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는 여행 … '템플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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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여행 … '템플스테이'
  • 이병기
  • 승인 2010.08.0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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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전등사에서 알찬 여름휴가 보내기


템플스테이 숙소

취재: 이병기·이혜정 기자

찌든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휴가철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만의 자유로운 시간을 갖기 위해 바다로, 산으로 탈출한다. 그러나 매연에 뒤덮힌 고속도로 정체를 뚫고 피서지에 도착해도 물 반, 사람 반으로 일상보다 더 사람들에 치이는 경우가 다반사.

자연을 느끼고 싶은가? 산들바람과 산새 소리를 들으며 나만의 사색에 빠져보고 싶다면? 고즈넉한 산사에서 시간을 잊고 한가하게 오수를 즐기고 싶다면? '나'를 버리고 '나'를 찾고 싶다면 강화도에 위치한 전등사로 떠나보자.

전등사에서 8월 중 열리는 템플스테이(Temple Stay)는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삶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산사에 묵으며 불교문화와 자연환경을 느끼는 불교 체험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고요한 산사에서 수행자의 삶을 직접 체험하고 1700년 한국불교의 역사와 더불어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만날 수 있다. 맑은 풍경소리가 아침 잠을 깨워주는 곳. 이슬과 풀잎에서 나를 일깨울 수 있는 전등사 템플스테이로 올 여름 휴가를 대신하는 건 어떨까.


대웅전

"템플스테이는 단지 사찰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닙니다. 스님들의 일상생활을 스스로 체험해 보는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 문화재의 70%가 사찰에서 나오듯이 이곳에 오신 분들은 전통 문화를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전등사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가까울 뿐더러 산과 바다가 함께 있어 문화와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꼭 찾아오십시오." - 김태영 전등사 템플스테이 담당

8월 중 열리는 전등사 템플스테이는 1박 2일동안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첫날 오후 2시께 도착해 방을 배정받고 1시간 동안 사찰예절을 배운다. 템플스테이 참가자들 중에는 불교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많기 때문에 합장이나 절 하는 법, 발우공양 예법 등 기본 예절과 불구(범종, 법고, 운판, 목탁 등 절에서 사용되는 사물), 전각, 삼귀의(불(佛)·법(法)·승(僧)의 삼보(三寶)에 귀의하는 일) 등의 상식과 용어들을 설명 듣는다.

종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천주교 신자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많다고 한다. 간혹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참여해도 템플스테이가 개종 목적이 아니기에 사찰생활을 강제하지는 않으며, 정신적 안정과 일상생활의 답답함을 떨치기 위해 도움을 줄 뿐이라고 한다. 

사찰 예절이 끝나면 사찰안내와 '사불 및 사경' 시간을 보내고 저녁공양을 한다. 이후 대웅전에서 저녁 예불을 지내고 대조루에서 참선 명상을 마치면 밤 9시께 산사에서의 첫날 밤을 보내게 된다.

둘째 날은 새벽 4시에 일어난다. 이어 새벽예불과 108배를 올리는데, 몇몇 이들은 절이 끝나면 다리가 후들거리기도 한다고. 6시가 되면 아침(발우)공양을 한다. 여기서 '발우'란 절에서 스님이 쓰는 밥그릇. '적당한 양을 담는 밥그릇'이란 의미가 있다.

삼랑성 숲길스님들이 발우로 행하는 식사를 '발우공양'이라고 한다. 단순히 밥을 먹는 식사예법이 아닌 수행의 한 과정으로 여기기 때문에 법공양이라고도 한다. 또한 모든 사람이 같은 음식을 똑같이 나눠 먹는다고 해서 평등정신을, 철저히 위생적이고 조금의 낭비도 없기 때문에 청결정신을 담고 있다.

식사 후에는 간단한 운동을 한다. 오전 8시까지 이어지는 '운력'은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는 선가의 전통이 하나의 원칙으로 남아 있는 말이다.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해 일한다는 의미로, 절에서 생활하는 모든 대중이 함께 모여 필요한 노동을 하게 된다.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은 빗자루로 절 안팎을 쓸거나 호미로 주변을 정리한다.

아직 햇볕이 따갑지 않은 오전, 참가자들은 삼랑성이 있는 정족산 숲길을 걸으며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 삼랑성은 단군의 세 아들인 부여와 부우, 부소가 쌓았다는 의미. 삼랑성은 산의 지형을 이용해 능선을 따라 축조한 성으로, 길이가 2300m 정도다. 동서남북 각 방향에 성문이 있다.


숲길 걷기 명상이 끝나면 잠시 휴식시간을 보내고 스님과 다담시간이 이어진다. 아늑한 사찰에서 즐기는 차 한 잔의 여유. 은은한 맛이 우러난 차는 머리를 맑게 하고 마음까지 청정하게 해준다. 현재 전등사 템플스테이는 참선지도에 범우스님, 참선과 사찰예절습의 등을 지도법사인 지현스님이 맡고 있다. 사찰안내와 발우공양, 운력 등은 학진스님이 담당한다.

점심공양을 마치고 간단한 소감문을 작성하면 1박 2일간의 전등사 템플스테이가 종료된다.

템플스테이는 두 종류로 나뉜다. 위와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할 경우 성인은 5만원, 초·중·고생은 3만원이다. 이와 다르게 자신만의 자유로운 시간을 갖는 휴식형은 성인 3만원, 학생 2만원이다.

일정 및 신청 문의: 종무소 032-937-0125, 0025
전등사 홈페이지: http://www.jeondeungs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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