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버텨내는 책읽기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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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버텨내는 책읽기 레시피
  • 강영희 객원기자
  • 승인 2015.08.02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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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헌책방들이 '한여름 '방콕족'들을 위해 소개하는 책들


 

배다리 사진관 <다행>과 갤러리 <한점>이 휴가를 선언하고 공간을 정리 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여핵생 둘이 부른다. 사진관 앞에 보지 않는 책을 내놓고 저렴하게 팔고 있는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와 <퇴마록>을 골라놓고 계산해달라고 한다.

뇌는 머리 쓰며? 읽느라 푹 빠졌던 기억이 있었고, 퇴마록은 한 여름에 등줄기가 싸늘했던-왜 공포영화를 보고 공포책을 읽는지 그걸 보고 이해했던 20여 년 전의 기억이 스쳐갔다.

 

무더운 여름 나날들에 책?

 

더운 여름휴가, 사람에 치이고 상술에 치이는 여행보다는 집에서 보내기로 한 ‘방콕족’을 위해 '책을 골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나와 비슷한 처지라면 한 번 들춰보심이 어떠실지 ...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지만 그 좋은 날씨에 책에 머리를 박고 있기엔 아까웠다. 오히려 푹푹 찌는 더위 속에서는 무얼 해도 감당이 안 될 때 땀에 젖어가는 책장을 넘겨가며 책을 읽다보면 어느 새 시원한 바람 한 줄기 이마를 스쳐간다.

 

무엇인가 버텨낼 때는 책읽기가 최고라는 생각이다. 죽음을 맞고 나서, 사랑하는 이와 이별을 하고나서도, 어떤 일을 실패하고 나서도, 목숨이 붙어있어 살아야 할 수 밖에 없는 시간들 앞에서, 사람에게 상처받았을 때 책읽기는 핑계이거나 대피소거나 방공호, 여행이다.

 

내 눈 앞에 들어온 책들

 

배다리 헌책방 <나비날다 책방>과 인문학 서점 <풀무질>이 여름과 함께 독자들에게 책들을 소개한다. 특히 <나비날다 책방>에서는 심적, 물적 후원자분들에게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정가의 10% 할인 혜택을 준다고 한다.

 


-. 철학을 삼킨 예술/한상연/동녘 -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깨우는 예술강의실
-. 딸에게 주는 레시피/공지영/한겨레 - 너를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일을 절대로 멈추어서는 안돼
-. 마주침의 정치/앤디 메리필드/이후
-. 노동여지도/박점규/알마
-. 두 발과 땀으로 써내려간 21세기 대한민국 노동의 풍경
-. 그들의 손에 총 대신 꽃을/민용근/글레마 - 영화감독 민용근이 전하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이야기 -. 두터운 삶을 향하여/정현종/문학과지성사
-. 이것은 교육이 아니다 학교의 배반/교육공동체 벗
-. 나를 대단하다고 하지 마라/해릴린 루소/책세상 -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일의 놀라움에 대하여
-. 이름 없는 하느님/김경재/삼인 - 유일신 신앙에 대한 김경재 교수의 본격 비판
-.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다니엘 투터/문학동네 - 서양 좌파가 말하는 한국 정치, 절망중독사회에서 무엇을 꿈꿀것인가?
-. 인문학은 언어에서 태어났다/강준만/인물과사상사 - 재미있는 영어 인문학 이야기
-.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막스베버/문예출판사
-. 차브 영국식 잉여유발사건/오언존스/북인더갭 - 모욕당한 인간 존엄을 위하여
-. 자살론/에밀뒤르켐/청아출판사
-. 논어를 읽다/양자오/유유 - 공자와 그의 말을 공부하는 법
-. 중독조직/앤윌슨새프/이후 - 조직은 어떻게 우리를 속이고 병들게 하는가?
-. 십대 밑바닥 노동/교육공동체 벗 - 야/너로 불리는 이들의 수상한 노동 세계
-. 처음 만나는 혁명가들/마이크 곤살레스외/책갈피



 

[한겨레]인문학 공부모임 <대안연구 공동체>, 메르스와 공포를 말하다!

