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콘서트로 회고하는 콜트콜택 3,367일
상태바
토크콘서트로 회고하는 콜트콜택 3,367일
  • 이미루 기자
  • 승인 2016.04.21 15: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재춘의 농성일기, '우리에겐 내일이 있다' 출판기념회 열려

지난 20일 콜트콜텍 해고노동자 임재춘의 농성일기, '우리에겐 내일이 있다'의 출판기념회가 서울 홍대앞 카톨릭청년회관에서 열렸다. 이 날 행사에서는 지난 3,367일 동안 이어진 이들의 투쟁이야기와, 오랜시간 함께 연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 콘서트의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책 '우리에겐 내일이 있다'는 콜트콜텍 해고노동자 임재춘 조합원이 농성 과정에 있었던 일화와 자신의 기억들을 일기의 형식으로 풀어 쓴 글이다. 임재춘의 글에 최문선씨가 해설을 하듯 해당 일화의 뒷 이야기 등을 덧붙이는 식으로 만들어졌다. 그 글들은 초기 '콜트콜텍 유랑문화제'를 통해 임재춘씨가 낭독하는 식으로 전달되다가, 오마이뉴스를 통해 정식 연재되기 시작했다. 

이 책은 당시 오마이뉴스에 연재됐던 농성일기와, 콜트콜텍의 투쟁역사를 기록해 놓은 책이다. 
 

고동민의 사회로 출판기념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 이미루 기자


지친 그들이 힘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출판기념회는 지난 시간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들(이하, '해고노동자')과 함께 연대 해온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이야기와 그들의 투쟁기를 함께 나누는 자리였다.이 날 행사의 사회를 맡은 고동민(쌍용자동차 복직 대기자)은 "10년이란 시간 동안 투쟁해 오면서 이미 너무나도 지쳤을 사람들을 위해 이 자리가 그들이 투쟁을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행사를 시작했다. 

이 날 행사에는 김관홍 대표(출판사 네잎클로버)과 방종운 지회장(금속노조 콜트지회장)의 인사와, 문화노동자 연영석, 콜트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밴드(이하 '콜밴'), 옛정서발굴밴드 푼돈들의 공연, 그리고 이들과 오랜시간 연대했던 노순택 사진작가와 장동훈 신부(천주교 인천교구)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로 이루어 졌다. 


진짜 투쟁은 관계를 맺어가는 일
 


북콘서트가 진행되고 있다(오른쪽부터 노순택, 임재춘, 최문선, 장동훈, 최규화). 사진=이미루 기자


이 날 패널로 참여했던 장동훈 신부는,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콜트콜텍과 연대했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됐다"며, 이들과 함께 투쟁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그간의 일들을 회상했다. 또한, 이들의 투쟁을 지켜보면서 "6년이란 세월을 함께 보내면서. 콜트콜텍 농성자들은 나에게 가족과 같은 사람들"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이 어려운데, 콜트콜텍에 연대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 이 사람들이 다양한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순택 사진작가는 이들의 투쟁을 되돌아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는 그들에게 생활비를 전달했던 일을 꼽았다. 그는 "이들의 투쟁이 길어 질 수록 이들이 한 가족의 가장이라는 사실이 무겁게 느껴졌다"며, "사진작가들이 모여 만든 달력을 팔아 모인 성금을 이들에게 '생활비'로 써달라며 전달했던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기투쟁 사업장에 연대를 할 때, 우리가 어떤 태도로, 어떻게 연대를 해야할까 하는 고민을 하게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작가로서의 자존심, 투쟁 당사자로서의 자신감이 높아지길 
 


책에서 자신이 인상깊게 읽었던 구절을 찾아 낭독하고 있다. 사진=이미루 기자


최규화 사회자는 두 저자에게 "책을 집필하고 출판하는 과정에서 투쟁 사업장 내부에서의 변화가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최문선씨는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임재춘 조합원이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당당해 지는게 보였다"며,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 자기 투쟁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모습을 보게 된 것 같아 기뻤다"고 말했다. 

서로가 생각하는 각자의 '내일'은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 최문선씨는 "임재춘은 공주에서 한량 농부로 즐겁게 잘먹고 잘 살고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대해 임재춘 조합원은 "오늘(20일)이 여의도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한지 199일째 되는 날"이라며, "대한민국이 '아프면 아프다고 말 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투쟁 당사자들,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문화노동자 연영석씨의 공연. 사진 = 이미루 기자


이 날 출판기념회는 책 뿐 아니라, 그동안 함께 연대해 온 연영석 문화노동자의 공연과 치명타 작가와 전진경작가의 작품 전시도 기획되었다. 연영석씨는 콜밴의 '이씨 니가'라는 노래의 원작자로 오랜시간 해고노동자들과 함께하면서, 이들이 진행하는 문화제 무대에 자주 오르기도 했다. 

또한 콜밴의 작사·작곡을 도왔던 옛정서발굴밴드 푼돈들의 공연도 이어졌으며 이들은 콜밴과 합동공연을 하기도 했다. 
 


치명타 작가와 전진경 작가의 '드로잉데이' 작품 전시. 사진=이미루 기자


이 날 치명타 작가와 전진경 작가는 매주 목요일 여의도 천막농성장에서 진행 된 '드로잉데이(Drawing Day)'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들을 전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전진경 작가의 작품으로 만들어진 책갈피를 나눠주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