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해야 할 일을 맡아 할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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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해야 할 일을 맡아 할 뿐이죠"
  • 이병기
  • 승인 2010.09.28 2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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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이 만난 사람] 신규철 '전국 소상공인살리기 네트워크' 집행위원장


신규철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사무처장·대형마트규제 전국 소상공인살리기 네트워크 집행위원장

취재: 이병기 기자

"우리시대에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가 할 일은 빈곤한 사람을 부자로 만드는 데 있지 않습니다. 성실한 사람과 불성실한 사람이 똑같이 나눠 갖는 평준화도 아닙니다. 가난한 사람이라도 자신이 노력한 정당한 대가의 권리를 지닐 수 있는 사회적 여건과 조건을 이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곧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할 일입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비단 홍길동만을 일컫는 말이 아니다. 아침엔 동네 슈퍼마켓에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교육청에 나타나고, 인천시청에서 보이는가 하면, 경찰청에서도 모습을 드러낸다. 그야말로 '신출귀몰'하다. 충분히 '현대판 홍길동'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신규철(43)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사무처장 겸 대형마트규제 전국 소상공인살리기 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이 바로 이번 <인천in이 만난 사람>의 주인공이다. 

지난 2006년, 1년간 준비기간을 거쳐 정식으로 출범한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는 일반적인 시민단체 활동과는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다른 단체들이 교육이나 환경, 의료, 복지 등 한 분야에 대해 활동을 펼치는 반면, 사회복지보건연대의 업무는 우리 삶과 관련된 거의 대부분의 분야를 아우른다.

이 때문에 단체의 중심에 서 있는 신규철 사무처장 역시 다방면에서 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뛰어다닌다.

사회복지보건연대는?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는 건강권과 복지권, 인권을 지향하는 시민단체입니다. 말 그대로 사회복지 전문 시민단체라고 할 수 있어요. 

일반적인 시민단체의 경우 복지와 보건 분야가 따로 나뉘어 있지만, 우리는 유일하게 이 두 가지가 통합된 시민단체입니다. 전국에서 유일하죠. 보편적 권리로서 시민적 권리의 복지 실현을 추구합니다. 시혜적인 복지서비스 뿐만 아니라 사회권으로서의 보편적 복지를 지향하는 거죠. 이는 요즘 들어 건강권이나 복지권 등 '~권'이라고 표현합니다.

최근 우리가 관심을 둔 현안은 교육권입니다. 교육복지 투자우선 지역사업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학교 안에서 빈곤아동들을 위한 교육권 사업도 진행했죠. 일하는 빈곤층, 차상위 계층 중에서 대표적으로 영세 소상공인들을 보게 됐습니다. 

현재는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진출을 막기 위한 SSM 입점저지 운동을 하고 있고, 교육비리 문제도 교육복지 차원에서 접근하다 보니 교육권 전반적으로 문제가 확장됐어요.

사회복지보건연대는 크게 두 분야로 나뉩니다. 보건의료 측면에서는 공공병원과 관련된 인천의료원 문제나 경인권역  재활전문센터 등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일합니다. 또 건강보험재정 확충 문제나 노인장기요양 제도 관련 문제 역시 보건의료에서 할 일입니다.

사회복지에서는 '사회복지종사자 권익위원회' 등 종사자들의 권익실현을 위한 문제들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장애인시설이나 노인요양시설 등 공공생활시설 안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나 법인비리에 대해서도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도개선 운동으로는 참여예산 네트워크가 있습니다. 전에는 사회복지 분야만 하다가 규모가 커져서 인천참여예산네트워크로 발전했습니다. 우리가 간사단체를 맡고 있죠. 최근에는 참여예산제가 주목되면서 시민교육 강화 등 여러 필요성에 의해 부설로 '참여예산네트워크 센터'를 만들었습니다.

다양한 직책을 겸하고 있는데?

요즘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대형마트규제 전국 소상공인살리기 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이 있습니다. 예산과 관련된 직책은 참여예산네트워크 '간사' 이외에는 없습니다. 인천시에 "주민들의 참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참여예산네트워크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중이죠.

인천시나 특정 기구에 많이 참여하는 것보다는 시민단체 안에서 네트워킹이 많습니다. '인천교육비리 근절을 위한 시민모임'의 경우도 내가 말을 꺼냈는데, 말한 사람이 맡아야 된다고 해서 맡게 됐습니다.

