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삶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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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삶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에서... "
  • 신은주
  • 승인 2016.05.0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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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회 배다리 시낭송회 - 김명남 시인 초청



제96회 배다리 시낭송회’가 4월 30일 오후 2시 ‘배다리 시가 있는 작은 책길 ’ 책방의 이층 다락방에서 김명남 시인을 초청해 열렸다.
 
김명남 시인은 1969년 강릉출생으로 2000년 「작가들」(여름호)로 등단하여 시집 「시간이 일렁이는 소리를 듣다」를 세상에 내놓았다.
 
현재 초등학교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꾸준히 시를 쓰고 있다.
 
아버지의 삶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인이 되었다고 들려주는 김명남 시인의 시는 어렵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매력이 있어서 참석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시 다락방도 위치를 변경해서 변화를 준 새로운 분위기에서 참석자들은 김명남 시인의 시를 낭송하면서 가슴이 울렁이는 시간을 가졌다.
 
97회 배다리 시낭송회는 류인채 시인을 모시고 5월 28일(토) 오후 2시에 ‘배다리 시가 있는 작은 책길’ 이층 다락방에서 열린다.

 
농부의 명함
                         김 명 남


아버지가 명함을 새겨 오셨다. 밤새 어머니는 꼴난 주제에 무슨 명함이냐고
지겹도록 퍼부었다.
 
순전히 농사만으론 자식들 공부 가르치는 게 힘들어
아버지는 막노동판에서 품을 팔았다
미장이 방수쟁이
어느 해부턴가 달력에 아버지는 매일 숫자를 써 놓고 계셨다
1.0…1.0…1.0…1.0…1.0…
그러다가 어느 날은
1.5라는 숫자를 적으셨다
그 날은 야근을 한 날이었다
 
중학교에 갓 들어간 봄날, 하교길이었다
학교 근처 공사장에서
아버지가 일하고 있기에
같이 가는 반 친구한테 우리 아버지 저기 있다며 손을 흔들었다
그 날 밤 아버지는 공사장에 있는 당신의 모습을 내 친구들에게
보이지 말라고 하셨다
 
그로부터 십 년도 더 지난 지금 명함 하나 새겨오셨다

구정방수
김복기
(0391) 644-7680

그 숱한 세월 동안
아버지는 얼마나 많은 집을 가슴속에서 지으며 살아오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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