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AS 모나코 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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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AS 모나코 전 리뷰]
  • 김동환
  • 승인 2010.07.1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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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날씨 아래 즐거운 친선경기를 가진 두 팀'

화창한 여름날 재미 있는 경기를 펼친 'deux équipes(양 팀)'
'박주영의 AS모나코'(이하 모나코)가 인천 유나이티드(이하 인천)와 지난 11일 인천 월드컵경기장에서 친선경기를 가졌다. 두 팀 경기는 경인일보 창간 50주년을 기념하여 치러졌으며, 대한민국의 박주영이 뛰고 있는 모나코와 인천의 경기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이 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는 남아공월드컵을 통해 알려진 부부젤라가 증정되었다. 인천은 모나코를 맞아 먼저 두 골을 내주었으나 이 후 추격의 의지를 불태워 두 골을 만회하여 2대2로 사이좋게 무승부를 거두었다. 하지만 친선경기라 해도 소홀히 넘어갈 수는 없는 법. 따라서 정규리그 후반기를 앞둔 인천이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플레이에 대해 몇 가지 짚고 넘어가려고 한다.

속초 전지훈련의 성과를 거두었나?
인천은 월드컵 휴식기를 맞아 강원도 속초에서 약 3주 동안 전지훈련을 하였다. 속초에서 김봉길 수석코치는 인터뷰를 통해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체력을 정비하고 팀워크를 다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페트코비치 감독이 떠난 후 어수선한 팀의 분위기와 팀워크를 재정비하겠다던 그의 말이 허풍은 아니었다. 모나코전에서 짧은 패스와 선수들의 커버플레이, 측면으로 정확히 보내주는 패스로 상대 진영을 흔든 인천의 플레이는 전지훈련이 팀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수비진의 조직력은 어떤가?
모나코전 선발 출전 명단에 올려진 수비수들의 이름은 큰 변화가 없었다. 중앙수비는 임중용과 안재준, 측면수비는 전재호와 윤원일의 몫이었다. 친선경기를 통해 많은 선수들을 시험하기 다가올 후반기를 위해 조직력을 다지려는 김봉길 수석코치의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경기 중간, 오프사이드 트랩을 위해 과감히 전진 수비를 펼치고 커버 플레이를 하는 모습에서 전지훈련의 성과가 나오는 듯하였다. 하지만 전진 수비로 뒷공간을 쉽게 내주고 상대방의 중앙 돌파에 우왕좌왕하다가 니쿠라에와 알론조에 실점을 허용한 점은 앞으로 인천이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예능을 아는 도화성
지금으로부터 5년전에 도화성이 부산에서 뛰던 시절, 65m 장거리슛을 성공시켰던 것을 기억하는가. 모나코와의 경기에 후반 15분 교체투입된 도화성은 다시 한 번 쇼(show)를 보여주었다. 후반 19분, 모나코의 패스를 가로채 치고 나오던 도화성은 루피에 골키퍼가 골대에서 나와 있는 것을 놓치지 않고 하프라인 부근에서 그대로 공을 차 골대에 넣었다. 이 골은 도화성 자신이 가지고 있는 K-리그 최장거리 골인 65m골에는 조금 모자란 55m골이었다. 더운 날씨와 무료한 경기에 지쳐 있던 관중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루피에 골키퍼를 바보로 만든 도화성의 득점은 이날 경기의 중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모나코와의 경기에 비싼 돈 주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을 위해 보여준 도화성의 팬 서비스는 그가 '예능을 아는 선수다'라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펄펄 나는 이준영
월드컵 휴식기를 앞두고 파괴적인 모습을 보여준 이준영. 그 누구보다도 월드컵 휴식기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점을 아쉬워했을 것이다. 그는 그러한 아쉬움을 전지훈련과 휴식기를 통해 더욱 위력적인 모습을 가질 수 있도록 갈고 닦았다. 그리고 만반의 준비를 갖춘 이준영은 모나코와의 경기에서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위력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경기에 나설 때는 오른쪽 날개 위치였지만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오른쪽, 왼쪽, 전방, 가운데를 가리지 않고 모나코의 진영을 누빈 모습은 그가 그동안 경기에 나설 날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줬다. 다만, 모나코전을 축하하는 의미로 여러 번 골대위로 터뜨린 그의 축포가 아쉽다. 한 번만 터뜨려도 됐을 걸 말이다.

이세주, 새로운 슈퍼서브가 될 것인가?
지난 5월 9일, FC서울과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이세주의 골을 기억하는가. 경기에 투입된지 1분만에 터뜨린 그의 골은 인천에 승리를 안겨주었다. 모나코와의 경기에서도 이세주는 교체 투입된 지 8분여만에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세주가 인천의 새로운 슈퍼서브로서 태어나는 순간이다. 모나코 수비수들의 체력을 소진시킨 후 이세주를 투입한 김봉길 수석코치의 전략도 맞아 떨어졌지만 무엇보다 득점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던 이세주의 승부욕이 그를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 모나코전에서 보여준 이세주의 움직임은 앞으로 정규리그에서 그가 새로운 공격옵션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머뭇거리면 기회는 날아간다
모나코라는 팀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웅웅거리던 부부젤라 때문일까? 이날 유독 전방 공격수들이 골대 앞에서 쉽게 공을 처리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모습이 많았다. 모나코와의 경기에서 나온 득점은 모두 미드필더에 의한 것이었다. 더 완벽하게 골을 넣기 위한 이유일 수도 있지만 망설이면 그 기회마저도 놓치는 것이 축구다. 한 번 접고 두 번 접다가 팬들의 마음마저 접어버릴 것인가? 1초의 차이는 정말 크다. 공을 차지 않고 가지고 있으면 축구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친선경기를 통해 이런 점을 발견했다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다. 앞으로 정규리그에서 골대 앞에서 망설이는 공격수들의 모습은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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