철학과 문학, 역사 등을 공부하는 인문학자들이 메르스 사태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며 국민적 공포의 문제를 인문학적으로 성찰하는 내용을 담은 각 70쪽 안팎의 작은 책 4권을 펴냈다.

-.<좌파는 어디 있는가?>

-.<삼성이 아니라 국가가 뚫렸다>

-.<왜 우리에게 불의와 불행은 반복되는가?>

-.<곡해된 애덤 스미스의 자유경제>-을 펴냈다.
 


[경향]표지만 봐도 더위가 싹 가시는 미스터리 6선 - 어느 해보다 쟁쟁한 작가들이 대거 출간한 여름 소설이라고 하니 매니아 들은 집중!!

 

-.미스터 메르세데스(스티븐 킹)/황금가지 : 호러와 판타지, SF까지 넘나들던 스티븐 킹의 최신작. 62세 전직 경찰 호지스는 살이 뒤룩뒤룩 찌고 종일 TV를 보며 빈둥거리며 보내고 자살충동까지 시달리고 있는데 그에게 미제사건 범인의 도전장이 전해진다. 실직자 수 백명이 일자리 박람회를 기다리던 광장에 메르세데스 밴츠를 몰고 돌진해 8명을 희생시킨 '미스터 메르세데스'가 조롱이 담긴 편지를 보낸 것. 범인이 밝혀진 상황에서 탐정과 범인의 심리전이라 할 수 있겠다. 호지스 시리즈는 3부작으로 예정되어 있다.

-.탐정이 아닌 두 남자의 밤(최혁곤)/시공사 : 한국추리문학대상 수상작가 최혁곤의 신작. 애인이자 배우의 살해사건을 당한 전직기자와 여자문제로 옷 벗은 형사가 함께하며 한국에 온 전직 탈레반을 쫒고('신들이 속삭이는 밤'), 호기심 때문에 일간지에 난 수상한 광고의 전모를 파헤치기도 ('제 4요일의 암호')한다. 전체 7편 이 담긴 연작소설로 재개발, 내부고발등 사회적 문제부터 개족애, 잃어버린 개처럼 소소한 사건까지 다채롭게 다룬다.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미야베 미유키)/ 북스피어 : 소심한 편집자 스키라무가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뺑소니, 다단계 사기 가튼 문제를 풀어가는 '행복한 탐정'시리즈.

-.셜록홈즈-모리어티의 죽음(앤터니 호로비츠)/황금가지 : 아서 코난도일은 없지만 그 재단에서 인정한 작가의 최신작. 1891년 숙적 모리어티와의 대결 끝에 폭포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시리지를 끝내려다가 독자들의 원성에 다시 살아난 홈즈, 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보슈 나인 드레곤(마이클 코넬리)/RHK : 범죄를 일상처럼 접하는 현직결창들의 기지가 돋보이는 소설. 친구도 이웃도 없던 해리 보슈 시리즈의 14번째 소설로, 아빠가 된 보슈가 홍콩의 딸을 구출하고 용의자가 풀려나기 전-39시간 안에 돌아와야 한다.

-.산 자와 죽은 자(넬레 노이하우스)/북로드 : 여형사와 보덴슈타인 반장 콤비가 평범한 사람들의 연쇄살해를 밝히는 수사 끝에 장기 이식에 얽힌 비극과 복수가 드러난다.

 

 

그밖에 눈에 들어온 책들


-.<슬로우 뉴스> 어제의 뉴스로 내일을 읽는, 비판적인 뉴스 소비자가 되기 위한 선언서 피터 로퍼/생각과 사람들

-.<밀양을 살다> <탈핵 탈송전탑 원정대> 영화 <밀양아리랑>도 함께 해주세요~

-.<담론>(신영복) / 돌베개 - 8월 1일 토요일 오후 3시 구서재에서 사인회가 열린다. 팟캐스트에서 신영복의 담론을 들을 수도 있다. 유튜브에서 북 몬서트도 보실 수 있고. 팟캐스트는 좀 졸리다. 역시 사람을 보면서 이야기를 듣는게 대박!! 이 난관을 극복하실 수 있다면 신영복의 담론을 들어보셔도 좋은 여름이 되실 듯.

