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 추방 … "이주노동자들은 서럽다"
상태바
단속 · 추방 … "이주노동자들은 서럽다"
  • 이병기
  • 승인 2010.08.22 00:53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등록 이유로 범죄자 낙인 … "민주주의 인권의 후퇴"


미얀마에서 온 이주노동자 소모뚜씨가 직접 만든 곡으로 노래공연을 펼치고 있다.

취재: 이병기 기자

"한국은 약자들에게 준비돼 있지 않아요. 섭섭합니다. 사회를 지켜주는 힘은 배려와 양심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배려. 내 몸이 아픈 것처럼 다른 이들도 똑같이 생각한다면 오늘같은 촛불문화제는 필요 없었을 거예요. 이곳을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배려와 양심을 지킨다면 약자들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이 눈 앞에 보여질 겁니다. 우리는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아닙니다." - 소모뚜(이주노동자, 버마)

#. 2009년 9월. 김포 양계농장에서 일하던 스리랑카 노동자 로샨 니샨타씨는 단속을 나온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 단속반원에게 연행된 후 강제로 추방당했다. 한국에는 생후 1개월 된 딸과 미등록체류자로 일하고 있는 부인이 남아 있다.

#. 2009년 3월. 우즈베키스탄 노동자 유스포프 미르드 존씨는 잘못 건 전화로 인해 통화 상대방이었던 한국인 여성의 신고로 위치추적을 통해 경찰에 단속됐다. 이후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에 인계된 후 강제 추방됐다. 우즈베키스탄에는 아직 갚지 못한 한국 입국비용 1천만원이 남아 있다.


인천이주운동연대가 주관하는 'G-20 정상회의를 빌미로 한 미등록 이주노동자 합동단속 및 강제추방 반대 인천시민 촛불문화제'가 20일 저녁 남동구 구월동 신세계백화점 버스정류장 공터에서 열렸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노래공연과 이주노동자 동영상 상영, '단속추방반대' 6행시 짓기, 격파 퍼포먼스, 단속 추방된 이주민들 이야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로 꾸며졌다. 아울러 이주민 관련 판넬과 이주노동자 사진전도 열렸으며, 이주노동조합 후원을 위한 티셔츠 판매부스도 한 켠에 마련됐다.

정영섭 이주노조 사무처장은 "정부가 G-20 정상회의를 빌미로 그들이 불법체류자라고 부르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범죄 연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지난 5월부터 집중 단속하고 있다"면서 "도시에 사는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공장이나 터미널, 길거리 등 전국 각지에서 현재까지 약 7천명의 이주노동자들을 잡아갔다"라고 말했다.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한 이주민이 단속으로 강제추방된 이주노동자 사례를 읽고 있다.정 사무처장은 "정부의 집중단속으로 미등록 이주노동자뿐만 아니라 등록된 이주노동자들까지 위축돼 있다"면서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을 범죄자로 낙인 찍거나 편견을 조장해 위협과 공포를 느끼게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부당한 행태에 대해 이주노조 위원장인 미셸은 서울에서 26일째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30일까지 이어갈 예정.
 
또한 서울 명동성당에서 매주 금요일 열리는 정부의 단속 추방 반대 집회도 해단식을 앞두고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정 사무처장은 "11월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정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계속 탄압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단순히 이주노동자들의 문제가 아닌 민주주의 인권의 후퇴"라고 말했다.

