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삶을 지배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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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삶을 지배하는 걸까?’
  • 최원영
  • 승인 2017.05.28 2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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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행·불행을 결정하는 생각


풍경 #46. ‘생각이 삶을 지배하는 걸까?’

  해롤드 캘리라는 심리학자가 흥미로운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두 학급을 대상으로 다음 시간에 자신을 대신해서 어느 강사가 강의할 것이라고 예고한 뒤에 그 강사에 대한 소개를 각각 달리 해보았습니다. 물론 똑같은 강사였습니다.

 

한 학급에서는 그 강사의 성격이 ‘무척 온화하고 친화력이 좋다’고 말하고, 다른 학급에서는 ‘성격이 무척 엄격하고 냉정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강사의 수업이 끝난 뒤에 강사평가를 받아보았습니다. 강사의 강의가 똑같았는데도 평가는 극과 극으로 달랐습니다.

 

교수로부터 강사가 온화하고 친밀하다는 말을 들은 학생들은 ‘강사가 무척 좋았다’고 평가했고, 엄격하고 냉정하다는 말을 들은 다른 학생들은 강사 역시도 ‘냉정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던 겁니다. 낯선 사람에 대해서 우리가 가진 초기 정보만으로 그 사람 전체를 판단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선입견이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으니까요.

 

비슷한 연구가 또 있습니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같은 여성에게 통화를 하게 했습니다. 통화를 하기 전에 두 그룹 모두에게 그 여성에 대한 사전 정보를 알려주었습니다. A조에게는 ‘그녀가 냉소적이고 무뚝뚝하며 심술궂다’고 전해주었고, B조에게는 ‘그녀가 친절하고 매우 활발한 성격이어서 매우 재미있는 여성’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통화가 모두 끝난 후에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 여성이 '냉소적'이라는 말을 들은 A조는 실제 그 여성과 통화를 순조롭게 이어가지 못했지만, B조의 경우에는 대화를 즐겁게 나누기도 했고 더욱이 그 여성과의 통화시간도 훨씬 길었습니다.

 

같은 여성을 두고도 왜 이렇게 다른 결과가 나왔을까요. 여성에 대한 최초 정보가 좋지 않은 이미지이었을 때는 미리 그 여성을 고약한 여성으로 판단하고 서둘러 전화를 끊었을 겁니다. 그러나 최초 정보가 좋은 이미지로 받아들여졌을 때는 그 여성이 천사라고 믿고, 이야기를 이어나갔을 겁니다. ‘내’가 상대를 ‘천사’로 여기고 대화를 나누었으니 얼마나 친절하게 말을 했겠습니까. 그러니 상대도 기분 좋게 화답을 했겠지요. 이것이 통화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을 겁니다.

 

결국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기분 좋은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상대를 어떻게 여기고 있느냐가 멋진 인간관계를 만들어준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생각은 이렇게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평소 내 마음속에 어떤 생각들을 채워가며 사느냐는 것이 우리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할 수도 있을 겁니다. ‘세상이 아름다워질 거라고 착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세상은 정말 아름다워진다’는 어느 다큐멘터리의 슬로건이 실제 삶에서도 구현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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