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쓰레기 받는 인천시, 서울시에 '반기'
상태바
수도권 쓰레기 받는 인천시, 서울시에 '반기'
  • master
  • 승인 2010.08.20 14: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지 매각대금 재투자 요구 … 특별법 제정 추진


서울·경기·인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수도권매립지가 있는 인천시가 매립지를 소유한 서울시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쓰레기는 인천에 버리면서 매립지의 '주인'이라는 이유로 매립지 땅을 판 돈은 주변 주민 등을 위해 재투자하지 않고 가져가고 있다는 게 통신의 설명이다.

수도권매립지의 매립기간(사용기간)은 당초 오는 2016년까지로 계획됐다.

인천시는 매립기간 연장이나 영구사용에 대해 일단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번 기회에 서울시와 정부를 상대로 인천에 불리한 매립지 관련 제도와 규정을 바꿀 태세다.

◇서울시 수익 이미 투자비용 초과

인천시 서구에 있는 수도권매립지는 1989년 동아건설이 보유한 공유수면을 서울시와 환경부(환경관리공단)가 각각 350여억원, 150여억원씩 총 523억원을 투자해 매입했다.

투자비용 만큼 서울시 71.3%, 환경관리공단 28.7%의 지분 비율로 공유수면매립면허권을 나눠 갖고 수도권의 쓰레기를 매립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는 당시 서울시, 환경부가 투자한 523억원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1천262억원 정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매립지는 그동안 도로, 철도, 운하 등 다른 사업 부지로 일부가 편입되면서 3차례에 걸쳐 전체 면적의 20% 가량이 매각됐다.

2004년에는 공항고속도로.공항철도 사업에 101억원, 2006년에는 검단하수처리장·종합환경연구단지 사업에 54억원, 올해는 경인아라뱃길·경서펌프장 사업에 1천487억원 어치의 땅을 팔았다.

이를 모두 합치면 1천642억원으로, 서울시와 환경부가 매립지 지분 비율대로 이미 나눠 받았거나 받을 예정이다.

수도권매립지 전체 면적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부지만 매각했어도 수익금이 투자비용을 크게 웃돌고 있다는 게 인천시의 설명이다.

◇매립지 주변 주민 고통은 여전

수도권매립지에서 직접 발생한 수익금을 둘러싼 논란은 매립지 주변 주민생활과 관련이 있다.

인천시는 매립지에 출입하는 폐기물 운반차량과 반입된 각종 폐기물로 인해 악취, 분진, 소음 등이 발생해 주민 건강이 여전히 위협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수도권매립지 반입차량은 모두 30만2천69대, 반입폐기물은 440만t에 이른다.

매립지 주변의 고농도 미세먼지는 올해 1분기 297㎍/㎥, 2분기 242㎍/㎥로 인천시 평균치 57㎍/㎥를 상회하고 있다.

이는 대기중 먼지주의보 농도 200㎍/㎥를 초과하는 것으로, 인천시는 호흡기 질환자 및 민감한 주민이 장기간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19일 "서구 주민들은 매립지로 인해 20년 이상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겪고 있다"면서 "서울시가 앞으로 각종 보상 및 인센티브 개발로 주민들의 불편을 일부라도 해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인천시 "특별법 제정해야"

인천시는 매립기간 연장 문제를 계기로 다시 불거진 매립지 관련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간 첨예한 대립과 분쟁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천시는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의 매립지 활용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시민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주는 매립지의 사용이 끝나면 골프장, 승마장, 요트장, 수련관 등을 갖춘 공원으로 조성, 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도록 하고 있다.

시는 특별법안에 매립지를 정부 소유로 전환한 뒤 매립이 마무리되면 인천시로 기증하는 내용을 담을 계획이다.

또 매립지 매각대금의 시설개선용도 재투입과 서구 주민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의 근거 조항도 담을 예정이다.

시는 이와 함께 내년도 서울시 예산에 매립지 부지의 경인아라뱃길 사업 매각대금이 편성되도록 요청해 매립지 시설개선 등에 다시 투자되도록 할 방침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