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 목욕하자아~"... "안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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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 목욕하자아~"... "안해도 돼"
  • 김인자
  • 승인 2016.04.08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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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엄니의 파스 걱정
"엄니, 목욕하자아.~"
"안해도 돼."
"왜 또오~?"
"내가 아까 머리 감았어. 세수도 다 했어."
"은제?"
"아까 너 저짝에서 뭐 할 때 내가 혼자 알아서 다 했어."
"아유, 그러셨어? 세수하셨어?"
"응, 세수했어."
"머리도 감고?"
"응, 머리도 감았어."
"아유, 잘하셨네. 그럼 울엄니 몸만 닦으면 되겠네."
"시러! 안해."
"싫긴,이제 날씨 따뜻해져서 안 씻으면 몸에서 쉰내나. 냄새나믄 사랑터 선생님들이 시러해."

목욕하기 싫어하시는 심계옥 엄니
머리도 안 감으신게 뻔한데 부득불 감으셨단다. 그르케 목욕하기가 싫으신가?
매번 목욕할 때마다 순순히 하신다는 적이 없다.
"엄니,얼능 하자."
"안돼야."
"왜 안돼?"
"파스 붙였어."
"파스? 파스야 목욕하고 다시 붙이믄 되지."
"안돼야.이제 막 붙였어."
"안되는게 어딨어?
어디 봐봐."
쫘아악~
"아,아파야아. 살살 좀 떼지이."
"이런건 한 번에 쫙 떼야해."

"지살 아니라고. ‥아깝게 ..."
"아까비?"
"그럼,아깝지."
"엄니 글면 내가 안아깝게 해주까?"
"으트케?"
"뗐따가 다시 붙이면 되지이.~"
"그게 붙어?"
"그러엄~ 이 세상에 안되는게 어딨어.엄니 나 믿지?"
"그럼, 내가 다른 사람 말은 못 믿어두 우리 딸말은 믿지.
근데 파스 뗀 거 어딨어?"
"여기 잘 모셔놨지."
"버리지마. 아즉
단물도 안 빠졌어."
"하하, 울 엄니 진짜 욱겨. 이게 껌이야? 단물이 빠지게?"
"껌이든 아니든 잔말 말고 조기다 잘 붙여놔아. 알았지~목욕허고 다시 붙이게에."
"아,알았어요.알았어. 근데 이게 껌이야? 다시 씹게 ?아니 붙이게?"
목욕을 하는 내내 심계옥엄니는 떼어논 파스 걱정이셨다.
"얼릉햐아. 파스 후끈헌기 다 달아난다. 뭔 샴푸질을 또 해?
샴푸 많이 쓰믄 머리 자꾸 빠지고 안 좋디야. 글치 않아도 요즘 자꾸만 머리가 빠져 죽겠구만."
"아후 다했어, 다했어.헹구기만 하믄 되야."
하이고 심계옥엄니 을매나 보채시는지 오늘 목욕은 뭔 정신으로 시켜드렸는지 모르겠다.

"어딨어 파스?"
"여깄네."
"아니 그거 말고 내가 아까 부쳤던거."
"그게 이거여."
"아녀."
"아녀?"
"아녀."
"으트게 알았대에?"
목욕하기 전에 심계옥엄니 붙였다 떼어논 파스를 심계옥엄니몰래  살짝 버리고 새파스로 부쳐드리려다 심계옥엄니헌테 딱 걸렸다.
"햐~ 이파스가 그파스가 아닌걸 으트게 알았데에? 파스에 침 발라 놓으셨나? 하여간 울엄니 눈치하난 백단이여, 백단."
"뭐시라고 중얼 거리냐? 후끈헌기 달아나기 전에 후딱 붙이지않고."
아 지금 부쳐요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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