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내항1,8부두 3단계 개방안? 개방지연 꼼수여서는 안 된다!
상태바
[기고] 내항1,8부두 3단계 개방안? 개방지연 꼼수여서는 안 된다!
  • 안병배 전 인천시의원
  • 승인 2014.08.24 14: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수부의 인천내항(1.8부두) 항만재개발 주민설명회를 보고

인천 내항을 물류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재개발하여 시민의 품으로 돌려달라는 내항 주변 주민들의 요구가 2007년 국회청원 이후 많은 노력과 희생으로 결실을 맺어 가고 있다.

지난해 5월 인천을 방문한 윤진숙 해수부장관이 2015년 6월부터 내항의 8부두 기능을 폐쇄하고 개방해 친수공간을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재개발 로드맵을 확정 발표한 후, 인천 내항(1.8부두) 항만재개발에 관한 용역을 시행하고 있는 해수부에서 22일 한중문화관에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자리를 꽉 메운 방청석에서 40년 동안 화물차량과 소음, 분진 속에서 고달픈 삶을 살아왔던 내항주변 주민들은 기대와 설렘으로 설명회를 경청했다. 그러나 내년이면 8부두가 폐쇄되고 개방되리라 굳게 믿고 있던 주민들에게 갑작스런 1, 2, 3단계적 개방이라는 해수부 관계자의 사업계획 설명은 몹시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해수부가 마련한 2단계 개방에 포함된 8부두 일부와 1부두는 결국 2015년 개방이 아니라 2020년 이후까지 개방을 안 하려는 꼼수가 아닌가하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많은 주민들이 일어나 마이크를 잡고 해수부에 약속대로 2015년 6월부터 8부두 기능폐쇄를 요구했다.

또 여러 주민대표들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중구지역 경제를 공멸시킬 것이 뻔한데도 대책 없이 강행되고 있는 국제여객터미널 이전에 반대하면서 존치를 강한 어조로 쏟아냈으며 분노한 주민들은 중앙정부에 대한 정책적 신뢰 상실을 비판했다.

지역주민들과 중구 시민단체 대표들이 이렇게 목소리를 높인 이유는 내항 부두운영사인 TOC사들의 기능 이전에 따른 고용승계와 대체부지 요구가 선결조건이라는 인천항만공사의 지속적 반대와 더불어 해수부와 인천항만청마저 관계기관 등의 원만한 합의가 어렵게 되자 얄팍한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번에 내놓은 1, 2, 3단계 개방안이라는 것이 비교적 손쉬운 1,8부두 중앙에 위치한 시설물이 없는 야적장을 공원으로 우선 1단계로 개방하고, 현실적으로 준공이 불확실한 신항과 남항부두 터미널을 볼모로 2,3 단계로 시간끌기를 하려 하는 것이라고 내항살리기시민연합 등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단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지난해 해양수산부의 인천내항 재개발 사업 용역과 관련하여, 인천광역시는 관계기관, 전문가, 시민단체, 항만 관련단체,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해수부에 전달하기 위해 '인천내항 재개발사업 지원협의회'를 가동한 바 있다. 여기에는 해수부에서도 해당 과장님들이 참석한 가운데 3차례 회의를 통하여 8부두 우선개방 방식으로 의견을 조율한 바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인천내항 재개발 사업용역은 시한을 넘겼으나 결과도 발표되지도 않았다. 그리고 당시 협의회에서는 논의조차 없었던 3단계 개방방식이 갑자기 어떤 이유로 나온 것인지 의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도대체 누가 지원협의회 조율사항을 무시하고 파괴한 것인지, 관계기관들만의 협의를 통하여 그렇게 결정된 것인지, 해수부 관계자에게 질문을 던졌으나 답변은 모호할 뿐이었다.

문제는 또 있다. 해수부가 내놓은 1,2,3단계 개방안을 놓고 보더라도 1단계 지역인 친수공원은 시민들의 안전성은 물론 접근성도 매우 불량하게 계획돼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내항 속에 또 하나의 섬이 만들어지는데, 말하자면 철도부지와 항만, 도로에 갇힌 말뿐인 공원일 뿐만 아니라 출입문도 멀어서 친수공원을 애써 찾을 관광객과 시민들이 없게 될 뿐만 아니라 8부두 일부분이 존치하는 관계로 생명을 위협하는 화물차로와 시민들의 동선이 엉켜있는 계획인데, 이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할 대책조차 없어 보인다.

잇따른 주민들과 시민단체 대표들의 문제제기에, 해양수산부 김시만 서기관은 1단계 진행과 함께 8부두 일부도 사업계획 공모를 할 것이기에 문제없다는 답변과 중앙심의위를 거쳐 내항 재개발 사업계획을 9월에 고시하겠다며, 큰 틀에서는 1,8부두 개방계획에 변경은 없다며 주민들에게 거듭 해양수산부를 믿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 지역주민들은 관의 의지를 믿고 조기개방을 위하여 우리 주민들도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는 의견과 개방시기 연장의 명분과 빌미를 준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태다. 

필자는 22일 1,8부두 항만재개발 설명회의 답변과 설명에서 해수부가 1, 8부두의 개방 약속을 지키려는 강한 의지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부두개방까지 넘어야 할 커다란 난제들이 많다.

400억원이 넘는 재개발 비용의 국비지원과 분담문제는 물론이고 1,8부두 개방을 위해 선결과제인 고용승계와 이전 대체부지가 관계기관 협의에서 잘 해결돼야 한다. 이를 위해 인천항만청에서 진행하는 인천내항 부두운영사 통합 논의가 우선 성공하기를 기대해 본다.

앞으로도 우여곡절이 없지 않겠지만, 그러나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인천내항 1, 8부두의 개방의 서광이 드디어 보이기 시작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