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지구에 제2행정타운·교육청 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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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지구에 제2행정타운·교육청 지어야
  • 이병기
  • 승인 2010.09.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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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 시급한 지역 현안을 해결하려면 … 남구


 인천대 송도캠퍼스 이전 후 불야성이었던 제물포 뒷역에는 '어둠'이 내려 있다. 

취재: 이병기 기자

6.2 지방선거 이후 각 지역 기초자치단체장이 취임한 지 두 달이 지나고 있다. 구청장 당선자들은 지역의 주요 현안이자 주민 숙원사업 해결을 공약으로 내걸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다. 

지역마다 산재한 주요 현안의 경우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 많아 구청 스스로 해결하기보다는 인천시 등 상급 기관 지원여부에 따라 추진 방향이 결정되기 일쑤다. 또한 제도적으로도 기초단체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 역시 한계가 있어 대책 마련에 난관으로 작용한다.

"일부 언론에서는 제2행정타운과 교육청 이전이 배치되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어요. 교육청이 오면 행정타운이 못 오는 것처럼 이슈를 몰고 가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송영길 시장 안티나 당의 주도성을 확보하려는 이들이 행정타운과 교육청을 대비하고 있어요. 도화지구에 제2행정타운만 들어와서는 지역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기에, 송 시장의 공약인 교육청 이전도 적극적으로 받아 지역을 살려야 합니다." - 박우섭 남구청장

남구의 경우 인천대가 위치했던 제물포 주변과 주택, 상가들이 밀집한 주안동 일대 등 인천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제까지는 인천시의 신도시 위주 개발 정책으로 소외된 구도심으로 전락하고 있다. 

박우섭 남구청장인천시는 남구 도화지구와 제물포역세권 일대를 도시재생사업지로 지정하고 공공 수용방식으로 도시 개발을 추진해왔다.

2006년 구역지정 후 4년 간 지지부진하던 도화지구의 경우 올해부터 보상과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됐다. 2007년 '제물포역세권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제물포 일대는 주민 반발로 올해 초 지구지정을 해제했다.

2009년 인천대가 송도캠퍼스로 이전하면서 지역 상권은 더욱 어려워졌다. 불야성을 이루던 제물포 뒷역에는 '어둠'이 내려앉았고, 하숙촌이 형성됐던 도화동 일대는 인적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도시의 슬럼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도화지구의 경우 인천시가 제2행정타운 건립 구상을 발표하면서 주민들은 구도심 활성화의 기대를 품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도화 '제2행정타운' 건설에 호의적이지 않다.

문제는 서구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 논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영길 시장 취임 후 재정적 문제로 서구에 건설하려던 AG 주경기장을 문학경기장으로 대체하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서구청을 비롯한 서구 주민들은 연일 집회를 이어가며 AG 주경기장 서구 건설 추진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 일각에서는 문학경기장을 AG 주경기장으로 사용하는 대신, 서구에 제2행정타운을 건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남구에서도 제2행정타운 유치를 위한 주민들의 서명운동 움직임이 있지만, 서구처럼 대대적이지는 않아요. 여론화하거나 이슈를 만드는 것도 문제해결의 방법이지만, 조용하게 내용적으로 해결하는 것도 방안입니다. 주민들이 세게 일어나는 현안만 중요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중요하지 않나요? 시위나 항의하는 것만 능사가 아닙니다. 구에서 인천시와 의사소통할 수 있는 구조가 있는데, 구청이 나서서 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주민 자발성보다는 정치적 의도로 개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서구 아시안게임도 마찬가지예요." - 박우섭 구청장 

송영길 시장은 지난 6.2 지방선거 당시 5개 기관을 서구로 옮기고 도화동에는 인천시교육청 이전과 도서관 건립 등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금은 명확한 방침을 정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지난 7월 도시계획국이 시의회에 제출한 도화구역 도시재생사업 관련 보고서에서도 향후 계획에 제2행정타운 건설이나 교육청 이전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


인천시가 추진했던 제물포 역세권 조감도

박우섭 구청장은 "제물포 북부역의 경우 재정비촉진지구에서 무산된 이후 주민들이 다시 공영개발을 해달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면서 "도화동 인천대 터의 제2행정타운 이전이나 문학경기장의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사용 등 인천시 결정에 따른 문제이기 때문에 구에서는 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토로했다.

전상진 남구청 기획감사실장도 "우리도 제2 행정타운 유치를 고민하고 있지만 구 차원에서 뚜렷한 대안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면서 "적정성과 지역적 유리함 등을 시에 적극 설명해 정책결정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방법밖에는 없다"라고 거들었다.

문화 이용한 도시재생 프로그램 필요

제물포 역세권 인근 주민들은 최근 재정비촉진지구 재지정을 위해 주민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2009년 말 실시된 주민 설문조사에서는 54%의 주민이 공영개발을 반대해 지구지정이 해제됐으나 현재는 개발에 찬성하는 쪽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창식 남구청 도시재생팀장은 "'왜 개발을 하지 않느냐'며 가끔씩 개인적인 민원은 접수됐지만, 아직까지는 제물포 역세권 관련 집단 민원은 접수되지 않았다"면서 "인천시에서 지구지정을 해제한 후 '다른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차라리 주안2·4동 재정비촉진계획처럼 구에서 진행하는 사업이라면 나설 수 있겠지만, 제물포의 경우는 뭐라고 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남구의 지역 발전과 주민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지만,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인천시에 접수된 주민 민원을 전달하는 게 전부라고 한다.

김창식 팀장은 "주민 민원은 다 구청으로 오지만, 구에서는 인천시로 넘기는 수밖에 없다"면서 "도화지구나 숭의운동장, 제물포 역세권 등은 구의 관여도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박우섭 구청장은 광역행정의 경우 상당부분 시가 주도적으로 하기 때문에 시의원이나 행정인맥을 통해 지역 현안들을 관철시키는 것이 역량이고 해내야 할 일이라고 말한다.

박 구청장은 도시 활성화를 위해 문화를 이용한 도시재생 프로그램을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처럼 전부 헐어버리는 전면 재개발 방식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안역 일대를 유네스코 창조도시 미디어아트 분야에 가입해 남구 활성화를 주도하고 선도하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주민들도 이제는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도시재생이나 재개발을 통해 부를 축적하겠다는 생각을 바꿔야 해요. 도시재생사업은 조금 더 편안한 주거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내가 투자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부동산 광풍 시절처럼 '재건축을 하면 돈도 벌고 집도 생긴다'는 인식은 안 됩니다. 더욱이 인천은 그럴 여건도 안 되는 실정이죠." - 박우섭 구청장

지역 주민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도시개발사업을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박우섭 구청장의 행보에 주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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