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왕길동 아세트산비닐 유출 사고가 일어난 지 열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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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왕길동 아세트산비닐 유출 사고가 일어난 지 열흘
  • 강혜지 시민기자(인천환경운동연합 간사)
  • 승인 2014.08.29 0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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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가스 누출사고, 행정기관은 뭘 하고 있는가?

지난 8월 19일 서구 왕길동의 화학물질 저장업체에서 아세트산비닐 500리터가 누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일 주일 후, 인천환경운동연합으로 농작물, 가로수가 고사하고 건강상의 이상을 호소하며 대책을 촉구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들어왔다. 이에 인천환경운동연합은 8월 28일 아세트산 유출 사고와 관련한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환경안전건강연구소와 현장 조사를 다녀왔다.


이번 누출 사고는 8월 19일 12시 경 지하 저장탱크에 보관되고 있던 아세트산비닐이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유출되기 시작하면 발생한다. 2시 경 주민의 신고로 소방서가 출동했지만, 출동 후 약 2시간이 지난 후에야 중화제가 투입되었고, 중화제 투입 전까지 누출된 아세트산비닐은 하수구를 통해 주변 하천으로 흘러들어갔다.

 

▲아세트산비닐이 누출된 저장탱크 

 

▲이 도랑을 통해 주변하천으로 흘러들어 갔다.

 

누출된 아세트산비닐은 필름, 접착제, 목공용 본드, 껌 등의 원료로 이용되는 물질이다.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아세트산비닐을 2B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2B등급은 동물실험에서 암을 유발한 적이 있으며,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것으로 의심되는 물질을 뜻한다. 아세트산비닐을 흡입할 경우 눈, 피부, 호흡기에 자극을 일으키며, 심할 경우 구토나 현기증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아세트산비닐 누출 사고로 인해 잎들이 누렇게 말라버렸다.

 

▲사고현장 주변 가로수이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아세트산비닐이 노출된 나무와 노출되지 않는 나무의 차이를 뚜렷이 볼 수 있다.

 

인근 주민들은 아세트산비닐 누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두통을 호소하고, 눈이 따갑다고 말하는 주민들... 현재 주민들을 위한 건강 조사는 건강상의 이상을 느낀 주민들이 지정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으로만 진행되고 있었다. 현장 조사 중에도 아세트산비닐의 톡 쏘는 냄새가 바람을 타고 흘러들어 왔다. 사고 현장 인근 주민들, 민원 전화를 통해 대화한 주민들 모두 막연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었다.

 

▲사고 현장 주변 식당에 붙어있던 지정병원 운영 안내 유인물 이다. 위험물 누출사고로 인한 피해 증상으로 판명될 경우에만 의료비 지급대상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아세트산비닐이 누출된 도랑 주변으로 비닐이 덮어져있다. 사고 후 열흘이 지났지만 아직도 다 씻겨 내려가지 않은 듯 톡 쏘는 냄새가 심하게 났다.

 

지역 주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은 커지고 있지만 주민들의 건강의 이상을, 환경상의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처리하는 기관은 없는 실정이다. 사고 후, 열흘이 지났지만 해당 기업에게만 사고의 책임을 묻고 있고, 불안한 주민들은 지자체의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시민들은 안심 할 수 있는 대처를 원한다. 사고의 원인은 무엇인지, 사고 경위는, 피해범위는 어디까지 인지 시민단체와 지자체,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동조사단 마련이 시급하다. 아세트산비닐 유출 후, 공장과 주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지역주민들과 근로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는지 정확한 역학 조사가 필요하다.


왕길동 아세트산비닐 누출 사고를 포함해 인천에서 8월 한 달 동안 4차례의 가스 유출사고가 일어났다. 잇단 유출사고에도 시민들의 위한 안전시스템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내 주변에 화학공장이 있는지, 위험한 물질이 있는지 알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더 이상 막연한 불안감으로 고통 받는 시민들이 없도록, 안전한 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화학물질 관련 안전 관리 시스템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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