SSM 가맹점 문제

최근에는 SSM(기업형 슈퍼마켓)과 관련된 일이 산더미예요. SSM 문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상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형유통업체들이 인천시에서 일시정지 권고를 내렸지만, 이를 무시하고 개점을 위한 내부 공사를 강행하고 있어요. 단순히 '말' 뿐인 권고라면 행정기관이 왜 권고를 내렸겠습니까. 대형유통업체들은 행정기관의 권고를 무시하면 안 됩니다. '권고'라는 형식을 띤 것일 뿐이지 일시정지를 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어 내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SSM 입점을 막고 있는 현장에 가서 보면 왜 서민들이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난리가 났는데 국회에서는 당리당략으로 하지 않고 있어요. 말로만 변죽 올리고 실제로는 하지 않습니다. 정책·법률제도와 현장과의 괴리가 너무 큽니다.

법률이 개정되기 전에 중소기업청에서 SSM 가맹점에 대한 일시정지 지침이라도 내려 주길 바랍니다. 중기청장이 지난 언론 인터뷰에서도 밝힌 바 있기 때문에 법률의 과도기적 상태에서 중기청의 지침이 절실합니다. 법이 따라가지 않으면 우리들도 물리력을 쓰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교육 관련 문제

시일이 조금 지났지만, 급식비리와 수학여행비리가 밝혀지면서 교육비리가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경찰이 수사한 것은 잘했지만, '더 적극적인 수사를 했더라면'이라는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입건을 해서 강도 높게 수사를 진행한다든지…. 그렇지 않았기에 우리가 생각하기에 미흡한 점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인천지방경찰청장과 면담을 통해 미흡했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경찰 측에서는 외고 문제나 수학여행 비리 관련 재수사 요구가 있다면 더 수사하겠다는 청장의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수학여행 비리에 대해선 곧바로 재수사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또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의 딸 특채논란과 관련해서도 감사원에 감사를 신청했습니다.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모든 분야가 '사회복지보건'이라는 용어 안에 망라

환경도 확장해 보면 도시계획, 지속가능한 발전, 경제 문제와 관련된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복지도 단순히 '저소득층을 도와주자'는 '소극적 복지'에서 '권리적 복지'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교육권과 건강권, 주거권 등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장 기본적인 문제인 '삶의 질'에 대한 문제, 문화적 향유라던지 '최소한 인간의 존엄성을 지닐 수 있는 삶의 수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분을 고려하면 범위가 넓어지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권리'를 이야기하면 3단계로 말합니다. 집회·결사의 '자유권', 투표 직선제의 '참정권', 행복추구권이라고도 하는 '사회권'입니다. 이 사회권이 '복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사회권'을 다루는 시기에 이르렀다고 봅니다. 21세기 대한민국은 이 '사회권'이 얼마나 확장되고 실행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 봐야 합니다. 
 
몇 명이 근무하나?

정원은 총 5명입니다. 하지만 사무국장이 출산휴가 중이고, 정책국장은 10월에 출산휴가 예정입니다. 다른 사업들 중에서도 참여예산제와 관련된 업무에 손이 많이 들어갑니다. 3월 교육부터 시작해 예산 분석과 정책제안, 예산 토론회 평가, 예산 반영 등 1년에 걸쳐 진행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한 명이 맡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직원들 월급은 100% 회비로 충당합니다. 회원은 200명 정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부나 지자체 지원은 받지 않았습니다. 비영리 민간단체 신청도 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에서야 했어요. '우리는 비영리 민간단체조차도 신청하지 말자'고 논의했죠. 하지만 요즘엔 대학생들이 실습을 나올 경우 증빙서류를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하게 됐습니다. 

살림이 어렵긴 하지만, 안 받는 게 편합니다. 안 받고 적게 쓰는 게 마음 편하고 낫죠. 우리 상근자들이 고생입니다. 그래도 최저임금은 주고 있습니다.

향후 계획은?

송영길 시장 취임 이후 '명품도시'나 '삽질경제'에서 시민 교육, 복지, 문화 등의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복지도시로 옮겨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단체가 그동안 많은 활동을 했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대안 제시나 송영길 시장의 약속이 실현될 수 있도록 감시하는 기능을 강화해야 합니다. 대안적인 조직으로 나갈 수 있도록 정책역량을 더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개인적인 소망은 없지만, 아이가 한 명 있는데 늘 잘 못해줘서 미안합니다. 좋은 아빠가 되려고 노력하고는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일을 적게 해야 하는데, 그건 또 잘 안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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