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인천시장 시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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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인천시장 시대 열렸다"
  • 이문일
  • 승인 2010.07.0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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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은 많고…지방권력 교체 속 큰 변화 예고



 송영길 인천시장이 1일 오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광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 시대가 열렸다. 8년 간 안상수 전 시장이 이끌었던 시정이 끝나고, '야당'이 집권한 새로운 시대를 맞은 것이다. 

7월1일 '송영길 체제'로 출범한 민선 5기 인천시에서는 행정과 의정 전반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10개 구·군에서도 여야 간 대대적인 지방권력 교체로 변혁이 불가피하다. 

이날 오전 10시 종합문화예술회관에선 송영길 시장 취임식이 열린다. 또 취임식과 별도로 시장과 시민이 소통하기 위한 한마당 행사를 종합문예회관 야외 광장에서 갖는다.

이 행사가 인천시민을 섬기는 낮은 자세를 갖추려고 기획된 만큼, 시민들은 송 시장이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시정을 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일반 시민들과도 자주 만나 그들의 어려움과 아픔을 헤아려 달라고 요구한다.
 


인천시에서는 6.2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광역단체 중 유일하게 야당이 승리함으써 수장이 바뀌는 구도를 일궈냈다. 구·군에서도 8곳을 민주·민노당이 차지해 '여소야대'로 역전됐다.

시의회 역시 전체 33석 중 32석이었던 한나라당이 6석을 얻는데 그쳤다. 단 1석에 불과했던 민주당은 23석을 확보해  주도권을 행사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인천에서 여당의 지방권력 독점을 비판·견제하던 야권이 이제는 '수권세력'으로서 지역 발전을 이끌고 각종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른다.

시민 한인석(51, 연수구 동춘동)씨는 "우선 시민들이 고루 잘 살 수 있는 시정을 폈으면 좋겠다"며 "초심을 잊지 말고 많은 시민들과 대화하는 시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정 현안 '수술' 불가피

송영길 인천시장은 현 인천시 상황에 대해 "중병을 앓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는 시정 운영 전반에 걸친 '대수술'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런 송 시장의 인식은 지난 14~23일 시와 산하 기관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그는 "시와 인천도시개발공사의 부채 규모가 올해 말 9조4천억원으로 예상되는 등 무분별한 사업 추진에 따른 재정 악화가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그만큼 송 시장이 마주친 현실 또한 녹록하지 않다.

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지방교부금이 줄고 부동산 경기 후퇴로 거래세 등 부동산 관련 세입은 감소할 전망이다. 또 아시안게임, 지하철 2호선, 루원시티, 도화지구,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등에 막대한 시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전임자가 펼친 시정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 현실화한 셈이다. 들어올 돈은 많지 않은데 쏟아부어야 할 곳은 수두룩한 재정상황에서, 송 시장이 어떻게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지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따라서 송 시장은 인천경제자유구역과 구도심에서 추진된 상당수 개발프로젝트를 축소 또는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축 문제. 송 시장은 "아시안게임 개최 이후에도 경기장에서 적자가 발생하면 시 재정으로 계속 운영비를 부담하기 힘들다"면서 주경기장 신축 재검토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 27일 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담판을 지어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의 신설 여부를 인천시가 결정하도록 한 것도 그 때문이다.

시가 지방채를 발행해 사업 시기를 앞당겼던 지하철, 공원, 문화·체육시설 등의 인프라 구축도 '속도 조절'에 들어가는 게 불가피하다.

이를 위해 민선 5기 인천시는 '재정 건전화'와 '미래 비전 추진'을 위한 조직을 마련해 각종 사업의 추진 여부와 규모, 시기 등을 조정할 예정이다.

문제는 개별 사업계획이 취소·축소됐을 때 직접 영향을 받는 민간사업자와의 분쟁이나 주민 반발이다. 이는 시  정부와 시장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게 분명하다.

송 시장은 이미 계양산 골프장과 굴업도 골프장건설 중단, 강화조력발전소, 경인운하 물류부문 재검토 방침을 공언한 상태다.

송 시장은 "지금 인천은 위기상황"이라며 "최대한 시민과 소통해 지혜를 구하고 안 되는 것은 왜 안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겠다"고 강조한다.



◇여소야대 시의회, '기대와 우려'

인천시의회도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확 바뀌었다. 그런 시의회를 바라보는 데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6대 시의원 38명 중 34명이(89.4%)이 초선인 만큼 참신성을 앞세워 시의회 본연의 일인 시정 견제와 감시에 충실할 것으로 한편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이 시장과 시의회의 절대의석을 차지한 상황에서, 과거처럼 시장의 정책을 무조건 지지하는 '거수기' 구실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민노당·국민참여당·무소속·교육의원을 모두 합쳐도 15명에 불과해 23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시의회를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급격한 세대교체로 등원한 초선의원들이 의정 경험 부재에서 오는 시행착오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 것인지도 관심사다.

인천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새로 출범하는 시의회는 지난 의회의 잘못된 행태를 교훈 삼아 시민을 섬기는 자세로  본연의 일과 기능에 더 충실해야 할 것"이라면서 "같은 당 시장이라고 해서 시정 견제와 감시에 소홀하면 시민들의 매서운 심판을 받을 게 뻔하다"고 말했다.

◇8명의 수장이 바뀐 구청에도 '변화'가 대세

민선 4기는 한나라당 구청장·군수가 9명, 민주당이 1명이었다.

그러나 민선 5기에서는 민주당 6명(중·남·연수·부평·계양·서구), 민노당 2명(동·남동구), 한나라당 1명(옹진군), 무소속 1명(강화군)으로 민주당 우세로 바뀌었다. 구청장·군수 10명 중에서 8명이 물갈이된 것이다.

이에 따라 새 구청장들은 같은 야당 시장과 손잡고 이전 구청장이 추진해 온 역점사업 노선을 상당수 수정하는 등 '변화'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런 움직임은 민선 5기 출범 전부터 구체화하고 있다.

경인아라뱃길이 지나는 부평·계양·서구의 민주당 소속 구청장 3명은 지난 25일 같은 당 송영길 시장 당선자와 함께 정부의 국책사업인 경인아라뱃길의 물류 기능 등이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다며 공동 성명을 내고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수도권에서 첫 '진보 구청장' 배출로 큰 관심을 받은 동·남동구도 기존 구정 운영과 최대한 차별화를 시도하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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