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인천시장 취임 이후 퇴진 요구를 받았던 어윤덕 인천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사퇴하면서 전임 시장 시절 임명된 시 산하 다른 공사·공단 대표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송 시장이 취임한 뒤 퇴진 요구를 받았으나 이를 거부하던 어 사장이 인천도개공을 통해 지난 17일 시에 사표를 전달했다.
어 사장은 지난 1월 부임해 3년인 임기를 2년여 남겨 두고 있다.
시는 새 사장 공모 절차가 1개월 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해 사표를 즉각 수리하지는 않은 상태다.
인천도개공 외에 현재 시가 공기업 특별회계로 관리하고 있는 공사·공단은 인천메트로(옛 인천지하철공사), 인천교통공사, 인천관광공사, 인천시설관리공단, 인천환경공단 등 5곳이다.
이들 지방공기업의 사장과 이사장은 안상수 전 시장 재임 기간에 임명돼 수 개월에서 많게는 2년 이상 임기를 남겨놓고 있다.
6.2 지방선거를 통해 여야간 권력교체가 이뤄진 시는 주요 공사·공단의 대표와 임원들이 후임자 인선을 신속히 매듭질 수 있도록 자진 사퇴 형식으로 자리를 비워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아직 진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시장이 바뀌었으면 산하 기관의 장은 새로운 시장과 뜻을 같이 할 사람들로 바뀌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다른 쪽에서는 시의 고위 공직자 출신인 공사·공단의 대표들이 공무원 정년까지는 임기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임기를 2년 이상 남긴 어 사장이 용단을 내리면서 다른 공사·공단 대표들의 '줄 사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시 안팎에서는 지난 2002년 안상수 전 시장이 취임했을 때 전임 시장이 임명했던 공사·공단 대표들이 6개월 이내에 사표를 냈던 선례 등을 감안해 이른 시일 안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