"얼마 전 이주노동자들을 만나 가장 힘들었던 일과 즐거웠던 일을 물어봤습니다. 힘들었던 일은 고된 노동과 무시하는 시선, 욕설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얘기였죠. 즐거웠던 일은 '자신과 같은 나라의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한국과 관련되거나 생활에서 즐거웠던 일은 없었어요.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들과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 김랑희 인천민주노동자연대


촛불문화제 주변을 지나가던 시민들도 이주노동자 문제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촛불문화제 주변을 지나가다 이주노동자들의 어려움이 적힌 판넬을 유심히 살펴보던 윤식현(44, 남구 문학동)씨는 "평소에는 이주노동자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사진전을 보니 외국인들에 대한 차별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외국인 근로자들로 인해 내국인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거나 월급이 낮아지는 일도 있지만, 지금은 더불어 사는 세상이니까 함께 잘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문화제에 모인 30여명의 시민들은 지민주씨와 소모뚜의 노래공연에 맞춰 촛불을 흔들어 화답했다. 부평 정도체육관과 검암 합기도체육관 시범단의 격파 퍼포먼스 관람과 6행시 짓기 등의 시간도 보냈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단속과 강제추방을 촉구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정작 많은 이주노동자들은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열린 행사도 야근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했다.


이주노동조합 기금 마련을 위한 티셔츠 판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권대성 2010-08-22 21:30:03
저도 먼저 글쓰신 분과 같은 의견이네요.
예전 제가 일했던 곳에도 정식 허가받고 비자받고 오신분들 계신데 정말 열심히 일하시고 집에 돈보내주십니다. 그만큼 회사에서도 정식으로 다해주고 아프면 사장이 직접 차몰고 병원 데리고 가고 정기적으로 집에 다녀올수있게하고... 언젠가 그 사장님께 불법체류자들에 대해 여쭤보니
그러시더군요.

그사람들도 정보망이 있고 서로 교류가 있어서 돈 조금 주는데는 가지도 않는다고, 월급 제때 못받으면 비싼 공구 들고 도망가기도 일쑤라고 그렇다고 의사소통도 되지않고 그닥 열심히 하는것도 아니기에 일부러 위험부담 쌓아가며 그들 쓸 필요없다고... ...

신원도 불확실하기에 도망가면 대책없다고, 일례로 안산역 주변은 이미 불법체류자로 슬럼가 형성및 강력범죄도 증가하는 추세라죠. 잡혀도 별 대책없고 얼른 추방되면 땡이라고...

저 불법체류자들이 정직하게 노력해서 국내에서 일하시는 정식취업활동 하시는 다른 외국인들까지 물먹이고 이미지를 깍아내리고 있는 겁니다. 강제추방이 무섭다니 정식 허가받고 계신분들은 아니군요.

이상록 2010-08-21 10:03:57
합법체류와 불법체류를 구분은 하고 쓴 기사인지 궁굼하군요..불법체류는 말그대로 법을 어긴 체류입니다. 어느나라를 가도 단속대상이고 추방대상입니다 미등록이주노동자란 말로 용어를 순화시켜부르는데 불법을 저지른 겁니다.
과거 우리 부모 세대들이 독일이나 중동에 나가 근무한 것은 모두 합법적인 취업으로 나갔다
오신겁니다.
일본이나 다른 나라에서 불법체류중인 우리 국민이나 외국인들이 단속으로 추방당해도 우리나라는 아니 다른나라도 어떤 항의도 할 수 없습니다. 자국민 보호를 위한 정당한 법집행이니까요
언론에서 합법체류자와 불법체류자를 정확히 구분해주시길 바랍니다.

인권이 중요하긴 합니다. 하지만 자국민 보호를 위한 정당한 법집행 마저도 매도하고 그들이
돈벌이라는 개인의 사익을 위해 빚을 지고 온것 마저도 우리 국민에게 은근한 마음의 부담을
주는 식의 기사는 문제가 너무 많군요.

선진국에서 불법체류자에게 얼마나 가혹한 법집행을 하는지 아시나요? 어느나라가 지금 우리나라에서처럼 불법체류자가 시위를 해도 그대로 나둡니까? 시위를 할 꿈이나 꿉니까?

야근으로 많은 사람이 참석못했다고요? 불법체류자이기에 참석 자체를 못하는거겠지요 좀 더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해서 기사를 쓰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보도자료를 베끼거나 감성에만 호소하는 특정단체의 말만 그대로 쓰거나 소위 기사를 만들지 마시길 바랍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