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들 ‘지역 연대교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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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들 ‘지역 연대교류’ 가능할까?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6.10.2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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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활동가 오픈 콘퍼런스 시청서 열려... 청년활동 및 철학 등은 장벽 여전

27일 마을활동가 오픈 콘퍼런스의 현장. ⓒ배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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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마을공동체 사업과 관련해 이 사업의 일선에 서 있는 마을활동가들이 서로간의 커뮤니티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간 각 지역의 활동가들이?‘특공대(흔히 일본어인 ‘독고다이’로 표현)’처럼 활동하던 상황에서 이러한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을지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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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와 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27일 “마을이 열리다, 사람이 열리다”라는 주제로 마을활동가 오픈 컨퍼런스를 시청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지역의 다양한 영역에서 정착해 있는 활동가들이 오랜만에 모여 마을활동에 대한 정보와 의견을 나누는 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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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컨퍼런스의 특이한 점이라면 청년 활동가들의 수가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토박이’가 많지 않은 인천의 특성 상 인천서 나고 자란 경우가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송도나 청라 등 신도시가 아닌 원도심에 정착하면서 지역과의 조화를 원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은 분명 인천에 희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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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혜경 시 마을공동체 지원센터장은 “청년들과 차세대에 활동해줄 청소년 등이 이 자리에 많이 오셨는데 정말 달라진 부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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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들 청년 활동가들이 나름의 ‘진입 장벽’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날 참여한 청년활동가들 사이에서도 일부 이러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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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의평화시장 비앙갤러리카페 관계자는 “누구를 위한 마을활동인지를 항상 고심하고 있다”면서 “실제 먼저 정착해 있는 사람들이 내게 던지는 질문 대부분이 ‘왜 그래야 하나, 왜 그걸 해야 하나’인데 사실 대답을 완벽히 해줄 수가 없었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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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처음 이곳에 갤러리카페를 열고자 했을 때 마을에서?‘새내기’였던 상황에서 텃세도 체감하고, 또 적잖은 주민들이 땅값에 관심이 많은 상황에서 내가 할 일은 그것과 상관없는 ‘공간에 대한 기록’을 후세에 전하고자 했던 것인데 그런 부분에서 동상이몽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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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는 “2년여 활동을 해 오고 보니 우리 활동이 그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기만 한 것은 아니었던 게, 그전까지는 비교적 차가웠던 조금씩 마을 사람들이 감정 표현도 하고, 갤러리카페를 휴식공간으로 삼기도 하는 등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여는 부분이 느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기서 더 나아가려면 어떻게 할까는 늘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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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에서 콜롬비아공원축제를 기획했던 이영은 ‘청년문화기획 하다보니’ 대표는 “지역에는 나 말고도 다양한 청년활동가들이 있었고, 이들의 주요 고민들은 지역의 콘텐츠 발굴과 소통, 그리고 이를 공유하는 데에 몰두하고 있음을 알게 됐는데, 하나같이 ‘이 일을 왜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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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콘퍼런스에 참여한 이혜경 마을공동체지원센터장이 마을공동체의 발전 방향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고 있다. ⓒ배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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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라면 우리가 원도심에 살고 싶어 하고, 또 활동을 하면서 지역에 나름 기여하고 있다는 인식과 자긍심, 그리고 스스로 재밌어서 이를 나누고자 하는 의도에서 하는 것”이라면서도 “활동을 하다보면 지역에서 먼저 터를 잡고 있는 단체들이 이해관계 등으로 텃세를 부릴 때가 있는데 이때 활동이 원활히 풀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청년 활동가들에 대한 장벽이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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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수 남구 학산마을협력센터장은 “마을활동가라고 하면 외부에서 갑자기 들어온 사람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그렇게 보면 안 된다”면서 “그들도 지역에 애정을 가진 주민의 일부로 텃세보다는 배려와 협력 가운데 조화하며 그 ‘재밌음’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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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강화군에서 이장으로 활동하는 한 시민은 “어느 날 마을 한가운데 1급 발암물질을 뿜는 공장이 들어섰는데, 이후 드러난 마을의 오염은 모든 마을 주민들을 경악시켰고 그걸 대응키 위해 이장으로 나서 공장을 없애기 위해 활동을 시작했는데 그러다보니 활동가로 인식이 됐다”면서 “활동가로 뛰어 보니 집단지성의 움직임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알게 됐는데, 이를 발전시켜 마을공동체와 마을활동가들이 타 지역의 단체 및 활동가들과 교류하고 이를 통해 체계적인 마을 활동이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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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혜경 마을공동체지원센터장은 “마을공동체와 마을활동가의 힘은 서로가 교류하는 것에서부터 힘이 나온다고 생각하고 여기 있는 여러분들이 그 인식을 같이 할 거라고 본다”면서 “특히 인천은 원도심과 신도시 외에도 100개가 넘는 섬과 강화지역이라는 농촌이 함께 있어 마을공동체 등을 중심으로 재생활동이 많이 일어나야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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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시는 마을공동체 정착을 위해 지난 2010년부터 마을만들기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관련 조례를 추진하면서 지난 2013년 지원센터를 개소하고 마을공동체에 대한 자문위원회나 활동가 워크숍 등 행정 지원을 해온 바 있다. 특히 주민자치 인문대학이나 마을 리더 및 마을코디네이터 양성 과정 등을 통해 마을공동체의 정착에 노력을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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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각에서는 교류 과정에서 마을공동체 간 이해관계 및 각자의 철학 등이 얽혀 일어난 문제의 봉합을 푸는 데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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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을활동가는 콘퍼런스 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실례로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동화마을의 활동가들이 참석하기도 했는데, 그들이 앉은 반대편에 동화마을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활동가들도 자리에 있었다”면서 “각자 철학이 너무 상반된 만큼 교류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거나 하는 발전적인 측면의 모습을 보이기가 쉽지 않을 부분도 상당히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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