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갯벌, 람사르습지로 등록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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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갯벌, 람사르습지로 등록되다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4.07.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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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실효성있는 갯벌 보전 계획 수립 요구

송도갯벌의 저어새 (사진제공 : 이기섭)
인천시는 10일 멸종위기 조류인 저어새·검은머리갈매기 등이 서식하고 있는 송도갯벌 습지보호지역이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송도갯벌의 람사르 습지 지정은 인천에서는 2008년 지정된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에 이어 두 번째다.
 
시에 따르면 스위스에 본사를 둔 람사르사무국은 송도 6·8공구 옆 2.5㎢, 11공구옆 3.61㎢ 등 송도갯벌 습지보호지역 6.11㎢를 람사르 습지로 지정했다.송도갯벌 람사르 습지증서는 7월 10일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된 ‘제13회 세계습지의 날 기념식’에서 손재학 해양수산부차관으로부터 유정복 시장에게 전달됐다.

송도갯벌은 저어새·검은머리갈매기 등 세계 멸종위기종의 번식지로 그동안 체계적인 보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저어새는 세계적으로 2,700여마리 정도 남아 있는데 이중 200∼300마리가 매년 송도갯벌에서 알을 낳고 있으며, 검은머리갈매기 역시 전 세계에 15,000여 마리중 250쌍 정도가 송도를 찾아 번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에서는 2009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한 송도갯벌을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람사르 습지 지정을 준비해 왔다. 시는 이번 송도갯벌의 람사르 습지 등록을 계기로 인천이 환경생태도시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물론, 습지생태관광에 따른 관광객 증가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전까지 국내에는 인천의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를 비롯해 전국 18개 지역, 177.172㎢가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 관계자는 “송도갯벌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세부실천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며, 갯벌생태계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람사르, EAAFP 등 국제기구와도 협력해 천혜의 갯벌자원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인천갯벌의 보전운동을 전개한 환경단체들도 공동논평을 발표하고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다만 환경단체들은, "명맥만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송도갯벌의 람사르습지 등록을 생색내기 이벤트 행사 정도로 끝내버리지나 않을까 걱정부터 앞선다."며  "이제라도 인천시와 해양수산부가 더 이상의 갯벌매립이 아닌 습지보호지역 확대 등 전향적이고 실질적인 갯벌보전계획을 수립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환경단체들은 매년 백여마리의 아기 저어새가 태어나는 남동유수지는 이번 람사르등록에 빠졌고 자연생태적인 가치가 매우 높은 강화갯벌도 인천시와 강화군 등 행정기관에서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을 지적하며 "남동유수지와 소래생태공원 등 주변지역으로의 송도갯벌습지보호지역 확대 등 후속대책과 함께 강화갯벌 관리에 대한 논의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환경단체들은 "송도갯벌의 람사르등록은 인천경기만 갯벌 보전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 아래  "인천경기만 갯벌에 대한 습지보호지역 추가지정, 갯벌국립공원지정 등 중장기적인 갯벌보전대책이 마련"과 함께 갯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영종도와 송도에서 추진 중인 준설토투기장계획도 전면재검토하고 준설토재활용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람사르사무국은 이번 송도갯벌의 람사르등록에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대부분 매립되었고 지금도 매립이 진행 중이라 행정당국의 갯벌보호 의지에 의문을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람사르습지 등록은 보호지역확대, 보전계획수립 등을 전제로 한 조건부이다. 조건이 이행되지 않아 등록이 취소된다면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거의 없는 국제적 망신"이라고 지적하고 "이제라도 인천시와 해양수산부, 환경부는 진정성있는 자세로 GCF사무국과 EAAF파트너쉽사무국 유치도시에 걸맞고, 세계적 멸종위기조류들의 고향에 걸맞는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나가야 한다."고 거듭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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