-.<거장 이쾌대, 해방의 대서사>(국립현대미술관) / 돌베개 대도록과 소도록. - 대중의 이해를 넓히기 위한 현재까지 전하는 작품들과 그 가족들이 보관해온 유품을 한 자리에 모은 것으로 화가의 작품, 자료 그리고 그 의미를 설명하는 글을 담아 이쾌대에 관한 대부분의 것을 집대성했다고 한다.

해방의 공간에서 리얼리즘의 꽃을 피운 화가 이쾌대! 백남준과 함께 20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로 손꼽히는 화가는 해방의 감격과 역사적 사건을 주제로 그린<군상, 해방고지>로 화단에 큰 충격을 주었다고 한다. 6.25 당시 피난을 가지 못한 화가가 북한군 선전미술 제작에 가담, 서울 수복 후 국군포로수용소에 수용되었다가 북한을 택해 월북작가로 접할 수 없다가 88년 해금되었다. 45000원으로 좀 비싸지만 그의 그림을 본다면 안 사곤 못 배길지도 모른다. 7/30일부터 서점에서 볼 수 있다.

-.<전복과 반전의 순간>(강헌) /돌베개 - 음악사의 반전이 일어난 역사적 배경을 짚어낸 책. 개인적으로 이번 여름 방콕책 선정!

-.<한글의 발명>(정광) /김영사 - 한글 제정의 동기와 목적, 발명에 참여한 인물과 제정 시기부터 한글이 과학적인 이유와 영향을 받은 문자까지. '영명하신 세종대왕이 사상 유례 없는 독창적 글자를 만드셨다'는 신화를 넘어 진정한 의미에서 한글의 역사적 의미와 언어학적 가치, 탁월함을 밝힌다. 기촌의 한글 연구의 정설을 뒤집은 독보적인 연구서, 한글에 대한 모든? 쟁점에 새로운 통찰을 제시!했다 라는데 그건 김영사의 평가겠지만 많이 궁금함. 엄청 두껍군요. 아무래도 겨울까지 보겠어요.

-.<20세기를 생각한다>(토니 주트, 티머시 스나이더) / 열린책들
 

 

좀 궁금하기는 한 책들

 

-.<로버스 라이시의 1대 99를 넘어>(로버스 라이시) / 김영사 - 조작된 경제 게임, 도덕성 뒤집기 이런 키워드 들이 제시되고 있다.

-.<아들>(요 네스뵈) /김영사. 예약판매중이며 노르웨이 작가에게 가서 받은 친필사인을 받을 수 있다네요. 워너브라더스에서 판권을 구매하고, 헐리웃 스타 채닝 테이텀이 직접 노르웨이로 찾아가 요 쌤과 미팅을 가졌다는군요. 채닝 테이텀이 주인공 '소니' 역할을 차지할 것인가... 라고 말하는 걸 봐서 뭐 꽤 유명한가봐요 ^^;

-.<곤충들의 수다>(정부희)/상상의 숲, <발칙한 생물들>(권오길)/을유문화사 - 자연에 쓸데 없는 것은 없다는 곤충과 동식물의 발칙한 수다라니 마구마구 궁금해집니다.

-.<영원한 젊음>(리카르도 콜레르)/삼인 -술, 담배에 마약까지 그래도 장수노인들이 즐비해 백 살은 노인 축에도 못낀다는 마을-에콰도르의 빌카밤바의 이야기. 건강에 해롭다는 온갖 습관과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평생 고된 노동을 놓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죽음을 맞는 방식도 '목욕하러 갔다가 거기서 죽고, 일하러 나갔다가 거기서 죽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그대로 죽었다.' 저자는 빌카밤바를 이해한다는 것은 삶과 죽음의 새로운 논쟁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한다. 상식을 뒤집는 삶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무지무지 궁금해진다.

 

위 책들의 선정은 개인적으로 믿음이 있는 이들의 추전과 사소한 이끌림, 흥미, 페친의 유혹에 의한 것입니다. 실패하지 않으시길 바라며 !! 당신의 취향은 당신의 선택으로 완성됩니다!! 즐독!!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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