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영화 같은 한 장의 사진” <제네시스: 세상의 소금(The Salt of the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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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영화 같은 한 장의 사진” <제네시스: 세상의 소금(The Salt of the Earth)>
  • 김정욱 영화공간주안 관장/프로그래머
  • 승인 2015.03.0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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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의 영화이야기] 14.
 
2015년 첫 예술다큐멘터리 영화 <제네시스: 세상의 소금>은 빔 벤더스 감독이 25년 전에 직접 구입한 사진계의 거장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작품 2장이 인연이 되어 제작되었다.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사진전시회에 다녀온 빔 벤더스는 살가두로부터 아들과의 여행에 동행할 것을 제안 받게 되고, 이 다큐멘터리는 이 세 사람의 동행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또한 사진작가이며 이 작품을 공동으로 연출한 살가두의 큰아들 훌리아노 리베이로 살가두는 빔 벤더스 감독을 "감독이 지녀야 할 필수 자질과 본인만의 독창적인 감각, 이미지를 다루는 탁월한 재능을 모두 가진 분"으로 극찬하며 그와의 작업에 깊은 애착을 가졌다고 한다.

영화는 사진작가, 'Photographer'의 어원을 살가두 자신이 설명하며 시작한다. 그리스어로 '포토'는 '빛', '그래프'는 '쓰다' 혹은 '그리다'의 의미로, "사진작가는 말 그대로 빛과 그림자를 가지고 세상을 그려나가고 또 써내는 사람"이라고 그는 말한다. 르포르타주 포토 계의 살아있는 신화 세바스치앙 살가두는 지난 40년간 전쟁의 잔인함, 기아난민들의 참혹함 등 인류역사상 가장 불행하고 중요한 사건 현장을 찾아 세계 구석구석을 목숨을 걸고 찾아 다니며 죽음의 위협 속에서 카메라에 담아냈다. 바벨탑과 피라미드의 건축을 연상시키는 세계 최대 금광 세라 펠라다의 금을 채굴하는 광기의 인간들의 끝없는 행렬, 세례를 받지 못하고 죽어 저 세상으로 가는 길을 잃지 말라 하여 눈을 뜬 채 묻히는 브라질의 어린 아이들, 내전으로 1회용 쓰레기마냥 버려져 쌓이는 시체더미들. 그의 작품은 한 장 한 장이 무겁고, 힘들고, 가슴이 아파 고통스럽다.

세바스치앙 살가두는 1944년 브라질의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로 옮겨와 살았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경제학자로 살던 그는 1973년 서른의 나이에 사진작가로의 경력을 시작한다. 100여 국이 넘는 나라를 돌아다니며, 기아와 전쟁의 피해자들, 노동자들과 환경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인 그는, 수많은 성공적인 프로젝트와 전시회를 통해 구성된 기구와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 땅의 고통 받는 이들과 지구환경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게 한 실천주의자이다.

독일을 대표하는 영화감독이자, 사진작가이기도 한 빔 벤더스 감독은,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피나>로 각각 음악과 무용을 다룬 최고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든 거장답게, 사진을 다룬 이번 작품에서도 우리에게 깊은 울림과 영감을 선사한다.

2014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수상하고 스페인 최고의 영화제인 산 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감동의 휴먼 예술 다큐멘터리 <제네시스: 세상의 소금>은 2월26일(목)부터 인천 남구의 예술영화관 영화공간주안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제공 = 영화사 백두대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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