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분신사고 사망, “경찰의 과잉진압과 방치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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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분신사고 사망, “경찰의 과잉진압과 방치가 원인”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4.06.25 22:3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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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하늘도시 입주자 비대위, 기자회견 열고 구체적 증언 쏟아내

기자회견 중인 영종하늘도시 주민들

영종하늘도시 정기윤 총연합회장(55)의 화상사고 사망과 관련해 당시 현장을 목격했던 입주자들이 경찰의 과잉진압과 미흡한 사후대처를 사망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현장에서 촬영된 사진과 동영상, 목격자의 증언을 근거로, “경찰이 아무런 준비 없이 입주자 대표이니 정 회장을 표적 삼아 제압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관련자들의 문책과 인천경찰청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김정태 비대위원장

영종하늘도시 총연합회 비대위와 한라비발디 입주자 비대위(위원장 김정태)는 25일 오전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정기윤 회장의 분신사고에 의한 사망은 경찰의 과잉진압에 의해 발생한 사고”이며, 사고의 근본원인은 “선분양/후시공의 고질적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17일 아파트 할인분양에 항의하는 집회를 진행하다 화상을 입고 치료 중 5일만에 사망한 정 회장이 애초 분신할 의도가 없었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사고 전날 한라비발디 임시입주예정자 회의 때, 정 회장을 비롯한 입주자들은 이번에 들어오는 할인분양 입주자는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정회장은 자신은 연행될 것 같으니, 연행된 후에는 할인분양 세대 이사차량을 통과시키라고 정 회장이 이야기도 전했다.
 
경찰은 이전에는 입주자들이 할인분양 세대에 대한 입주반대 집회를 몇 차례 할 때는 크게 제지하고 않고 지켜만 봤다고도 증언했다. 그런데 17일 당일 경찰은 특별할인분양을 통해 입주키로 한 세대가 도착하기 1시간 전에 1개 중대병력을 동원해 강제로 집회를 막으려 했고, 이에 정 회장이 휘발유를 뿌려 저항을 시도하려 하자 아무런 화제진압 준비도 없이 “잡아” “덮쳐”라는 명령 아래 4명의 경찰관이 달려들어 제압하다 발화사고가 일어났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또 “정 회장의 몸에 불이 붙었는데도 모포나 소화기를 준비하지 않아 방치하다가 전경버스와 아파트 경비실에 비치된 소화기를 가져오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게다가 앰브란스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여서 경찰순찰차로 환자를 이송하는데 가장 화상이 심한 정 회장을 놔두고 부분화상을 입은 경찰관들만 먼저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증언하며 분노했다.
 
특히 집회에 참여치 않고 아파트에서 내려오다 현장을 목격한 한 여성 입주자는 “정 회장이 약 8분여 동안 아무런 응급처치도 받지 못한 채 노상에 방치돼 있었다”며 “언론에 분신으로 왜곡 보도된 것이 안타까워 증언에 나섰다.”며 경찰을 향해 분노를 터트렸다.

이들은 당시 인천 중부경찰서장도 분명히 현장에 나와 있었다는 사실도 증언했다.
 

안전 매뉴얼도 없는 강제진압, 방치...
책임자 처벌하고 사과하라!

발화 원인에 대해서도 입주자들은 경찰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경찰은 제지 과정에서 정씨의 오른손에 든 라이터를 빼앗았으나 왼손에도 라이터가 있었다며 왼손이 있는 배 위치에서 순식간에 불이 나면서 온몸으로 옮겨 붙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입주자들은 동영상을 근거로 강제제압 과정의 마찰에 의한 우발적 발화가능성을 제기하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당시 정 회장에 대한 제압과정에 대해 안중익 인천 중부경찰서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즉시 진압하지 않았으면 더욱 위험한 상황이 빚어졌을 수 있어 진압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사람을 구하고자 한 조치였지만 크게 다쳤고, 경찰도 다치게 돼 미안한 마음이다. 당시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사고 다음날 영종하늘도시 입주자들이 인천경찰청을 항의 방문했을 때, 인천경찰청 지도경비과장도 “매뉴얼대로 대처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고 한다.
 
경찰의 이러한 답변에 대해서도 입주자들은 “모포나 소화기조차 준비하지 않고 강제 진압한 것이 과연 최선의 선택이었고 안전 매뉴얼대로 진행할 것이냐”며, 정 회장의 죽음과 경찰의 진압과정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대부분 부녀자들인 이들은 생전에 정 회장이, “이번 일 잘 마무리되면 할인 분양받아 입주한 분들과 함께 아파트 중앙광장에서 화해의 축제를 열자고 했다.”는 대목을 술회하면서 모두가 흐느꼈다.
 
정 회장의 유족들은 경찰을 상대로 형사고소와 함께 민사소송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한라비발디 비대위와 총연합회 비대위서도 이 사건에 대해 법률적 검토를 마치는 대로 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한편, 고 정기윤 회장의 유해는 인천국제성모병원에 안치돼 있으며, 26일 오전 4시 30분 발인 후 영종하늘도시 한라비발디 정문분양소에서 노제를 지낸 뒤 부평승화원에서 화장될 예정이다.
 
고 정기윤 회장의 생전모습을 회상하며 흐느끼는 하늘도시 입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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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안타까워 2014-06-27 09:00:52
끝내 사망하셨군요. 얼마 전에 관련 기사를 보고 입주자분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었는데 끝끝내 희생자가 생겨서 참 안타깝습니다. 가족분들 힘내시고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줌마 2014-06-26 14:13:02
집회를 하신분들이 거의 할머니와 여성 아주머니들인데
건설사와 분양업자가 경찰청에 신고를 하여
중부서 경찰서장 지휘하에 100여명의 중대로 구성된
인원이 와서 과잉공권력으로 사람을 죽게한 것임....

블루오션 2014-06-26 14:04:24
정부의 선분양 후시공의 병패와 건설사의 엉터리 할인분양도 문제지만,
땡처리 분양업자의 말만믿고 경찰이 어쩌면 저럴수가??
국민의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경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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