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설정해 놓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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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설정해 놓는 건 아닐까?
  • 최원영
  • 승인 2017.03.19 2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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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벼룩실험에서 배우는 행복

 

풍경 #40. 벼룩실험에서 배우는 행복
 

<마음의 암호에는 단서가 있다>는 책에 재밌는 연구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루이저 로스 차일드 교수의 실험인데, 벼룩을 유리컵 안에 넣으면, 벼룩은 순식간에 컵을 뛰어넘어 달아나버립니다. 조금 더 큰 컵으로 바꾸어 실험했지만 벼룩은 여전히 탈출해버립니다. 벼룩은 자기 몸길이의 약 100배 이상을 뛰어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컵 입구를 투명한 유리덮개로 덮었습니다. 벼룩들은 유리덮개가 있는 줄 모르고 계속 뛰어올라 덮개에 머리가 부딪치곤 했습니다. 몇 차례 충돌의 아픔을 겪은 벼룩들은 그때부터 높이를 조절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부딪치지 않고도 자유롭게 놀았습니다.


며칠이 지난 후, 연구팀은 유리덮개를 치웠습니다. 그러나 벼룩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계속 뛰어오르던 높이만큼만 뛰어올랐습니다. 그러니까 벼룩 스스로가 컵 속에 갇힌 겁니다.


실험은 다시 이어졌습니다. 유리컵 아래에 알코올램프를 설치한 뒤 약 5분가량 지나니까 컵이 뜨거워졌습니다. 뜨거운 열기를 느낀 벼룩들은 힘차게 뛰어올라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아마 그곳에 그냥 있으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위기감이 스스로 설정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을 겁니다. 부딪쳐서 다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죽음의 위협 앞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겁니다.


스스로가 정한 한계에 만족하며 더 이상의 노력을 하지 않는 마음상태를 심리학에서는 ‘자기한계설정’이라고 합니다. 책 속의 내용을 두루 살피면서 저를 돌아봅니다.


‘과연 나는 나 스스로가 결정한 울타리 안에서 익숙하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풍경 #41. ‘사회적 자기’

 

하버드대학교의 윌리엄 제임스 교수에 따르면, ‘자아’(Self)는 물질적 자기, 정신적 자기, 그리고 사회적 자기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이 중에서 사회적 자기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하는데요. 사회적 자기란 ‘남들이 보는 나의 모습’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들이 생각하는 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나는 책임감이 강하다’라고 믿고 있지만, 남들은 ‘내가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 둘 사이에 격차가 클수록 인간관계는 원활하지 못하다고 합니다.


누구나 자신이 생각하기에 ‘옳다’고 판단되어 행동하기 마련이겠지요. 그러나 그 행동을 보고 남들은 달리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누군가가 내게 ‘이중인간’이라고 비난하는 소리를 들으면 무척 불편하고 화가 나기까지 할 겁니다. 그러나 이럴 때 한 번쯤 생각해볼 것이 있습니다.


행복하려면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이 생각하는 나’ 사이의 격차를 줄여야 하는데, 그러려면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아야 할 겁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남이 보는 나의 모습을 정확히 알 수 있는 기회란 좀처럼 없습니다.


그렇다면 남들이 나에 대해 비난할 때가 바로 나의 사회적 자기를 알 수 있는 기회로 여기면 어떨까요. 마치 거울처럼 말입니다.


거울에서 내 얼굴에 티가 보이면, 그 티를 닦으면 됩니다. 남들이 나를 보고 불성실하다고 말한다면, 화를 낼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에게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었던 나의 행동들을 되돌아보는 것이 더 현명한 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행복이 남으로부터 온다고 여기곤 합니다. 그렇다면 남들의 언행에 따라 내 행복이 결정되어버려 나는 감정의 노예임이 증명되는 것이겠지요. 사실 누가 나에게 주어서 행복한 것은 아닐 겁니다. 행복의 주인은 철저히 나이니까요. 내가 행복을 결정하는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남이 나를 칭찬하면 칭찬받을 만한 행동을 한 우리 자신을 격려해주는 기회로 삼고, 남이 나를 비난하면 내가
교만하게 행동한 것들을 떠올리며 반성의 기회로 삼을 때, 비로소 행복의 문이 열린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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