. 죽고 싶다. 더 이상 구타, 왕따, 기수 열외는 없어져야 한다”고 대답했다.
 
 
# 오늘 뉴스퍼즐 정리해보자
 

1. 강원도 22사단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임모 병장은 정신적, 심리적 문제가 있는 A급 관심병사였다.

 

2. 그런데, 해당 부대는 임 병장이 비교적 군 생활을 잘 적응한다고 판단하고, 인성검사를 통해 B급 관심병사로 분류돼 GOP 근무에 투입했다.

 

3. 하지만 임 병장은 전역 3개월을 앞두고 부대 내에서 총기를 난사해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4. 임병장 같은 관심병사 관리가 부실하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전문상담관도 배치를 못하고 있다.하지만 군 간부용 골프장 짓는데 지난 5년 간 약 1300억 원을 예산으로 편성했다.

 

결론. 군 간부용 골프장 짓는 돈 조금만 덜어내고, 간부들 골프칠 시간에 관심병사 한번이라도 더들여다 봤으면 이런 일 줄일 수 있다. 반복되는 참사를 막으려면 군대 내의 고질적이고 악랄한 병영 문화가 없는지 다시 확인하고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 GOP 총기난사 사건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생떼 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이 반복되지 않고, 청춘을 조국에 바치는 병사들의 고통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이번 기회에 군내 적폐를 일소해야 할 것이다.
 
# 진행: 경인방송 원기범 앵커, 출연: 김성민 PD
 

“1시간 빠른 시사 프로그램” 경인방송 iFM ‘상쾌한 아침 원기범입니다’ (월~금 오전 6~8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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