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소득은 사회공동체의 뒷받침 없이 이뤄질 수 없다"
상태바
"개인소득은 사회공동체의 뒷받침 없이 이뤄질 수 없다"
  • 이여린 기자(재미난기자단)
  • 승인 2016.06.10 1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인문학살롱공동체 '기본소득' 주제 강연 및 토론회 열어


<박정윤 '인천 인문학살롱공동체' 대외협력분과장이 기본소득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인문학살롱공동체'가 주관하는 인문학강좌가 지난 3일 저녁 7시 카페베네 연수 대동점 2층에서 공동체 회원들과 시민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본소득'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강의는 <나는 국가로부터 배당받을 권리가 있다>( 하승수 저) 의 요약을 토대로 진행되었다. 
 
박정윤 대외협력분과장이 강의를 진행하였으며 강의 후 주제 토론이 이어졌다. 박 분과장의 강의를 듣고 인터뷰하여 문답 형식으로 구성했다.
 

Q 기본소득이란 무엇인가?
- 한마디로 얘기하면 노동을 하는지, 재산이 얼마 있는지에 관계없이 국가로부터 지급받는 돈을 말한다. 당연한 권리이며 시민 배당이다. 개인에게 조건 없이 주는 소득이다. 가구 단위가 아니라 개인 단위이며 다른 모든 소득과는 상관없이 지급한다.
 
Q 일하지 않는데 소득이 주어진다는 것은 대단히 파격적이다. 노동하지 않는데 왜 돈을 지급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이 던져진다면?
-인간다운 삶에서 최소한의 소득이 주어져야 한다. 인간다운 삶의 보장은 임금노동과 상관없다. 임금노동만 ‘일’이라고 여길 수 없다. 공동체를 위한 지원활동, 가사노동, 무급 돌봄 노동 등 화폐로 환산되지 않지만 무한히 ‘일’하고 있다. 이런 임금노동 이외의 활동도 무한한 사회적 가치다.
 
Q 사회복지제도가 기본소득과 중복되지 않는가?
-사회복지제도는 내가 얼마나 가난한지 증명해 보여야 한다. 복지의 사각지대가 생기기 때문에 과정을 드러내야 하는 것은 자존감을 하락 하는 것이며 이 같은 경우 사회 공동체가 적극적인 지원을 모색해야만 한다. 하지만 기본소득은 국가의 국민이면 누구에게나 지급된다.
 
Q 지금 이 시점에서 필요한 이유가 있다면?
-자본주의의 속성은 매우 불평등하다. 빈익빈 부익부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인구는 불어나지만 각종 산업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고용이 불안정하니 총체적 위기에 있다고 본다.
내일이 불안한 삶을 살고 있어서 지갑을 열지 않는다. 좀 더 설명하겠다. 기본 소득론을 가장 체계적으로 제시한 사람은 판 빠레이스 교수(기본소득 지구네트워크 국제위원회 의장, 벨기에 루뱅대 교수)다. 그는 19세기 노예해방, 20세기 보통 선거권과 더불어 기본소득은 21세기에 가장 획기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기본소득 + 지분배당경제 에서는 지금까지의 그 어떤 자본주의 보다도 노동유인이 클 뿐 아니라, 고용주 측에서도 고정임금에 대한 부담이 사라져 일자리 제공을 늘리게 되므로 기존의 자본주의 보다 경제성과에서도 우월할 것이라고 한다.
 
Q 사례가 있는가?
-미국 알래스카 주에서 1982년 10월에 시행되었다. 공화당 출신의 ‘제이 헤먼드’주지사의 제안으로 석유 사용료 주정부 수입의 1/4 이상을 의무적립한 후 기금의 투자 수익금(운용수익)으로 지급했다. 5년간 평균수익의 1/2씩 매년 지급했다. 영구기금 배당으로 부자계층과 가난한 계층사이에 경제적 평등효과가 나타났다. 가난한 계층에서 삶의 질이 향상 된 것이다. 브라질은 2010년 ‘시민기본소득’법률로 기본 소득 제도가 본격 시행되었다. 세계 역사상 최초로 전국적 수준의 기본소득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재원은 2008년 8월 상원에서 통과된 ‘시민기본기금’설치에 관한 법률을 토대로 마련되었다. 브라질 기본소득의 특징은 전면적이기보다는 점진적 시행인 셈이다.
 
Q 기본적으로 소득이 주어지면 일을 하지 않고 게을러지진 않을까 하는 염려에는?
-2009년에 나미비아에서 기본소득으로 시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08년 1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24개월 동안 시행되었다. 결과는 기본소득 지급 이후 빈곤문제가 급격하게 개선되었다. 특히 식량 빈곤선에 있는 사람들의 비율이 2007년 11월 72%에서 2008년 11월 16%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비고용률도 같은 기간에 60%에서 45%로 상당히 감소했다.  또한, 범죄 건수도 눈에 띄게 하락했고 성평등의 가치를 상승하였다고 한다. 기본소득에 대한 주요 비판이 ‘노동 윤리가 상실될 것이다’, ‘게을러질 것이다.’ 등이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경제활동인구가 오히려 늘어났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준 사례이다.
 
Q 기본소득을 주장하시는 입장이다. 좀 더 설득해 준다면.
-197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하버트 사이먼’은 개인이 이루는 성과의 90%이상이 ‘측적된 사회자본’(과학지식, 사회지식)에 의존해 있다고 하였다. 본래부터 존재해 왔던 토지, 천연자원, 물, 공기 등 공유재는 동등한 권리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개인소득은 사회공동체의 뒷받침이 없이 이루어 질 수 없다. 혼자 배우고 혼자 성장하며 능력을 키울 수 없다. 기본소득은 지금까지 사회적으로 배제되었던 사람들의 것이라 할 수 있다.
 
Q 그렇다면 재원마련의 길은 있다고 보는가?
-토지사유제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조선후기 실학자들도 사회개혁의 핵심을 언제나 토지제도에 두었다. 미국 독립 선언문에 영향을 주었던 '토마스 페인'은 '토지 공유제'를 주창하였으며, 토지 뿐만 아니라 각종 조세제도와 예산낭비 재원등에서 '기본소득'의 재원은 충분히 마련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재원 마련에 관한 이야기는 두 번째 강좌에서 어느정도 설명 할 수 있으며, 이 부분에 관한 지속적인 토론을 통하여 얼마든지 훌륭한 재원 마련 방법이 나올 수 있다.

이날 강의 후 기본소득에 관해서 지급수준은 어떻게 정할 것인가? 연령에 따라 지급액을 어떻게 달리 산정할 것인가? 여타의 공공부조, 사회보험을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 이주민에게도 기본소득을 보장할 것인가? 등의 소주제를 놓고 토론이 이어졌다. 밤 9시 부터 시작된 토론은 뒷풀이 장소로 까지 이동되어 계속 되었다. 


강의를 주최한 '인문학살롱공동체'는 지난 2014년 연수의제 21 실천협의회 사회문화분과 사업으로 연 '인문학살롱'을 모태로 조직되었다. 당시 8월~11월에 걸쳐 '인문학살롱'의 문을 열어 12강을 진행하며 45명이 수료했다. 

올해는 인문교육을 포함한 독서토론, 지역사회문화참여활동, 특히 생태환경(동물권, 인권, 탈핵, 녹색환경, 자본주의 등) 과 기본소득, 사회적기업 등에 관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강좌를 추진할 계획이다. 

인문학살롱공동체는 ‘기본소득이 가져올 변화‘를 주제로 7월 15일 저녁 7시 같은 장소에서 두 번째 강의를 진행하며 참가자들의 토론 시간도 마련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