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자축만 할 분위기는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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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자축만 할 분위기는 아닌데...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4.12.18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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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예술회관서 자축행사... 시의회 토론회와 ‘엇갈린 행보’


인천시가 17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2014 인천 아시안 게임 및 장애인 아시안게임 성공 개최 및 재도약 대시민보고회]를 가졌다. 사실상 자축의 자리였다. 보고회에는 자원봉사자와 서포터즈, 다문화가족, 대회 유공자, 시민 등 각계각층에서 1,300여 명이 참석했다.
 
시의 이번 보고회는 아시안게임의 성과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성과를 어떻게 계승하고 사후관리할 것인지를 시민에게 알리고, 인천 최대의 국제적 행사를 개최했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고취하는 것은 물론 인천시민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된 것이라 밝혔다.
 
공무원밴드인 ‘공무수행’의 공연으로 시작된 이날 보고회는 경과보고 및 시와 양 조직위원회의 성과평가 보고로 이어졌다.
 
이날 인천시는 ▶45개 OCA회원국이 모두 참가한 완벽한 대회 ▶안전(SAFE)한 대회, 풍성한 기록을 남긴 대회 ▶인천의 도시브랜드 가치 상승과 시민의 정체성 회복 등을 대회의 성과로 꼽았다. 물론 미숙함도 지적했다. 경기운영의 일부 차질, 차량2부제 퇴색, 홍보 미흡, 문화·관광분야 미흡 등을 반성할 점으로 꼽았다.
 
이어진 성과계승(사후관리) 방안 발표에서는 ▶신설경기장의 효율적인 활용방안 강구 ▶기념공원 조성 및 기념관 건립 등 대회유산의 보존?관리 ▶도시브랜드 가치 상승효과를 성장동력으로 활용한 해외투자유치 활성화 및 관광산업 진흥 ▶중앙정부와 연계한 남북관계 개선방안 ▶비전2014프로그램의 계승 확대 운영 등을 제시했다.
 
성과계승 방안에 대한 발표에 이어 양 대회에서 적극적인 협조와 봉사를 한 유공자 300여 명에 대해 시장 표창을 수여하고, 시민과 시장이 함께하는 퍼포먼스, 시립합창단과 무용단의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유정복 시장은 이날 마무리 인사말을 시민과 함께하는 무언극(無言劇) 형태로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은 이미 시민사회에서 냉정한 평가의 목소리가 나온 상황이다. 물론 적은 예산으로 큰 무리 없이 치러낸 자체는 칭찬을 받아도 될 일이지만, 이미 여러 시민단체에서는 자축의 분위기를 내는 것보다는 잘함과 잘못함을 명명백백히 가려 재정난 가중을 반복하지 말자는 움직임도 있기에, 이러한 자축 성격의 행사는 시선에 따라 다소 지적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지난 12일 인천시의회가 개최한 아시안 게임 평가 토론회에서 참여예산네트워크의 박준복 소장은 “막대한 빚에 시달리는 가난한 집주인이 감당치도 못할 과분한 잔칫상을 펼쳐 허세만 부리다 쪽박만 찬 행사로 매우 부적절한 상황에서 치러졌다”고 지적하며 유 시장이 ‘교부세 끌어오기’에 더 노력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스포츠행정 전문가인 정희준 동아대 교수는 그 토론회에서 “국제 스포츠 대회 한다고 예산이 폭주하면 그걸 복지예산에서 모두 메워야 하는 문제가 생기고 이 때문에 재정 적자는 물론 지역 불평등과 빈부격차 등 심화될 수 있는데 인천도 이것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 대회 역시 경기장을 위한 건설공사 예산이 폭주했고 그 때문에 안 그래도 어려운 예산이 모자라는 지경에 이르다 보니 투입되는 인력에 대한 교육이 전혀 안 되고 그것이 운영의 문제로 나타나는 시나리오로 이어졌다”며 “경기장 사후 운영방안도 사실 절망적인 수준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따라서 인천은 자축행사도 물론 불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 이전에 우선 대회로 인해 일부 불평등을 가져온 민생복지 등의 부분을 메우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직자는 “대회 이후 시 행정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기도 한 만큼 대책은 필요하고, 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만큼 시 차원에서의 구체적인 방안이 발표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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